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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주역’이라는 렌즈를 통과한 기억 우리는 보통 역사를 업적 기록으로 생각한다. 역사를 업적 중심으로 기억하는 것은 업적을 남긴 자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나만 해도 잘한 일만 기억한다면 분명 그것은 내가 고정화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지가 개입된 것이다. 성과를 기준으로 나와 남을 평가하고 싶은 의지. 이렇게 우월감으로 사는 자는 과거를 자기식으로 편집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역사도 다르지 않다. 업적 중심의 역사는 분명 권력자의 시선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민초, 여성, 자연 등의 소수자의 목소리가 실려 있을 리 만무하다. 부분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권력자들의 시선에 맞게 편집되어 있다. 역사는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세계를 해석하고 유지하려는.. 2019. 7. 24.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1)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1) 나홀로족과 살롱 문화 요즘 청년들은 혼자인 걸 편안해한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가기). ‘혼영’(혼자 영화) 마저 익숙해졌다. 홀로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무슨 말을 걸어야 할지, 함께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로 인해 나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기 싫으며, 오롯이 나를 위해서만 쓰고 싶다. 청년들에게 사람들과 만나는 건 귀찮고 피곤한 일이 돼버렸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년들 사이에서 혼자인 생활을 벗어나 소통의 장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살롱 문화’라고 한다. 자신과 비슷한 취미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여기서는 사람.. 2019. 7. 23.
커트 보니것, 『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각자에게 알맞는 것 커트 보니것, 『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각자에게 알맞는 것 내가 처음 '내' 컴퓨터를 갖게 된 때를 떠올려 본다. 삼성 그린 컴퓨터였던 것 같은데, 그것은 정말이지 '인생의 사건'이었다. 괜히 교과서(『국사』책이었던 것 같다)를 타이핑해보기도 하고, 오래된 비디오를 컴퓨터에 연결해서 주성치 영화들을 보기도 했다. 그것만으로도 꿈 같은 일이었는데, 진짜 꿈 같은 일은 '모뎀'을 달고난 다음에 이루어졌다. 전화선이 꽂힌 컴퓨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구, 부산, 광주, 울산 등등에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도 꿈 같은 일이었지만, 전화비 20만원(20년 전 20만원은 지금 20만원과 무게감이 다르다)이 청구된 것이 진짜 꿈 같았다. 꿈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여하튼 그렇게 나는 컴퓨터.. 2019. 7. 22.
[아기가 왔다] 강아지풀 세 개 강아지풀 세 개 요즘 딸과 함께 산책을 나가면, 아빠는 강아지풀을 찾느라 여기저기 두리번 거린다. 딸이 집을 나서면서부터 강아지풀을 찾아달라고 몸짓, 손짓, 이상한 소리를 섞어가며 요구하기 때문이다. 얼른 찾아서 손에 쥐어줘야 좀 편하다. 그런데 문제는 어째서인지 아파트 단지 안에는 강아지풀이 없다. 그리하여 가로수가 있는 대로변으로 나가야 한다. (또 한번) 어째서인지 강아지풀은 대로변 가로수 아래에 많다. 강아지 풀을 발견해서 하나를 뽑아주면, 딸은 손가락 세 개를 편다. 세 개를 달라는 말이다. 얼마 전까진 두 개로 만족했는데, 어느 순간 '세 개'를 배우더니 그 다음부터는 기본이 세 개가 되었다. 두어 개 찾아서 뽑아주기도 힘든다. 네 개가 되면 어찌하나 싶다. 2019.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