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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114

밥과 물처럼 담박하게 - 수택절 밥과 물처럼 담박하게, 수택절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던 다른 누군가에게는 천국 같던 설 연휴가 갔다. 아마 많은 사람이 연휴병(?)에서 미처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헤롱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운 내시라 주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날에 웃기고도 슬픈 만평 하나를 봤다. 글로 재연해보자면 떡국을 먹으려는 청년을 가운데 두고 가족 친지들이 둘러앉아 한 마디씩 묻는다. // 삼촌 : 너 여자 친구는 있냐? // 고모 : 우리 딸은 대기업 취직 성공적 // 사촌 형 : 너 취업준비는 하고 있쥬? // 엄마 : 아빠 명퇴라 전해라 // 사촌 누나 : 그래 아프니까 청춘인 거야 // 할머니 : 너무 상심하지 마라. 정말 간절하게 노오오력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단다. // 떡국마저 거들고 나선다. 떡국 : 이제.. 2016. 2. 11.
[대학] 사랑도 지나치면 미움[악]이 되는 것! 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호이지기악, 오이지기미) 좋아하면서 그것의 악함을 알고, 미워하면서 그것의 선함을 안다. 연재를 하면서 한문을 원문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영 신경이 쓰였다. 대학을 원문으로 읽지 않은 독자가 태반일 텐데, 군데군데 툭툭 튀어나오는 한문 때문에 읽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문 인용을 계속 한 것은 뜻글자가 주는 압축적인 리듬감을 조금이라도 맛보시기를 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제목을 好而知其惡(호이지기악), 惡而知其美(오이지기미)라고 문장의 한 구절을 따와 버렸다. 이 구절은 좋을 好(호), 미워할 惡(오), 악할 惡(악), 아름다울 美(미)가 서로 대구(對句)를 만들고 있다. 번역하자면, 좋아하면서 그 악함을 알고, 미워하면서 그 선함을 .. 2016. 2. 3.
"스승님의 가르침은 너무 이상적" - 공자에게 쫒겨난 제자, 염유와 재아 공자에 반(反)하다. 염유와 재아 1, 공자에게 혼이 나는 염유와 재아 흔히 3,000명이나 되었다고 알려진 공자의 제자들 가운데 『논어(論語)』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잘 따랐거나, 나름대로 성공한 제자들이다. 특히, 그 중 공문십철(孔門十哲)은 공자의 제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물들이다. 앞서 보았던 안연, 자로, 자공 역시 공문십철에 속하는 제자들이다. 안연은 정치에 나서지 않았지만 덕을 행하는 것(德行)으로 이름이 알려졌으며, 자로는 정치적 능력으로, 자공은 탁월한 말솜씨를 가지고 외교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염유와 재아 역시 공문십철 가운데 하나였다. 염유는 자로와 더불어 정치적인 능력으로, 재아는 자공과 함께 말솜씨로 이름을 알린 제자들이다. 덕을 행하는 것이 훌륭하기는 안회, 민.. 2016. 1. 27.
[대학] 수신(修身)이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 몸과 마음 영화 『트랜센던스』는 천재 과학자의 의식이 컴퓨터에 업로드 된다는 SF영화다. 주인공인 인공지능과학자 '윌'은 기술에 반대하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죽게 되지만, 그의 의식이 인공지능 컴퓨터 '핀'에게 업로드 된 후, 점점 수퍼 인텔리전스가 되어 간다. 영화는 의식이 전기신호로 환원될 수 있고, 몸과 무관하게 독립적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여기서 몸은 정보를 실어 나르는 매체에 불과하다. 마음 곧 정신이 본질적이라는 생각은 서구에서는 플라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몸은 곧잘 마음을 배반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의지를 발휘하려고 해도 몸이 꼼짝 않고 버티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옷만 바꿔 입어도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 2016.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