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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18

삼국통일의 황산벌 전투의 아우라에 대한 유쾌한 전복, <황산벌> 『계몽의 시대』와 함께 읽는 영화 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를 비롯해 당나라의 천자까지 4자 회담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계백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전투로 인해 백제는 망하게 된다는 것을. 이후 고구려도 망하고 신라로 통합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은 보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다시 봐도 재밌다!^^) 2편 격인 은 신라와 고구려와의 전투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함께 봐도 좋을 것 같다. 첫번째 키워드: 사투리 가장 먼저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건 그들이 주고받는 말들의 억양이다. 당나라 황제는 촐싹거리는 중국어 발음으로, 연개소문은 평안도 사투리로, 김춘추는 경상도 사투리로, 의자왕은 전라도 사투리.. 2014. 5. 12.
삶은 전쟁이다 - 지수사괘 '전쟁의 달인'이 되는 법 서유기는 삼장법사와 세 명의 제자들이 서역에 가면서 겪는 구법의 여행기이다. 말이 여행기이지 요괴와 싸우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과(正果)를 얻기 위해 81개의 어려움을 통과해야 하니 구도를 향한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손오공은 재주가 뛰어나다. 하여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는 무자비하게 죽이기 일쑤다. 이런 손오공에게 스승인 삼장법사는 출가자는 선을 행하고 자비를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귀가 따갑게 강조한다. 그에 반해 손오공은 악은 무조건 싸워야 한다고 불굴의 투지를 불태운다. 모름지기 악은 송두리째 없애야 하는 법! 이것이 손오공의 논리다. 사실 손오공의 말이 훨씬 현실적으로 들린다. 요괴는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니 감상에 젖었다간 한순간에 목숨이 날아간다. .. 2014. 1. 17.
국가와 땅의 시대, 병도 '전쟁처럼' 다룬다! 땅의 시대, 법가와 장중경 법가의 시대 앞서 살펴보았던 노자와 황제의 시대가 무위의 시대, 하늘의 시대였다면, 이번에 살펴볼 시대는 국가의 시대, 땅의 시대다. 이제 정치는 더 이상 하늘에 순응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질서, 전쟁과 국가의 이름으로 환원되었다. 그렇다면 이를 땅의 시대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학파가 법가였다. 법(法)이라는 한자어는 원래 군사적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본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군사들이 따랐던 전략적 규칙을 의미했다. 이것이 전국시대에 국가 전체의 법규질서를 포괄하는 뜻으로 확대되었다. 고대 중국철학의 학파 중, 조직화된 행위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들을 법가로 칭하는 이유는 이들이 도식적이고, 통제된 상태를 성공적 지배의 새로운 특징.. 2013. 7. 3.
나를 죽이고, 나를 살리는 '글쓰기' 글쓰기, 자유를 넘어선 자유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글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널리 이름을 알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책을 읽고 글 쪼가리를 조금이라도 쓰다 보면 혹시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이 쌓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런 기대가 허망한 것이란 걸 곧 알게 된다. 당최 나에겐 그럴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이 무엇보다 첫 번째 이유겠지만, 글쓰기의 세계가 그런 희망에는 도무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글을 쓰면 쓸수록 세상에 영향을 끼치거나, 이름을 알리는 것은 고사하고, 글쓰기만으로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어렵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은 더욱 후회막급이 된다. 글도 세상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정이 이럴진대 대체 .. 2013.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