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29 '인생'이란 '허무'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칼비노, 『존재하지 않는 기사』 - 어떻게 '허무'와 함께 살 것인가? '인생'이란 '허무'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어째서 '허무'가 문제가 되는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죽고 난 후에는, 흙과 먼지가 되고 만다. 죽음은 생(生)에 대한 모든 감각을 유지시켜 주던 의식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과는 별개로 죽은 자 자신에게 그의 삶은 완벽한 '무의미'가 되고 만다. 살면서 누렸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죽음'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완화하는 장치가 '허무'가 아닐까? '허무'는 옷을 바꿔입은 '죽음'인 셈이다. 쾌락을 추구하고, 성취를 갈망하고, 철저한 소명의식을 마음 속에 품고, 안간힘을 쓰면서 생의 기록을 남기는 이 모.. 2015. 12. 8. 삶은 여행 중 - 화산려 삶은 여행 중 - 화산려 - 한 노인이 양로원 1층의 자기 방 창문을 열고 화단으로 뛰어내렸다. 그는 자신의 백 회 생일 파티를 피해 도망치는 중이다. 밤색 재킷과 바지 차림으로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길을 나선 것이다. 이 희귀한 노인의 이름은 알란 칼손. 지독한 역마살의 소유자다. 알란의 이력 한번 들어 보면 내 말이 이해되시리라. 스웨덴 플렌 시의 소읍 윅스훌트에서 출생. 24세가 되던 해에 고향을 떠나 헬레포르스네스 주물 공장에서 일함. 스페인 사회주의자 에스테반을 만나 스페인으로 떠남. 미국으로 건너가 핵폭탄 개발이 한창이던 로스앨러모스의 국립 연구소에서 웨이터로 일함. 쑹메이링의 국민당을 돕기 위해 중국으로 떠남. 이란 테헤란의 비밀경찰 감옥에 갇힘. 러시아 과학자 포포프를 따라 모스크바로 감... 2015. 12. 3. 필경사 바틀비, 자기 규율과 간기울결에 낸 균열의 기운 - 소요산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2) 『필경사 바틀비』의 시점은 변호사인 ‘나’이며, 변호사가 관찰자적 입장에서 주인공인 바틀비를 서술하고 있다. 일인칭 시점은 화자인 ‘나’를 등장시켜 고백적인 친근감을 유발한다. 특히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관찰자인 ‘내’가 부차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주인공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관찰자와 독자의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진다. 또한 대체로 일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에서는 관찰자가 주인공을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평범하고 조금 지적인 인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도 독자를 객석에 앉아 있는 관찰자의 옆자리로 이끈다. 독자는 자기가 평범하지 않다하더라도 평범한 관찰자가 되어주길 원하는 작가의 의도를 따르려 하기 때문이다. 『필경사 바틀비』.. 2015. 11. 3.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혼자'서도 잘 노시도록(?!) 추천해드리는 영화와 책! 민족의 대명절 '추석'용 (외로운 이들을 위한) 추천 영화, 도서 민족의 대명절 추석입니다. 그러니까, 그들만의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하하하. 추석에 어디에도 가지 않고, 누구를 불러서 놀려고 해도 부를 사람조차 없는 그런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본인은 그렇지 않은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포스트를 추천해 주세요!) 이름하야 ‘볼거리, 읽을거리’입니다. 사실 저도 딱히 어디 갈 곳도 없고, 부를 사람도 없는지라 저만의 목록을 만들어서 이번 추석 휴가를 즐겨보려고 합니다. 이 포스트는 저를 위해 마련해둔 목록+블로그 독자용 안배가 포함된 목록입니다. 자~ 그럼 볼까요? 영화 『굿바이』, 감독 타키타 요지로, 2009 꽤 촉망받는 첼리스트였던 주인공(모토키 마사히로)이 활동하던 악단.. 2014. 9. 5. 이전 1 2 3 4 5 6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