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0 [둥글레의인문약방]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천식이라는 아이러니 회사에 다닐 때 기침감기를 심하게 두 번 앓았다. 두 번 다 기침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감기였다. 기침을 해대면서도 난 병원에 간다거나 약을 먹는다거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그것을 무시했다. ‘더 심해지면 약 먹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던 시기다. 증상이 심해지자 폐렴인가 싶어서 내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은 아니었고 기관지 알레르기였다. 다른 말로 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때는 그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종합병원 근무할 때 난 호흡기약물 상담서비스(Respiratory Service)를 전문적으로 하는 약사로서 폐질환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지도했다. 그런.. 2020. 1. 13. 노래 불러요~ 노래 불러요~ '판착판착 자큰 뵬, 아르흠답케 비추네에'. 네 살이 되더니, 자기는 이제 '애기'가 아니고 '네 살 언니'라고 주장하는 우리 딸이 요즘은 노래를 부른다. 과거에 아빠가 음악을 한답시고, 기타 녹음용으로 사둔 마이크가 이렇게 쓰일 줄이야. 우리 딸은 마이크가 없으면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꼭 마이크를(대용품도 안 된다) 손에 쥐어야만 노래를 부른다. 태도 만큼은 프로다. 박자와 음정을 맞추며 부르기에는 여전히 신체능력이 안 따라주기는 하지만, 아이의 노래엔 그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는 듯, 아빠는 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마치 처음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특별히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으니 일단 안심이지만, 어쨌든 딸아, 화이팅이다. 재미나게 불러보렴! 2020. 1. 10. [연암을만나다] 씨앗문장으로 글쓰기 병법을 익히기! 씨앗문장으로 글쓰기 병법을 익히기! 동양고전을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연암집』으로 씨앗문장을 MVQ에 매주 연재하게 되었다. 그러자 갖가지 걱정들이 몰려왔다. 매주 글을 쓰는 이 스케쥴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상하게 써서 망신만 당하는 게 아닐까? 글이 재미가 없어 아무도 보지 않으면 어쩌지?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내보인다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동시에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예비 구독자 걱정부터 하고 있었다. 내심, 글을 잘 써서 선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잘 쓰려고 하는 나를 보다보니, 나에게 있는 하나의 전제가 보였다. 나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눈길을 끌만한 경험이나 크게 공감할만한 경험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번 연재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내가 매주 연재를 .. 2020. 1. 9. 아버지와 ‘다양체’ 아버지와 ‘다양체’ 한 국회의원의 발언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이부망천’, ‘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를 줄인 말이다. 나는 인천에서 살고 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일찍 이혼하셔서 아버지와 동생과 셋이 살았고, 당시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월세 단칸방을 전전해야 할 만큼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그 때 생각을 떠올리며 ‘이부망천’ 이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조금 씁쓸했다. 동생이 몇 해 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다.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우리는 한 집에 살면서도 바빠서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저녁을 먹는 것이 고작이다. 두 시간 남짓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는 시간은 늘 흥미진진하다. 그만큼 아버지와 나는 사이가 매우 좋다. 하지만 .. 2020. 1. 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