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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출판사945

젊은 날의 아버지를 안아주고 싶을 때 “나는 젊은 날의 내 아버지가 때때로 내 가엾은 아들처럼 느껴진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객관화해―쓰고 보니, 너무 대단한 말처럼 느껴진다, 그냥 한 발 떨어져서 제3자의 성인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 자식에게 부모는 날 때부터 어른이었고, 유년시절까지는 하지 못할 일이 없으며 내 생명이 거기 달려 있는 절대적 존재였다. 부모에게 자식은, 나를 잊게 하는 유일한 존재다. 자식이 없는 나는 그 마음을 유추할 뿐이지만, 언젠가, 좋고 나쁜 의미의 ‘쿨’함을 타고난 듯한 선생님 한분이 하셨던 말씀으로, ‘나를 잊게 하는 자식’을 실감되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선생님은 자기 영역과 타인의 영역이 너무나 분명하여 부담없는 깔끔함이 좋기도 하고, 또 가끔은 정없다 느껴지기도 하는 양반이었는데, 언젠가, 자식은 .. 2015. 11. 10.
자꾸 영애씨에게 눈이 가는 이유가? ― 재미로 보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사주 풀이 [편집자k의 드라마극장]도화의 여신, 막돼먹은 영애씨 얼마 전 월동 준비로 더플코트(일명 떡볶이 코트)를 하나 샀습니다. 결국 샀지만, 사면서도 한참을 망설이고 또 망설였습니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자꾸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궁상, 진상, 밉상을 담당하고 있는 정지순(배우와 극중 이름이 같은데요. 극중의 정지순을 떠올린 것입니다. 배우 정지순님 오해 없으시길^^;;;)이라는 자였습니다. 시즌 4에서였던가 정지순은 우연히 길에 버려진 여성용 빨간 떡볶이 코트를 득템하여 줄기차게 입고 다니는데, 아니 입고 다닌다기보다는 코트에 몸을 끼워 넣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참……. 빨간 떡볶이 .. 2015. 11. 9.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는 '진정한' 활보가 되는 과정 변화의 과정 장애인 활동보조(이하 활보)를 시작 한 지 어느 덧 4개월 차. 그새 계절 하나가 지나간 걸 보면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허나 막상 지난날들을 글로 풀어내려고 하니 어찌 적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너무 거창한 걸 쓰려고 하는 내 욕심 때문인가? 그래서 난 욕망을 떨쳐내고 여태껏 활보를 하며 경험했던 과정, 바뀌어 갔던 생각들을 담담하게 적어보기로 했다. 더위가 스멀스멀 다가오던 5월. 난 필동의 한 돈가스 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렵 연구실에는 활보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한여름의 주방은 지옥이라는 걸 직감했던 것일까? 괜스레 나도 그 부드러운 바람에 휩쓸리고 싶었다. 얼마 뒤 시절인연이 맞았던지 연구실 G형은 나에게 이용자 G형을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 2015. 11. 6.
필경사 바틀비, 자기 규율과 간기울결에 낸 균열의 기운 - 소요산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2) 『필경사 바틀비』의 시점은 변호사인 ‘나’이며, 변호사가 관찰자적 입장에서 주인공인 바틀비를 서술하고 있다. 일인칭 시점은 화자인 ‘나’를 등장시켜 고백적인 친근감을 유발한다. 특히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관찰자인 ‘내’가 부차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주인공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관찰자와 독자의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진다. 또한 대체로 일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에서는 관찰자가 주인공을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평범하고 조금 지적인 인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도 독자를 객석에 앉아 있는 관찰자의 옆자리로 이끈다. 독자는 자기가 평범하지 않다하더라도 평범한 관찰자가 되어주길 원하는 작가의 의도를 따르려 하기 때문이다. 『필경사 바틀비』.. 201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