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세종33 [스톡홀름 이야기] 여름 휴가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바로 인데요, 스웨덴어를 좋아하신 것도 아니었고, 스웨덴에 대한 낭만이 있으신 것도 아니었고, 개발 업무를 1분도 해본 적이 없으셨는데... 어쩌다보니 스웨덴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에서 일하시게 된, 그것도 무려 5년차인(!) 인문공간 세종의 연주 선생님! 선생님의 일상을 살펴보며 잠시 동안 스웨덴에 있는 상상을 해봅니다. 앞으로의 연재를 기대해주세요~!여름 휴가Yeonju(인문공간 세종)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 거주하고 있는 부산 출신 독신 여성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입니다. 스웨덴어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스웨덴에 대한 낭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국내에서 개발 업무를 단 1분도 해 .. 2025. 9. 10. [나의 석기 시대] 고래 잡이의 마음 고래 잡이의 마음1. 암각화로 본 인류의 상상력 울산 태화강 하류 대곡천, 반구대에 그려진 암각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래들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암각화는 선사의 인류, 그리고 여전히 야생의 사고를 활발하게 쓰는 무문자 사회의 부족들이 돌에 우주와의 소통을 염원하면서 남기는 무늬라고 할 수 있다. 암각화는 지역과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장소에서 발견되면서도 그 패턴에 있어서는 비슷한 것이 많이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기하학 무늬를 들 수 있다. 예술의 진화란 ‘사실주의에서 추상주의로’라고들 한다. 그러나 인류사 전체를 놓고 보면 추상 기호가 사실 기호보다 먼저 출현했다. 선사의 인류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재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 있어야만 하는 세계, 그런 당위의 세계보.. 2025. 2. 6.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리뷰] 누구의 무엇이 될 것인가? 누구의 무엇이 될 것인가? 강평옥(인문공간 세종)디테일의 미학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를 모두 봤다고, 여러 차례 봤다고,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 그라도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을 읽는다면 아마도 그런 장면이 있었나, 그런 의미가 있었냐며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오선민 작가가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를 훨씬 많이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요 이유는 횟수가 아니라 ‘시선’에 있다. 그 시선은 몇 번이나 반복 재생해도 웬만해서는 보이지 않는 사소한 디테일을 향하고 있다. 그 디테일은 나, 인간, 주인공, 목적 중심의 시선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의 연결 고리이다.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놓쳤던 영화 장면을 재생해 본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자.. 2024. 12. 23. [나의 석기 시대] 바다는 사람과 공동체를 기르네 바다는 사람과 공동체를 기르네 1. 주는 대로 먹는다 인류는 잡식이다. 기원부터 따져보자면 쉬이 잡기 어려운 육식보다는 다양한 자연 먹거리의 채집이 식재료 준비의 일차적 모델이었을 법하다. 인류사적 맥락에서 농경의 역사는,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재배 경작을 기준으로 최소 기원전 만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제레드 다이아몬드,『총·균·쇠』) 그 이전까지의 인류는 주로 주워 먹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 모습이 또한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을 테니 채집을 인류의 기본 생계 모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할 듯하다. 인류는 줄곧 주는 대로 먹어왔다는 이야기다. 주워 먹는다, 주는 대로 먹는다. 언뜻 들으면 궁핍한 생활이 떠오른다. 그런데 또 곰곰이 음미해보면 뭔가 울컥해지는 포인트가 있.. 2024. 12. 19.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