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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36

[씨앗문장] 오로지 쓴다는 것 두려워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쓴다 잃을 게 없는 자는 세 가지가 없다. 첫째, 두려움이 없고, 둘째, 희망이 없으며, 셋째, 절망이 없다. 루쉰이 그러지 않았는가. 절망은 허망하다고, 희망이 그러하듯이. 이옥은 쓰되, 절망하지는 않는다. 쓰되, 그걸로 무언가를 얻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냥 쓴다. 반성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쓴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고의 저항이었으므로! - 채운,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북드라망, 2013, 31쪽 글로 쓰거나, 입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자신조차 의식하지 않고 있었던 인생의 신념 같은 게 있는 법이다. 나의 경우엔 그 신념이 와르르 무너지고 난 다음에야 그것이 있었던 것임을 알았다... 2014. 7. 18.
북드라망 2주년 - 숫자로 보는 북드라망史 창립 2주년 특집숫자로 보는 북드라망 빰빠라밤 빰빰빰빰 빰빠밤!(뭐…뭘까요. 개콘 의 상감이 된 듯한 이 기분;;)이것이 웬 오두방정인가 싶으실 것이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한껏 명랑해지고 싶네요. 오늘은 바로 저희 북드라망의 두번째 생일이니까요! 두번째 생일까지 함께해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__)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저희는 내년에도 세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사오며,몰라도 그만이지만, 알아서 해 될 것 없는 (경우에 따라선 복이 될 수도 있는)‘북드라망 2년사’를 숫자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2 : 창립 2주년!! 1주년 땐 뭐하고 2주년에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말하겠어요. “2는 1(태극)이 음양으로 분화하면서 생긴 수다. 1이 변화의 씨앗이라면 2(음양.. 2014. 7. 2.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조선 '훈남 아티스트'. 김홍도 문인의 뜻 화폭에 품고 그림의 道 넓히다- 조선 ‘훈남 아티스트’, 김홍도 김홍도, 그림으로 길(道)을 넓히다 서책더미와 서화 두루마리, 지필연묵, 파초잎사귀, 칼, 호리병, 생황 등이 여기저기 툭툭 흩어진 방안. 그 가운데 사방관을 쓴 맨발의 선비가 당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일체의 배경이 생략된 때문인지 사물들은 비파 소리와 함께 공간을 부유하는 듯하고, 선비의 표정은 흡사 다른 시공간을 사는 듯, 꿈을 꾸는 듯, 아련하다. “종이로 만든 창과 흙벽으로 된 집에 살며 종신토록 벼슬하지 않고 그 안에서 시나 읊조리며 살려 하네”라는 화제(畵題)는 주인공이 지향하는 삶의 태도일 터. 일명, 포의풍류(布衣風流).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자화상이 있다면, 아마도 이 그림일 것이다. 아름다운 풍.. 2014. 6. 23.
광신의 시대에, 모든 권위를 의심하다 광신의 시대에, 모든 권위를 의심하다 명랑한 회의주의자, 미셸 드 몽테뉴 1560년, 수년간 ‘진짜’ 마르탱 게르 행세를 한 ‘가짜’ 마르탱 게르에 대한 재판이 파리 고등법원에서 진행되었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라는 책과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희대의 사건은, 재판 말미에 진짜 마르탱 게르가 출현하는 대반전을 거쳐 가짜 마르탱 게르가 처형당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당시 보르도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을 전해 들은 몽테뉴는, 이 사건의 진실을 법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가짜 마르탱 게르는 최선을 다해 진짜 마르탱 게르로 살았고, 진짜의 죽마고우도 아내도 모두 가짜 마르탱 게르를 진짜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실은 대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법이 진실을 판단할 권리와 능력이 있는가.. 2014.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