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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인류학15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노르웨이 동화 ‘에스펜의 피리’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노르웨이 동화 ‘에스펜의 피리’ 구석으로부터의 사색 ‘사랑은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도 큰 의미를 갖게 만든다’고 방탄소년단은 말했다.(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그렇다면 둥순이와 둥자는 정녕 세계의 구석구석을, 한없이 미세한 수준에서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다. 오늘도 둥시는 집 구석 어딘가를 찾아 들어가 앉아 있다. 딱 붙여 놓은 침대 옆에 조금 남아 있는 벽면이라든가, 빨래가 휘휘 널린 빨래대 아래. 그도 아니면 이불장 안이나 식탁 밑. 아이들은 왜 구석을 좋아하는 것일까? 비좁고 어둑한데. 갑갑하지 않나? 좀 호방하게 컸으면 좋겠는데 저렇게 구멍만 찾다가는 쪼잔한 어린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그 구석에서 하고 있는 놀이가 또 대단하다. 정말 작은 것들을 갖고 놀기 .. 2020. 7. 6.
[동화인류학] 신데렐라는 왜 재투성이인가? 신데렐라는 왜 재투성이인가? 나는야 주인공!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매일매일 넷플렉스에서 영화를 보게 된 둥순과 둥자는 ‘토토로’를 시작으로 ‘포뇨’, ‘키키’, ‘센과 치히로’를 통과해 가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에 푹 빠지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그 위험천만의 모험들 안에서 독특한 점을 발견했다. ‘어머나, 주인공들이 모두 우리 같아!’ 엄마를 잃어버리거나 집을 떠나는 소녀들? 요괴와 꿈으로 뒤섞인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모험들? 집 안에서 주는 밥 먹으며 뒹굴거리는 둥시의 팔자가 치히로를 닮았다구? 세상의 중심이 자기입네 하면서 차고 넘치는 애미의 사랑에 빠져 사는 이 공주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이야기, 민담, 동화 속 주인공들은 대개 소녀들이다. 이들은 문득 이 세계에 떨어져, 자신의 의지와는.. 2020. 6. 15.
[동화 인류학] 연재를 시작합니다! - 엄마가 동화를 펴 든 까닭은? [동화 인류학] 연재를 시작합니다!- 엄마가 동화를 펴 든 까닭은? 저는 쌍둥이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인생을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하게 되지요. 먹고 숨 쉬는 일에서부터 싸고 잠드는 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손길을 거쳐서 사람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매일 새롭게 발견합니다. 사십 평생 키워 온 나의 욕망이 실은 온갖 사회적 관계망의 산물이며, 자연이라고 하는 더 넓고 깊은 대지를 양분으로 한 것임도 순간순간 깨닫습니다. 한 마디로 ‘내 운명의 주인은 나’라는 말을 밑바닥에서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나도 엄마는 처음이라, 온갖 육아서를 독파하며 더 잘 키우는 기술을 연마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제가 읽은 많은 지침서에는 육아가 엄마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성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 2020.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