놀랍고, 신기하며, 재미있는 건축의 세계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 이야기'입니다. 대학교 시절 수업을 통해서, 이런저런 관심 때문에 '회사'나 '조형미술' 작품은 접해본 적이 있지만, '건축'은 약간 낯섭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것들 중 상당수는 지금 남아있지 않고, 남아 있더라도 '현장'에 가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럴겁니다. 남아있지 않아서 볼 수 없고, 멀리 있어서 볼 수 없기 때문에 간단한 구조도나 도판 등으로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가진 '한계'는 도판으로 보는 회화보다 훨씬 심합니다. 회화야 한 눈에 작품 전체를 볼 수 있고, 오랫동안 앉아서 꼼꼼하게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는 '도판'을 보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지만, 건축물은 보는 각도, 내부의 모습들 등등을 온전히 도판에 담아 낼 수 없으니 도판으로만 본다면 참 심심합니다. 더불어 다른 예술에 비해서 '공학'적인 측면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어렵고요.
그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결 흥미있게 해결해 주는 책이 바로 맥컬레이의 '건축 이야기' 시리즈 입니다. 이 훌륭한 책에는 건축물의 실제 사진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로지 저자가 직접 손으로 그린 드로잉 작품들만 있죠. 그래서 뭐랄까요. '그림책' 또는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친숙함'을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보통의 훌륭함과 더불어 진짜~ 진짜~ 훌륭한 점은 그 건축물의 착공부터 완공까지를 그림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_ '돔', 기둥 없는 천장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돔'의 구조를 보여주는 부분은 '압권'입니다. 딱 봐도 '아 저래서 기둥이 없이 높은 천장을 올릴 수 있는 거구나!' 싶지 않으신가요?(저만 그런건가요? 녜?!)
중세의 성의 입구 구조를 '단면도'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건물을 딱 쪼개 놓고, 내부구조가 어떻게 지어져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이 책이 가진 미덕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죠.
보통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건물'을 볼 때는 '건물' 자체를 그저 '객체'로만 의식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건물'은 사람들이 특정한 매커니즘에 근거해서 지은 것이고, 대부분은 무너지기 전까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점에서는 '생명이 없는 유기체' 같은 존재죠. 그림은 중세 성城을 짓는 모습을 멀리서 조망한 그림입니다. 그림을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건물이 가진 '생명성'이랄지 그런 것들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참 성을 건축 중인 모습
제가 요즘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중세 성城을 짓는 모습에 더욱 이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것도 특장점이죠. 중세 성의 구조를 알고 있으면 소설이나 드라마가 훨씬 생생해지니까요. (저 나름대로는 이런 식으로 컨텐츠를 결합해가며 놉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
'나는 중세엔 관심없는데' 하시는 분도 걱정하지 마세요. 시리즈는 중세 건축물, 이슬람 사원, 현대 건축물까지 건축의 각 장르를 아우릅니다. 『고딕 성당』이나 『성』 같은 중세물도 있고, 이슬람 사원 같은 종교 건축도 있으며, 피라미드 같은 고대 건축물도 있습니다. 『큰 건축물』은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물들을 다루는데요. 유명한 교량이나 빌딩 등 현대의 경이로운 건축물들을 다룹니다.
이 시리즈는 분류상 '어린이' 분야에 속해있고, 출판사고 '소년한길'이지만, 어른이 봐도 아주 훌륭합니다. 아니 제가 보기엔 어른들이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자녀분들과 같이 보셔도 좋겠죠? 제 친구 둘에게는 벌써 추천해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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