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북드라망의 첫 책,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의 편집후기입니다.
어쩌다 보니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나오게 되는데요…, 『갑자서당』 이야기도 곧 나옵니다. 그러니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당;;;
어쩌다 보니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나오게 되는데요…, 『갑자서당』 이야기도 곧 나옵니다. 그러니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당;;;
편집부 몌미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이하 「뿌나」;;;). 세종의 한글 창제를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는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요(1회밖에 안 봤거든요;; 본방사수에 약해서;;;). ‘와~내가 좋아하는 아저씨 나오네’ 하며 봤는데, 곧 돌아가시더군요;;; 이유는 글자를 몰라서였습니다, 흑.
무슨 사연인고 하니, 돌아가신 양반은 똘복이아부지(똘복이는 후일 장혁 아니 채윤입니다), 삼석(정석용 님입니당)으로 세종의 장인 심온의 노비입니다. 「뿌나」 첫방에서는 후일 가장 유력한 외척세력으로서 혹시라도 세종을 흔들지 모를 심온을 제거하려는 태종이 등장합니다. 이에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는 세종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구요. 아버지와 부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종(아마 재성발달 내지는 과다형이셨을겁니다. 아버지가 끼친 영향력이 대단했고 부인도 많으셨지요;;; 시를 몰라 정확한 사주를 뽑을 수는 없지만 일단 재성 2개는 확보하셨어요.ㅎㅎ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면 『갑자서당』을 이은 두번째 책, 『누드 글쓰기』를 꼭 보셔요^^), 결국 궁의 생각시를 시켜 장인에게 몸을 피하라는 밀지를 전달합니다만 배달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를 안 태종이 밀지를 바꿔치기 해버린 것이지요. 생각시에게 밀지를 전달받은 사람은 똘복이. 똘복이는 (글을 아는 게 아니라) ‘글을 안다고 했던’ 여친 담이에게 이 글이 정말 우리 아빨 살릴 수 있는 글이냐고 재차 확인한 다음 전했지만 결과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똘복이 아빠 정석용 님(세 사람 중 누구라고 굳이 가리키지 않아도 되겄지요?). 사실 성함은 이 글 쓰면서 알게 됐어요, 죄송염;;;
저에게 「뿌나」와 『갑자서당』이 겹친 부분은 ‘문맹’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단지 한자를 모른다는 것, 그래서 생명을 지킬 기회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조선시대(를 포함한 아무튼 옛날) 문맹자의 삶이었다면, 한자에 담긴 명리의 지혜를 알지 못하는 우리들 역시 어쨌든 문맹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요.
옛날 어르신들은 글은 모르셨을지 모르나 이미 몸속에 자연의 지혜를 갖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갑자서당』의 「여는 글」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할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분이셨지만 자식들의 결혼이 있으면 어김없이 손가락을 짚어 가며 궁합을 보시곤 했다. 전문적으로 사주명리를 배우거나 점치는 법을 배운 적도 없는 분이셨다. 단지 옛어른들에게 귀동냥으로 배운 것이라고 하셨다. 시골의 농부마저도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것이 바로 음양오행이자 의역학의 지혜였다는 말이다.”(6~7쪽) 생각해 보니 저희 할머니도 그러셨습니다. 어느 날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교 가는 길에 무궁화꽃이 피었더냐고 물으셨습니다. (물론 저는 모르죠;;; 무궁화가 피었는지, 개나리가 피었는지;;;) 이유를 여쭈면 무궁화 꽃이 피면 백 일 후에 서리가 내린다고 하셨었습니다(울할머니는 기상청^^). 또 강아지 새끼 한 마리를 다른 집에 데려다 줄 때에도 꼭 손이 없는 날을 골라서 데려다 주셨구요. 학교에서 풍향이 뭐니, 풍속이 뭐니를 배워도 그냥 바람이 부는구나 하는 저와는 달리 바람이 살짝만 스쳐 가도 동풍이 부는지, 남풍이 부는지도 척척 알아맞히셨습니다. 할머니의 몸속에는 이미 그런 것들이 다 들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부터 (요즘엔 어린이집 다니면서부턴가요;;)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에 한자에 제2외국어까지 배우지만 정작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겨우) 여덟 글자(팔자)를 읽지 못해 늘 전전긍긍합니다. 운명은 둘째치고 자기의 기분(情志)도 자기가 땡기는 맛(味)도, 자기가 아픈 곳이 어디인지도 읽어 내지 못하고 그저 앞이 보이지 않는다[盲], 캄캄하다고만 합니다. 『갑자서당』은 바로 그런 우리들을 위한 책입니다. 내 몸을, 내 마음을, 내 팔자를, 내가 있는 공간과 시간을 읽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글자를 가르쳐 주는 책이 바로 『갑자서당』입니다. 훈장도, 회초리도 없습니다(해치지 않아요!!). 까막눈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얼른얼른 입학하셔요!(입학료는 단돈 13,900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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