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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5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上) - 치료를 돌려드립니다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上) 치료를 돌려드립니다 ‘치료’를 아십니까? 예전에 재밌게 봤던 미국 드라마 중에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하우스라는 실력이 출중한 의사를 중심으로 그려진 의학 드라마였는데, 마치 탐정처럼 환자들의 온갖 정보들을 취합하여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를 치료해내는 기술이 아주 기똥찼더랬다. 문제는 그 출중한 의사인 하우스의 성격이 아주 모가 났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모두 거짓말을 한다’라는 전제 아래 병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고 환자의 집에 불법침입 하는 건 예사요,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인간관계가 파탄 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요컨대 치료 과정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공감하는 과정은 쏙 빠져 있었던 셈이다. 아무렴 어떠랴. 환자들은 몸을 낫게 하고자 의사를 찾아오는 것일 터.. 2022. 10. 13.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슬기로운 동거생활─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관계(下) 슬기로운 동거생활─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관계(下) 3편. 동거-동물의 기원을 찾아서(下) 이야기하는 인간─있는 그대로 동물과 살다 과거의 인간들이 맺었던 동물과의 관계가 모두 늑대와 인간의 관계처럼 협력적인 모습을 띠는 것은 아니었다. 동물은 때로 살기 위해 서로를 잡아먹었고, 인간도 그 먹이사슬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인간을 위협하는 많은 야생동물이 사라진 지금에야 상상하기 어렵지만, 인간이 다른 동물에게 잡아먹히는 경우도 허다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1세기 전만 해도 호랑이가 넘쳐나는 땅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벌인 호랑이 사냥으로 현재 한반도에서는 호랑이가 거의 멸종되었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는 게 지금의 교통사고 만큼이나 흔했다고 하니 얼마나 호랑이가 넘쳐났는지.. 2022. 9. 21.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슬기로운 동거생활─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관계(上) 3편. 동거-동물의 기원을 찾아서(上) 다르게 ‘함께’ 살고 싶다 ‘여우와 두루미’라는 이솝 우화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여우가 두루미를 자신의 식사에 초대했다. 여우는 자신이 평소에 먹던 넓적한 접시를 내왔는데 부리가 긴 두루미는 그것을 먹을 수 없었다. 이 일로 앙심을 품은 두루미는 여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그다음은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두루미는 자신이 먹기 편한 목이 긴 호리병에 식사를 담아 내놨고 주둥이가 짧은 여우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아무리 호의를 베푼다 한들 상대의 처지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란 얘기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 ‘여우와 두루미’ 얘기는 다큐멘터리가 되어 온갖 가정 내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목을 바꾸자면, ‘호모 사피엔스와 동거.. 2022. 8. 24.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1편. 무기력한 치료-인간(下) 1편. 무기력한 치료-인간(下) 대칭성, 거대한 흐름 속 ‘생명’ 그렇다면 어떻게 제3의 길을 뚫을 것인가? 내가 치료-인간으로써 느끼는 무기력이란 인간이 타 동물과 맺는 관계에 대한 상상력의 결핍에서 왔다. 인간이 타 동물들을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식으로 동물들과 관계 맺는 방법은 없을까?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한 대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간 여행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주 멀리까지 가 봤다. 한 3만 년 정도? 구석기를 사용하던 3만 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는 비록 문자를 통해 기록을 남기진 않았지만, 그들의 철학을 담은 신화만은 구전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선사 시대 신화를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이라고 하며, 신화를 통해 당시 인간은 여타 생명체들과의 관계에서 ‘.. 202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