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토해내는 사자후, 중뢰진
조선왕조 500년의 정수가 녹아있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장면을 보면서 오늘의 주역 서당을 시작해보자.
< 여러 신하들이 첫눈을 축하하려 하자 임금이 천둥과 지진이 있었다 하여 받지 않다 >
여러 신하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니,
세종 :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으니, 첫눈을 어찌 족히 축하하리오.”
여러 신하들 : “신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옵되, 상감께서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다 하여 받지 않으시니, 신들은 상감께옵서 재앙을 만나 두려워하심을 깊이 기뻐하나이다. 생각하옵건대 상감께서 재앙을 만나 이미 두려워하시기로 하늘에서 상서로운 눈을 내리신 것이옵니다.”
─『조선왕조실록』 , 세종 1권, 즉위년(1418 무술 / 명 영락(永樂) 16년) 10월 27일(계묘) 5번째 기사)
세종이 즉위한 1418년 겨울에도 어김없이 눈이 내렸다. 요즘도 눈을 보면 괜히 마음이 설레는데 과거에도 눈은 상서로운 길조였나 보다. 여러 신하들이 세종에게로 나아가 첫눈을 축하한다. 하지만 세종은 그다지 기쁜 기색이 아니다. 이유는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라는 ‘재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지진은 그렇다 치더라도 천둥이 재앙이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연이은 신하들의 위로도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첫눈이 오는 것은 ‘상감께옵서 재앙을 만나 이미 두려워 하시’기 때문이라니. 이 난해한 대화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바로 오늘 살펴볼 중뢰진이다. 수수께끼 같은 대화의 정체가 궁금하신가? 그럼 실마리를 찾아서 들어가 보자.
첫눈을 맞이하는 신하와 임금의 자세
중뢰진 집중 탐구 1. 괘사
먼저 중뢰진(重雷震)의 생김새인 ‘괘상(掛象)’을 살펴보도록 하자. 알다시피 중뢰진에서 중(重)은 중복(Double)의 의미가 있다. 고로 중뢰진은 두 개의 진괘(☳:천둥과 벼락이 글에서는 천둥이라고만 썼다)가 겹쳐 있는 모양이다. 주역의 주석서 중 하나로 괘를 설명한 <설괘전>에서는 진괘를 발(足)이라고 하여 움직인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흔히 발이 빠르고 행동이 민첩한 사람을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한다고 하지 않는가.
앞서도 말했지만 주역에서는 괘들을 가족관계로 보기도 한다. 하늘을 뜻하는 건괘(乾:☰)는 아버지, 땅을 뜻하는 곤괘(坤:☷)는 어머니다. 천지의 교합으로 천지간에 만물이 탄생하는데 이 꿈틀꿈틀 하는 ‘탄생의 움직임’이 바로 진괘이며 천지(건곤)의 첫 번째 자식인 장남에 해당한다.(솔직히 이건 이해하는 것 보다는 외우는 게 편하다. 아니 그냥 지금은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라)
자 이제 진괘의 모양을 훑어봤으니 진괘가 품고 있는 뜻도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는 진괘의 전체적인 주제를 설명하는 줄거리인 괘사다.
震은 亨하니 震來에 覤覤이면 笑言이 啞啞이리니
(진은 형하니 진래에 혁혁이면 소언이 액액이리니)
진은 형통하니, 우레가 옴에 놀라고 놀라면 웃음소리 깔깔거리리니
震驚百里에 不喪匕鬯하나니라.
(진경백리에 불상시창하나니라.)
우레가 백 리를 놀라게 함에 시창은 죽지 않느니라.
놀랄 혁(覤), 웃음 소(笑), 웃음소리 액(啞), 놀랄 경(驚), 죽을 상, 잃을 상(喪)
비수 비(匕), 향기로운 술 창(鬯)
낯설고 생소한 한문 문장이지만 한 번 큰소리로 읽어보시라. 이해는 제쳐놓고 고전이 가지고 있는 청량한 소리의 파동을 느껴보시길. 혁혁, 액액이라는 특이한 한자들의 음이 재밌지 않은가. 한 번 큰 소리로 읽어봤으니 그 뜻을 보자. 먼저 진(震)은 형(亨)하다고 한다. 형하다는 것은 만사형통할 때 쓰는 그 ‘형 자’로 좋은 의미다. 오 출발이 좋다. 이어서 진래(震來)에 혁혁(覤覤)이면 소언(笑言)이 액액(啞啞)이라고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을 놈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사람의 도리를 어기거나, 악한 짓을 한 사람에게 퍼붓는 악담이다. 이번 문장을 보면 이 악담의 역사가 꽤 오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래에 혁혁은 천둥이 오면(치면) 놀라서 두려워하고 자신이 행여 나쁜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한다는 뜻이다. 소언이 액액은 천둥이 조용히 지나가면 안도의 숨을 내쉬고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다는 말이다. 먼 옛날에도 천둥은 사람의 죄와 벌을 징계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진래(震來)에 혁혁(覤覤)이면 소언(笑言)이 액액(啞啞)이리니
한데 천둥이 그냥 지나갔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진경백리(震驚百里)라고 하여 천둥의 소리와 진동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백 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서 몸을 상했기 때문이다. 이때는 자신의 행적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동시에 사당에 바친 제물에 숟가락을 올려놓고 향기로운 술로 제사를 지내야 한다. 천지신명과 조상을 지극히 받들어야 몸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상시창(不喪匕鬯)이다.
중뢰진 집중 탐구 2. 단전과 대상전
괘사를 풀어 설명한 단전과 대상전을 보면 그 뜻이 더 명확해진다.
<단전>
彖曰 震은 亨하니
(단왈 진은 형하니)
단전에 이르길 진은 형통하니
震來覤覤은 恐致福也요 笑言啞啞은 後有則也라.
(진래혁혁은 공치복야요 소언액액은 후유칙야라.)
진래혁혁은 두려워하여 복을 이룸이요. 소언액액은 뒤에 법칙이 있음이라.
震驚百里는 驚遠而懼邇也니
(진경백리는 경원이구이야니)
진경백리는 먼 데서는 놀라게 하고 가까운 데서는 두려워하게 함이니
出可以守宗廟社稷하야 以爲祭主也리라.
(출가이수종묘사직하야 이위제주야리라.)
나가서는 종묘와 사직을 지켜 써 제주가 되리라.
두려워할 공(恐), 이를 치(致), 복 복(福) 일가 종(宗), 사당 묘(廟), 사직 사(社) 사직 직(稷)
괘사와 마찬가지로 진은 형통하다고 한다. 진래혁혁은 공치복야(震來覤覤은 恐致福也)는 천둥이 치는데 두려워하면서 자기의 잘못을 돌아보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다. 소언액액 후유칙야(笑言啞啞 後有則也)는 천둥에 해를 당하지 않고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것은 천고의 법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천고의 법칙이란 바로 죄를 짓지 않아 하늘의 노여움을 사지 않는 것이다. 죄를 짓지 않았는데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하지만 이미 보았듯 천둥의 위력은 워낙 막강한지라 능히 백 리를 울리니 멀리서는 놀라고 가까이서는 조마조마하며 두려움에 떤다.(진경백리 경원이구이야:震驚百里 驚遠而懼邇也) 이때는 가만히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하늘을 지극히 받들어서 군주는 종묘사직을 지키고, 가장은 집안을 보전해야 한다.
천둥이 칠 때는 하늘을 지극히 받들어야 한다.
<대상전>
象曰 洊雷 震이니 君子 以하야 恐懼修省하나니라.
(상왈 천뢰 진이니 군자이하야 공구수성하나니라.)
상전에 이르길 거듭한 우레가 진이니, 군자가 이로써 놀라고 두려워하여 닦고 반성하느니라.
거듭 천(洊)
중뢰진이 우레가 거듭한 모양이라는 것을 친절하게도 또 한 번 설명해준다. 이어서 중뢰진의 시기가 닥치면 군자가 해야 할 도리를 말하는데 군자는 이때 두려워하며 마음을 닦고 반성해야 한단다. 이제는 괘사만큼 재밌는 여섯 효사를 통해 중뢰진을 샅샅이 파헤쳐보자.
중뢰진 효사
初九는 震來覤覤이라야 後에 笑言啞啞이리니 吉하리라.
(초구는 진래혁혁이라야 후에 소언액액이리니 길하리라.)
초구는 우레가 옴에 놀라야 뒤에 웃음소리가 깔깔거리리니 길하니라.
중뢰진을 보면 두 개의 양과 네 개의 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구는 두 개의 양 가운데 하나로 중뢰진의 주인공이다. 동양에서 양은 음에 비해 밝고 활동적이다. 어두운 하늘에 섬광이 번쩍하는 동시에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이 터져 나오는 천둥을 떠올려보라. 양기의 꿈틀거림이 느껴지지 않는가. 고로 중뢰진에서 뭇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천둥의 정체는 바로 초구다. 초구의 효사는 괘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천둥이 천지를 뒤흔들 때 두려워하면서 자신을 돌이켜보아야 길하다.
六二는 震來厲라. 億喪貝하야 躋于九陵이니 勿逐하면 七日애 得하리라.
(육이는 진래려라. 억상패하야 제우구릉이니 물축하면 칠일애 득하리라.)
육이는 우레가 옴에 위태함이라. 재물 잃는 것을 헤아려 구릉에 오름이니 쫓지 말면 칠 일에 얻으리라.
위태할 려(厲), 헤아릴 억(億), 잃을 상(喪), 패물 패(貝), 오를 제(躋), 쫓을 축(逐), 언덕 릉(陵)
음이 두 번째에 있어서 육이다. 육이는 초구 가까이에 있다. 초구의 천둥소리가 풀 사운드로 터져 나오는 위치다. 당연히 초구의 섬광+음향공격(?)을 견디다가는 제 명에 살지 못한다. 하여 살기 위해서는 재물을 다 버리고 구릉으로 올라가라는 것이다. 여기서 구릉이란 높은 언덕을 말한다. 한데 사람 욕심이란 게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도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그렇게 재물에 대한 미련에 휘둘려 쫓아가면 목숨을 보전하기 어렵다. 대신 일신의 안위를 지키며 7일을 기다리면 다시 재물을 얻을 수 있다.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구릉으로 올라가라
象曰 震來厲는 乘剛也일새라.
(상왈 진래려는 승강야일새라.)
상전에 이르길 진래려는 강을 탔기 때문이라.
육이의 효사를 설명해주는 소상전을 보면 육이가 위태로운 것은 초구라는 강한 양을 탔기 때문이다. 주역에서는 다른 효의 위쪽에 위치하는 것을 ‘탔다’라고 표현한다.
六三은 震蘇蘇니 震行하면 无眚하리라.
(육삼은 진소소니 진행하면 무생하리라.)
육삼은 진에 까무러침이니(까무러쳤다가 깨어남이니 : 蘇는 소생의 뜻) 움직여서 가면 재앙이 없으리라.
까무러칠 소(蘇), 깨어날 소(蘇), 재앙 생(眚)
음이 세 번째에 있어 육삼이다. 육이는 내괘의 중앙에 위치한 데다 음이 음의 자리에 바르게 있다. 이것을 보고 정중(正中)한 자리를 얻었다고 한다. 육이는 정중하므로 막강한 초구 옆에서도 흉하지 않다. 반면 육삼은 초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가 내괘의 중도 아니고 정도 아니다. 그야말로 부당한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런 탓에 육삼은 초구의 지엄한 천둥소리에 까무러쳤다가 간신히 깨어난다. 이후에는 정신을 차리고 초구의 천둥을 피해 달아나니 재앙이 없다.
象曰 震蘇蘇는 位不當也일새라.
(상왈 진소소는 위부당야일새라.)
상전에 이르길 진소소는 위가 당치 못하기 때문이라.
육삼이 벌이는 소동의 원인은 자리가 부당하기 때문이다.
九四는 震이 遂泥라.
(구사는 진이 축니라.)
구사는 진이 드디어 진흙이라.
드디어 수(遂), 진흙 니(泥)
초구와 마찬가지로 양효인 구사다. 초구와 구사 모두 양효로서 천둥을 의미한다. 하지만 둘이 가진 기운은 천양지차다. 초구가 위풍당당하다면 구사는 의기소침하다. 그래서 비유하기를 진이 진흙 속에 있다고 한 것이다. 진은 천둥이면서 발(足)이고 움직임을 나타낸다고 했다. 한데 진흙 속에 빠져있으니 제대로 발동하지 못하는 우레가 아닌가.
발이 진흙 속에 빠져 제대로 발동하지 못한다.
象曰 震遂泥는 未光也로다.
(상왈 진수니는 미광야로다.)
상전에 이르길 진수니 빛나지 아니하도다.
구사의 소상전을 보자. 초구는 하늘을 찢어버리고 땅을 뒤흔드는 천둥이다. 하지만 구사는 제대로 된 소리는 물론이고 섬광 한 번 뿜어내지 못하므로 빛나지 아니한다고 한 것이다.
六五는 震이 往來 厲하니 億하야 无喪有事니라.
(육오는 진이 왕래 려하니 억하야 무상유사니라.)
육오는 진이 가고오고 함에 위태로우니 헤아려서 일이 있는 이는 죽지 않느니라.
외괘의 중을 얻은 다섯 번째 자리는 지도자의 자리다. 육오 지도자는 천둥이 천지를 압박하는 위기의 순간에 백성을 구제하는 역할을 한다. ‘억(億)’은 육이에서도 나왔는데, 육이에서 억은 억조창생(수많은 백성)이 제 살 길을 찾아 재물을 버리고 구릉으로 피하는 것을 말했다. 하지만 육오에서 억조창생은 그 해석이 좀 다르다. 육오가 현명하게 지도하여 억조창생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하늘의 어찌 인자한 육오를 죽음으로 내몰겠는가.
象曰 震往來厲는 危行也오 其事在中하니 大无喪也니라.
(상왈 진왕래려는 위행야오 기사재중하니 대무상야니라.)
상전에 이르길 진왕래려는 위태롭게 행함이요. 그 일이 중에 있으니 크게 상함이 없느니라.
육오의 소상전을 보자. 천둥가 몰아닥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육오가 의로운 일을 행하는 것은 외괘의 중(中), 지도자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육오는 수많은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자신의 목숨 또한 구하니 혼란한 상황에서도 크게 상하지 않는다.
上六은 震이 索索하야 視 矍矍이니 征이면 凶하니
(상육은 진이 삭삭하야 시 확확이니 정이면 흉하니)
상육은 진동이 흩어지고 흩어져서 눈을 두리번거림이니, 가면 흉하니
震不于其躬이오 于其隣이 无咎리니 婚媾는 有言이리라.
(진부우기궁이오 우기린이 무구리니 혼구는 유언이리라.)
진동이 그 몸에 아니하고, 그 이웃이면 허물이 없으리니, 혼구는 말이 있으리라.
흩어질 삭(索), 볼 시(視), 두리번거릴 확(矍), 몸 궁(躬), 이웃 린(隣), 혼인 혼(婚), 혼인 구(媾)
중뢰진의 마지막 효인 상육이다. 상육은 천둥소리에 놀라 정신이 흩어져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때 정신줄을 놓고 죽을 자리를 찾아가면 흉하다. 아직 천둥의 핍박이 마지막 자리인 상육에게는 미치지 않았으므로 이웃에 있는 지도자 육오에게 어진 말을 얻어 실천한다면 아무런 허물도 피해도 없다.
象曰 震索索은 中未得也일새요. 雖凶无咎는 畏隣戒也일새라.
(상왈 진삭삭 중미득야일새요. 수흉무구는 외린계야일새라.)
상전에 이르길 진삭삭은 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요. 비록 흉하나 허물이 없다 함은 이웃 경계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리라.
상육은 중뢰진의 마지막으로 중심을 잡지 못해 흉하다. 그런데도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은 바로 옆에 좋은 이웃인 육오가 있고, 육오의 어진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정신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좋은 이웃을 두고, 어진 말을 경청할 수만 있다면^^
비행기, 기차, 로켓 … 현대에는 천둥에 대적할만한 파동과 섬광을 지닌 게 많다. 그럼에도 거리를 걷다가 천둥를 만나면 등줄기가 오싹하고 발걸음이 얼어붙는다. 하물며 주역이 만들어지던 그 옛날에는 어떻겠는가. 천둥이 마치 하늘이 지상에 퍼붓는 사자후처럼 들렸을 것이다. 하여 옛사람들은 천둥을 보고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로 잡았다. 그 구체적인 행동방침이 앞서 살펴본 여섯 가지 효이다.
여섯 가지 효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것이 육오다. 육이나, 육삼 같은 평범한 백성들은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제 살길을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육오는 뭇 백성을 재앙에서 건져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오히려 그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을 온전히 지켜낸다.
그렇다면 세종이 천둥과 지진(주역에서는 지진도 ‘진동’한다는 점에서 천둥과 같이 본다.)에 상심한 이유도 짐작이 간다. 세종은 고민했을 것이다. 하늘의 경고를 들었으니 어떻게 정치를 일신할 것인가. 세종은 성군답게 천지의 경고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고 민심을 살피며 지극하게 ‘진래혁혁’했다. 하여 하늘도 세종이 여러 신하들과 ‘소언액액’ 할 수 있도록 길한 첫눈을 내려준 게 아닐까.
글_곰진(감이당)
'출발! 인문의역학! ▽ > 주역서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이가 시집가는 괘 - 뇌택귀매 (4) | 2015.11.05 |
---|---|
점진적으로 나아가라 - 풍산점 (2) | 2015.10.22 |
욕망의 그침 - 중산간 (3) | 2015.10.08 |
밥 짓는 것과 다스림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 화풍정 (0) | 2015.09.10 |
혁명의 계절에 듣는 주역의 지혜 - 택화혁 (0) | 2015.08.27 |
더운 여름날을 식혀줄 차갑고 시원한 우물의 지혜 - 수풍정 (0) | 2015.08.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