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베짱이의역습16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나는 호날두보다 메시가 좋다. 호날두가 초인적인 신체능력과 기술로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라면, 메시는 필드를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도 경기 전체를 손바닥 안에 놓고 노는 느낌이다. 메시는 플레이메이커인 동시에 스트라이커이고, 가장 창의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이면서 골 결정력이 제일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메시의 플레이를 보노라면, 그는 눈앞의 ‘적’들과 싸운다기보다는 효율적으로 공을 골대에 가져가기 위해서 동료와 적, 경기장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메시의 골 영상을 한 번 찾아서 보라. (호날두와 달리) ‘우겨 넣는다’는 느낌이 드는 골은 하나도 없다. 메시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축구’를 하고 있지 않다. 다른 선수들이 상대팀을 꺾으려고.. 2018. 5. 15. ‘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설명충의 비애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일 년에 소설 한 권을 읽으면 기적일 정도로(해리포터는 논외로 하자^^). 그러다 처음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중학교 시절 내가 동경했던 ‘형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그림을 그렸다. 하긴, 그러니까 중딩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형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심지어 ‘사회’를 논하는 것이 아닌가. 이때 나는 난생 처음으로 ‘지적인 것’이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매력일 수 있다는 걸(즉 여자들에게 먹힌다는 걸) 알게 됐다. 좋은 건 냉큼 습득해야 하는 법.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책을 한 권 빌려 한 달에 걸쳐 읽곤 했다. 유시민, 홍세화,.. 2018. 4. 17. 21세기 아담의 저항 21세기 아담의 저항 권위를 혐오하면서 승인하는 나 나는 권위에 저항한다! 고 생각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내 머릿속에서 나는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삐딱한 아웃사이더다. 이러한 자기규정을 토대로, 나는 거기에 부합하는 나 자신의 면모들만을 본다. 10대 시절 ‘진보 꼰대’ 선생들과 마찰했던 나,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윗사람’들과 담을 쌓고 살았던 나, 알바를 하면 늘 사장이나 점장에게 막대하기 힘든 불편한 존재가 되었던 나, 지시와 명령에 무의식적 차원의 거부감을 느끼는 나, 타인에게 함부로 힘을 행사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나. 나는 이런 조각들을 그러모아 ‘수직적 위계질서에 저항하고 자율과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는 나’라는 이미지를 조립했다. 그런데 이 그림에 들어맞지 않는 조각들이 더러 보인다. .. 2018. 4. 10. 솔직함, 혼돈을 살기 솔직함, 혼돈을 살기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 누군가 내게 여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말들을 할 수 있을까?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여자들은 보통 ‘주변’을 중요시한다. 남자들은 모두 얼마간 자기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 산다. 텅 빈 관념에 사로잡히거나 자기원칙만 고집하거나 허황된 꿈을 좇는다. 때문에 어딜 가도 관계에 무능한 쪽은 대개 남자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훨씬 현실적이다. 옆 사람의 기분이나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대한 망상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자신의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손에 쥘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한다. 그 때문에 세속적인 가치에 더 많이 붙들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지나치게 연연하고,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 2018. 3. 2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