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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392

소서, 음탕(?)하게 놀아보자 소서, 음의 벡터를 따르라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한 남자가 머리 위 태양을 이고 걸어가고 있다. 땀은 비 오듯 하고 목은 갈증으로 쩍쩍 갈라지고 눈의 초점은 풀려간다. 피부는 시커멓게 익어버렸다. 애써 그늘을, 물을 구하려하지만, 이글거리는 태양만이 정수리 위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을 뿐. 이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글자가 ‘더울 서(暑)’다. ‘날 일(日)’과 ‘놈 자(者)’. 글자 안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뭔가는 없다. 그런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들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아! 이 남자 살았다. 그래, 아직 큰 더위는 아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절기 이름은 소서(小暑). 그런데 아까 그 장면을 ‘다시 보기’ 해보자. 이상하다. 이 무시무시한 더위에 예상치도 못하게 웬 비구름이 몰려온 .. 2012. 7. 7.
족삼리, 널 가만두지 않겠어 장수의 비밀, 족삼리류시성(감이당 연구원) 1844년 일본의 도쿄. 영대라는 다리의 개통식이 열렸다. 그러나 이날 최고의 화제를 모은 건 다리가 아니었다. 관심은 온통 한 가문의 세 커플에게로 쏠려 있었다. 이유인즉슨 이 커플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연세(!)는 자그마치 이러했다. “만평의 나이는 243세, 그의 처는 242세. 아들 만길의 나이는 196세, 만길의 처는 193세. 손자 만장의 나이는 151세, 만장의 처는 148세.” 평균연령 195.5세. 육십갑자를 세 번이나 돌고도 남을 나이다. 무슨 드라큘라들도 아니고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단 말인가. 당시에도 이게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개통식에 참석한 지체 높은 한 장군이 이들을 불러들인다. “어떻.. 2012. 7. 6.
바람을 다스리는 혈, 곡지 친절한 곡지씨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채울 길 없는 욕망 그는 중풍에 걸려 오른쪽 반신이 흐느적대고, 제 입안의 침도 잘 수습하지 못한다. 뭐라고 말을 하기는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이 버벌거린다. 나니까 대강 알아듣지 타인하고는 거의 의사소통이 안 된다. 입술을 오므리지 못하니까 나를 ‘복희야’라고 부르고 싶을 때는 입가에 심한 경련이 인다. 나는 그게 불쌍하지 않고 고소하다. 처녀 적 그의 집에서 식모살이 할 때부터 함부로 부르던 이름을,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그의 마누라가 된 후에도 기분이 좋을 때나 화가 날 때는 연달아 불러대곤 했다. 반신이 무력해진 후에도 속에서 뻗치는 기운은 여전한 듯 말이 잘 안 돼 고함으로 변할 때는 유리창이 다 들들댄다. 원래 기운이 넘치는 장대한 남자였다. 개같.. 2012. 6. 29.
인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남용하기 쉬운 최고의 보약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오래살고 싶으냐? 내가 어렸을 때 옆동네에 대대로 아들이 귀한 집이 있었다. 4대 독자인 아들 대에서 대가 끊어진다고 시어머니는 날마다 며느리 구박이었다. 그러다가 며느리가 십년 만에 아들을 하나 낳았다. 할머니는 좋다는 것은 다 해먹였다. 사단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5대 독자 갓난아기는 엄마 젖 다음으로 인삼 달인 물을 가장 많이 먹은 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가 아이는 덩치가 장대했다. 그런데 덩치만 커지고 지력은 이에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늦어도 서너 살이 되면 보통 아이들은 말을 하는데 이 아이는 학교 갈 나이가 되도록 말을 못했다. 사물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어려워서 사물을 집중해서 보지도 못했다.. 2012.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