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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382

비움과 채움, 적음과 많음, 小와 滿 소만, 욕(辱)으로 만(滿)해지는 시절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소만의 그림자, 보릿고개 5월의 푸름이 짙어감에 따라 농부의 속은 벌겋게 타 들어간다. 보릿고개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보릿고개는 소만 즈음에 찾아왔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식량은 겨울과 봄을 거치며 모조리 소모되고, 이듬해 추수 때까지 남은 공백의 길목에 소만이 자리하고 있다. 숨통이 끊어질 듯 말 듯 한 고비가 찾아온 것이다. 마침 보리를 타작하여 어렵사리 연명하니, 이때를 보릿고개라 이름하였다. 나는 도시 출신에 세대도 달라 보릿고개에 대한 감각이 없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데 만물이 자라 조금씩 차오른다는 소만과 기아에 허덕이는 보릿고개 사이에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충만과 결여의 상반되는 이미지가 동시에 펼쳐지는 .. 2012. 5. 21.
음란하면 호흡곤란?! 호흡이 뭐길래! 열정 사용설명서, 경거(經渠)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체 게바라, 숨 쉬기 위한 싸움 “어디 안 좋으세요?” “폐가 좀 안 좋아요.” “안됐네요. 그래서 의사가 되신 거군요. 몸이 아파서.” “그런 셈이죠. 태어나서 처음 배운 말도 주사였대요. 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시간낭비 마세요.” “네?” “삶은 고통이니까요.” “네. 아주 엿 같죠. 매 순간 숨 쉬기 위해서 싸워야 하니까요. 매 순간 숨 쉬기 위해서.” ㅡ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한 장면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 의대생이었던 그는 남미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뭐지? 이 조합은?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와 병에 걸린 의사. 누가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 왔는지 비교라도 해보자는 건.. 2012. 5. 18.
안녕, 감기? 잘 지내고 있니? 오, 감기!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감기, 너는 무엇이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감기에는 약이 없다는데, 생강이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먼저 감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감기(感氣)는 말 그대로 ‘기운을 느낀다’는 뜻이다. 우리의 몸은 늘 외부의 기운에 반응하고 있다. 외부의 기운이 들어와서 몸의 항상성에 문제를 발생시킬 때, 이런 상태를 병에 걸렸다고 말한다. 감기란 현재 내 몸의 항상성이 교란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병의 시작을 감기라 하기도 하고, 모든 병은 감기의 다른 버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감기는 고뿔이라고도 부른다. 코에 불이 난 것 같은 열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누구나 감기 한 번쯤은 걸려봤을 거다. 맞다. 감기는 병이 아니라 인류.. 2012. 5. 17.
불사약과 같은 혈자리, 태연 서왕모의 거처, 태연(太淵)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해품달' 말고, '서품태'니라 동양 신화에는 서왕모(西王母)라 불리는 여신이 있다. 이름 풀이하면 서방의 여왕. 그녀가 사는 곳은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연못이다. 이 연못은 요지(瑤池)라고도 하고, 천지(天池)라고도 하고, 태연(太淵)이라고도 한다. 각각 옥구슬 연못, 하늘 연못, 크고 깊은 연못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우리가 살펴볼 혈자리 태연의 원류는 서왕모가 사는 연못, 태연과 이렇게 닿아 있다. 이쯤 되면 태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여신, 서왕모가 살짝 궁금해진다. 중국 고대의 지리서『산해경』에 기록된 여신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서쪽 여왕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처럼 생겼는데 호랑이 꼬리에 표범의 이빨을 한 반인반수, 머리는 .. 2012.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