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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말하기 어려운 법, 왜? 자기배려와 진실 오래전 일이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여러 곳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매일 모여서 토론하다 흩어지곤 했다. 그러나 문제들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참여자들 사이에 문제의 원인을 바라보는 입장부터가 워낙 차이가 컸다. 어떤 집단은 프로젝트 목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고, 또 어떤 집단은 인력관리에 구멍이 난 거라고 했으며, 그리고 어떤 집단은 작업 프로세스와 관리방식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결방안은 하나로 모이지 않았고, 설사 어렵게 방안을 만들어도 실현성이 없기 일쑤였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둘러싸고 상이한 집단 간에 격렬한 토론이 오고 갔다. 원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결책은 매우 상이하게 도출되고, 이를 따라서 예산, .. 2012. 9. 10.
일단 간다, 모든 곳이 길이기에! 己土 - 평평, 우주의 모든 길 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백무산 그대에게 가는 길은 봄날 꽃길이 아니어도 좋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새하얀 눈길이 아니어도 좋다 여름날 타는 자갈길이어도 좋다 비바람 폭풍 벼랑길이어도 좋다 그대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그대는 그곳에 그렇게 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는 일렁이는 바다의 얼굴이다 잔잔한 수면 위 비단길이어도 좋다 고요한 적요의 새벽길이어도 좋다 왁자한 저자거리 진흙길이라도 좋다 나를 통과하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지우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베어버리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꽃을 들고도 가겠다 창검을 들고도 가겠다 피흘리는 무릎 기어서라도 가겠다 모든 길을 열어두겠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하나일 수 없다 길 밖 허공의 길도 마저 열어두겠다 그대는 출렁이는 저 바다의 .. 2012. 9. 8.
이슬이 넘친다, 이슬-람(濫) 백로 백로, 석별의 정으로 촉촉하게!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선생님, 이거 이상해요! 절기에 왜 복날이 빠졌어요?” 함께 공부하는 50대 중반과 30대 초반의 선생님들이 내게 진지하게 묻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은 특히 ‘백로(白露)’라는 절기는 거의 들어본 적 없다며 의아해한다. ‘복날’이 훨씬 유명하다면서.ㅋㅋ 이런 식으로 세시풍속과 절기를 헷갈려 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절기가 있기도 하다. 각각의 절기에도 팔자가 있는 것이다. 각 계절을 여는 입절기는 많이 거론되고 있고 음양이 교차되는 춘분․하지․추분․동지도 유명한 절기다. 또 더위와 추위를 말해주는 소서․대서․소한․대한 등의 절기도 긴요하게 활용된다. 그런데 가을 절기의 반을 차지하는 백로․한로․상강, 이 ‘이슬 시리즈’ 절기는 농사일과.. 2012. 9. 7.
몸은 가볍게, 공부는 써먹게! 상구혈 상구야, 공부 써먹자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다산과 복사뼈 며칠 전, 몸을 공부하는 모임에서 있었던 일화다. 그날은 동서양의 의학을 비교하면서 몸의 역사와 문화를 논한 책을 읽었는데 별 생각 없이 앉아있던 나에게 누군가 “정기신(精氣神)이 뭐예요?” 하는 거였다. 책에는 워낙 짤막하게 언급돼 있어서 잘 모르겠다, 네가 의역학인지 뭐시긴지 공부한다니까 좀 설명해 달라는 거였다. 아침부터 시작해, 빵부스러기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몰려오는 졸음을 쫓느라 여념이 없을 때 이 웬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순간 나는 머리 속이 하얘지면서 목구멍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거의 2년 가까이를 이 의역학과 씨름을 했는데 그 공부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오 마이 갓! 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쿵푸.. 2012.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