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혼자'서도 잘 노시도록(?!) 추천해드리는 영화와 책!

민족의 대명절 '추석'
(외로운 이들을 위한) 
추천 영화, 도서




민족의 대명절 추석입니다. 그러니까, 그들만의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하하하. 추석에 어디에도 가지 않고, 누구를 불러서 놀려고 해도 부를 사람조차 없는 그런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본인은 그렇지 않은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포스트를 추천해 주세요!) 이름하야 ‘볼거리, 읽을거리’입니다. 사실 저도 딱히 어디 갈 곳도 없고, 부를 사람도 없는지라 저만의 목록을 만들어서 이번 추석 휴가를 즐겨보려고 합니다. 이 포스트는 저를 위해 마련해둔 목록+블로그 독자용 안배가 포함된 목록입니다. 자~ 그럼 볼까요?  


영화



 『굿바이』, 감독 타키타 요지로, 2009



꽤 촉망받는 첼리스트였던 주인공(모토키 마사히로)이 활동하던 악단이 해체되면서 백수가 되고 맙니다. ‘고수익, 연령무관’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간 ‘여행사’(인줄 알았던 장의사) 면접에 단번에 합격하고, ‘여행’이라는 것이 ‘생의 마지막 여행’(그러니까 죽음)을 배웅하는 ‘장의’일을 하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대략 이런 설정 속에서 갑작스러운 직업의 전환, 그에 따른 주변인들의 만류, 여러 죽음들을 보면서 얻어가는 깨달음, 선배 장의사의 프로의식에서 배우는 것들 등등, 삶(직업, 관계)과 죽음(죽음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의 관계 등) 사이에서 일어나는 많은 감동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에…‘아 감동적이다. 이런 영화 한편 더 보고 싶다’


『팬시댄스』, 감독 수오 마사유키, 2001



일단 주인공이 같은 사람(모토키 마사히로)입니다(역시 연휴엔 배우나 감독 한 사람 잡아서 자신만의 ‘특별전’을 하는 것이 최고죠!). 로큰롤에 빠져있던 주인공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절’을 물려받기 위해 규율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절에 수행을 하러 들어가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절을 물려받으려면 ‘수행 자격’ 같은 게 필요하답니다. 어쨌든 절에 들어가서 천방지축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런 식의 ‘이전’과 ‘이후’의 대조 등이 구조적으로 『굿바이』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만, 굿바이보다 좀 더 유쾌한 분위기입니다. 뭐랄까, 굳이 따지자면 감동은 『굿바이』, 재미는 『팬시댄스』랄까요? ^^ 



소설


『장미의 이름』 상, 하권,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엄청 유명한 소설이지만, 분명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 있을 줄로 압니다. 추석이 빨리오는 바람에 아직도 여름의 끝자락입니다. 여름엔 역시 ‘추리, 스릴러, 긴장감, 폭풍, 몰입 완빵’ 이런 소설이죠. 『장미의 이름』은 ‘추리, 스릴러, 긴장감, 폭풍, 몰입 완빵’에다가 ‘지식과 교훈’까지 얻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중세말기 수도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는데, 그 사건 속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더불어 아드소와 윌리엄 수도사의 보여주는 사제 간의 우정도 소설을 즐기는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차곡차곡 접혀있는 중세에 관련된 지식이 어찌나 많은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이는 놀라운 소설입니다. 얼마 전에 오셨다 가신 교황님 덕분에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생기신 분이라면 더 재미있게 보실 듯! 


살짜쿵 씨앗문장

아드소, 선지자를 두렵게 여겨라. 그리고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하는 법이다.

 - 『장미의 이름』 638쪽 


 

철학



『향연』, 플라톤, 강철웅 옮김, 이제이북스



저… 명절에 혼자 계시는 분이라면, ‘사랑’에 민감하신 분이 맞겠죠? 그쵸? 배고픈 사람이 먹을 것에 민감한 것처럼 말이에요…(놀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네, 『향연』은 ‘사랑’에 관한 책입니다. 다만, 일상적으로 보는 사랑에서 출발해서 더 높은 경지의 ‘사랑’에까지 나아갑니다. 그 유명한 ‘플라토닉 러브’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영원성’을 품고 있는 사랑입니다. 역자 해설에 있는 말이 가장 훌륭한 추천사가 될 듯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하는 사랑,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과 더불어, 혹은 그것들을 넘어서, 생각은 못해 보았지만 누구나 하고 있는 사랑, 우리를 행복하게 할 사랑에 관해 음미하고 대화하는 계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죽이죠?



단번에 ‘원전’ 읽기가 부담스러우시면?




『자기배려의 인문학』. 강민혁, 북드라망



그렇습니다. 저희 책입니다. 출판사 블로그에서 자기 회사 책 추천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흥.(은 아니고요). 『자기배려의 인문학』 1부 「철학 창구」 부분을 보시면 고대 그리스 철학(플라톤 포함)이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어떤 생각할 요소들을 품고 있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흠… 저라면, 요거부터 읽고 『향연』을 읽을텐데 말입니다. 후후훗!



동양고전



『연암을 읽는다』, 박희병 지음, 돌베개



조선 최고의 ‘문장가’ 연암 박지원이 어째서 ‘조선최고의 문장가’인지 알고 싶다면 꼭 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것은 오히려 부수적이고 연암의 산문 곳곳에서 베어나는 아름다움이 정말 끝내줍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는 이 계절에 저녁 무렵 향 한자루 사르고, 차한잔 마시며 옛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정취를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제가 쓰면서도 정말 그 끝내주는 기분에 흠뻑흠뻑 취하게 되는군요ㅠㅠ) 아, 그리고 이름만 남은 ‘가족’ 말고, 정말 사랑하는 ‘가족’의 관계가 어떤지도 잘 나타나있는 글이 있습니다(「큰 누님 박씨 묘지명」 또는 「형수님 묘지명」등). 그냥 ‘혼자’ 방에서 ‘혼자’ 책 읽고 있는 그런 ‘혼자’지만, 어쨌든 (난 아니지만) 가족, 친지가 모이는 ‘명절’이니까요. ^^ 


어쩐지 그 시절 ‘연암 박지원’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시다면?


 

『다산과 연암 라이벌 평전,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고미숙, 북드라망

『나의 아버지 박지원』, 박종채, 돌베개



또? 네, 또 저희 책입니다. 솔직히, 진짜 솔직히 저도 『연암을 읽는다』와 『연암집』을 읽기 전에 이 책들을 먼저 읽었습니다. 연암의 글들이 친구가 쓴 문집에 붙여준 서문, 편지, 생애 중에 있었던 어떤 사건에 대한 산문과 같이 맥락을 잘 모르면 당췌 모르겠는 그런 글들이 많았습니다. 요거 두권 딱 읽고 읽었더니 어찌나 술술 읽히고 재미있게 읽히는지 모르겠더이다, 이 말입니다. ^^



역사



『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가,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단숨에 『장미의 이름』을 읽으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실만 합니다. 중세의 문화와 사상을 모으고 골라서 담은 문화사 분야의 고전입니다. 독서란 모름지기 ‘판타지’의 지속이라고 생각하는 자라서, 재미있었던 책의 분위기를 길게 이어가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그러니까 『장미의 이름』으로 중세 판타지를 갖게 되신 분들이라면 요것도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 싶었습니다. 사실 역사 책이라는 것이 ‘진지’한 교훈도 주지만 현실을 잊게 하는 ‘판타지 효과’도 크지 않습니까. 하하하. 여튼 ‘암흑기’로만 알려졌던 서양 중세가 얼마나 풍요롭고 다채로운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는지 잘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절기



『절기서당』, 김동철·송혜경, 북드라망



‘절기’라는 분야 때문에 많이 당황하셨죠? 저도 당황…하지 않았습니다.(사실 이 책의 서점 분류는 ‘인문’입니다.) 여기서 문제 ‘추석’은 절기일까요? 정답은 아니랍니다. 사실 전 ‘명절’은 그냥 다 절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명절’은 그냥 명절이고 절기는 다 따로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대부분의 직업이 농부인 사회라면 ‘절기’에 대한 지식은 생존의 필수요소이겠으나, 우리는 차가운 도시인, 우후훗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기에 대한 지식은 알아두면 좋습니다. ‘자연의 운행’을 아는 것이니까요. 삶의 리듬을 ‘자연’에 맞추기만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워낙 많기 때문이죠. 자자, 이제 슬슬 건강도 좀 챙겨보자구요~!


네, 이렇게 동서를 가로지르고 옛날과 지금을 누비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용 (외로운 이들을 위한) 추천 영화, 도서’였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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