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생의 헤테로토피아14 [헤테로토피아] 루쉰, 복수, 통치성, 푸코 루쉰, 복수, 통치성, 푸코 언젠가 술에 취해서 시골 밤길을 미친놈처럼 걸은 적이 있다. 해안도로였는데 파도 소리가 오싹한 데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 이상한 밤이었다. 봄날 유채밭에 서 있는 듯한 향마저 나서, 더 이상한 밤이었다. 이 향 속에 있는 뭔지 모를 묘한 기분에 빠졌다. 아무리 걸어도 주위 풍경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내가 걸으며 신발이 땅에 닿을 때 나는 발걸음 소리만 줄곧 규칙적이며 똑같은 리듬으로 울렸다. 하지만 걸음걸이의 규칙적인 리듬에 비하면 발걸음 소리는 좀 비정상인 듯도 느껴졌다. 고즈넉한 밤길에다 오싹한 파도 소리와 유채꽃 향, 그리고 반복적인 걸음걸이. 그러나 비정상적인 발걸음 소리. 그때 내 생이 주술에 걸린 것 같다고 여겼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이젠 생각마저 그런.. 2021. 7. 16. [헤테로토피아] 삶을 만드는 헤테로토피아 * 『자기배려의 인문학』, 『자기배려의 책읽기』로 '공부'가 어떻게 '자기배려'가 되는지 보여주셨던 '약선생'님께서 새 연재로 돌아오셨습니다! 무려 '서평으로 푸코읽기'라는 기획이고요, 기획의도에 걸맞게 푸코가 '다른 장소', '내부에 생성중인 이질성의 장소'라는 의미로 사용한 '헤테로토피아'가 코너 제목입니다(개념에 대한 자세한 의미는 아래 본문을 참고하세요!) 그럼 앞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삶을 만드는 헤테로토피아 나는 그다지 특출하거나 특이한 사람은 아니다. 누구나 거치게 되는 생애 주기를 따르며 사는 평범한 유형의 인간이다. 때 되어 학교에 다니고, 사회로 나올 때쯤 직장에 들어갔고, 나이가 차자 결혼했으며,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생겼다. 사회나 가족이 그런 삶을 원하고 있으니, .. 2021. 6. 1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