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382 길이 끝나면 드라마가 시작된다 사이의 길, 평등과 차이의 드라마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압록강에서 열하까지 왕복 6천여 리 길. 『열하일기』의 무대이다. 『열하일기』는 실로 만만치 않은 이 여행길을 글로 풀어낸 아름답고 도전적인 이야기이다. 연암은 길 위를 달리는 말 등, 길옆에 서있는 낯선 가게, 그 어느 곳에 가서도 수없이 관찰하고 기억하고 기록한다. 그러면서도 그때마다 새로운 길을 내고, 어느 누구보다 즐겁게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로부터 『열하일기』의 글들은 온갖 길들로 범람하게 되었다. 압록강을 건너 국경을 넘어가는 도강길, 성경에서 장사치들과 사귀려고 나선 잠행길, 연경에서 열하로 느닷없이 떠나게 된 열하행길, 고북구 장성을 지나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넜다는 일야구도하길. 그 길들은 연암과 만나 새롭게 탄생하여 우리.. 2012. 7. 9. 혁명도 불사하는 불꽃열정의 소유자, 정화 丁火 - 혁명가의 마음 김해완(남산강학원 Q&?) 먼저 전국에 계신 정화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왜 앞의 천간들과 달리 이런 부정적인 시를 골랐는가! 정화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느냐! 당연히 그렇지 않다(^^;). 오해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시를 고른 까닭은, 이 힘 없게 보이는 시가 거꾸로 정화의 뜨거움을 더 생생히 보여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찬찬히 읽어보자. 시인은 왜 이 시를 썼을까? 단순히 불이 싫었던 게 아니라면 여기에는 어떤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을까? 맨 처음 시를 보자마자 떠올랐던 것은 다름 아닌 혁명의 이미지였다. 새삼스러울 것 없이, 혁명과 불꽃은 오래 전부터 서로를 상징해주는 짝꿍들이다. 맹렬하게 타올라 금세 너도나도 사방으로 퍼지는 겉모습이 닮아서 그런 것일까... 2012. 7. 7. 소서, 음탕(?)하게 놀아보자 소서, 음의 벡터를 따르라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한 남자가 머리 위 태양을 이고 걸어가고 있다. 땀은 비 오듯 하고 목은 갈증으로 쩍쩍 갈라지고 눈의 초점은 풀려간다. 피부는 시커멓게 익어버렸다. 애써 그늘을, 물을 구하려하지만, 이글거리는 태양만이 정수리 위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을 뿐. 이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글자가 ‘더울 서(暑)’다. ‘날 일(日)’과 ‘놈 자(者)’. 글자 안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뭔가는 없다. 그런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들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아! 이 남자 살았다. 그래, 아직 큰 더위는 아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절기 이름은 소서(小暑). 그런데 아까 그 장면을 ‘다시 보기’ 해보자. 이상하다. 이 무시무시한 더위에 예상치도 못하게 웬 비구름이 몰려온 .. 2012. 7. 7. 족삼리, 널 가만두지 않겠어 장수의 비밀, 족삼리류시성(감이당 연구원) 1844년 일본의 도쿄. 영대라는 다리의 개통식이 열렸다. 그러나 이날 최고의 화제를 모은 건 다리가 아니었다. 관심은 온통 한 가문의 세 커플에게로 쏠려 있었다. 이유인즉슨 이 커플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연세(!)는 자그마치 이러했다. “만평의 나이는 243세, 그의 처는 242세. 아들 만길의 나이는 196세, 만길의 처는 193세. 손자 만장의 나이는 151세, 만장의 처는 148세.” 평균연령 195.5세. 육십갑자를 세 번이나 돌고도 남을 나이다. 무슨 드라큘라들도 아니고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단 말인가. 당시에도 이게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개통식에 참석한 지체 높은 한 장군이 이들을 불러들인다. “어떻.. 2012. 7. 6. 이전 1 ··· 800 801 802 803 804 805 806 ··· 8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