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인문의역학! ▽/혈자리서당77 꽉 막힌 몸과 마음에 길을 뚫어주는 혈자리 - 지구혈 지구, 몸의 길을 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 내기 우리 집의 연례행사 중 최악의 행사는 단연 김장이다. 2박 3일 동안 200포기에 가까운 배추를 다듬어 절이고 씻고 양념하는 일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조카들 시험기간을 피하느라 12월 중순경에 김장을 했다. 날씨는 매섭게 추운데 시간을 못 맞춰서 절인 배추를 새벽에 씻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집에 돌아가서 감기몸살을 앓았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추워지기 전에 김장을 하자고 단단히 별렀다. 11월 말, 여섯 가족이 막내 여동생 집에 모였다. 날씨는 따뜻했다. 하지만 우리는 털 달린 장화, 기모고무장갑, 워머, 비닐 앞치마까지 모두 챙겨 입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웬걸? 배추와 무를 알아보러간 제부가 감감무소식이었다. 부.. 2013. 12. 19. 추운 겨울, 음정을 기르는 혈자리 - 삼음교 음정을 기르는 겨울, 삼음교를 만나세요 겨울철 혈자리 이야기를 써야 하는 데 뭘 써야 할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나 : “눈 내리는 추운 겨울 하면 뭐가 생각 나? 대설(大雪) 즈음에 사람들은 뭘 하지?” A : “음...따뜻한 생강차. 맞다! 나 엊그제 생강차 담갔어. 요즘 생강이 많이 나오잖아.” B : “요새 김장철이잖아...겨울엔 뭐니 뭐니 해도 배추 얼기 전에 김장해야지.” C : “우리 동네에서는 땅이 얼기 전에 집집마다 큰 구덩이를 파. 겨우내 먹을 감자랑 고구마, 무를 묻어 놓지. 김장독도 묻고.” 이야기는 어느새 각자 집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김장을 했는지, 김치 맛을 내는 비법이 무엇인지, 그러느라 얼마나 고된 노동을 했는지로 흘러간다. 한참 동안 .. 2013. 12. 12. 뻑뻑한 눈에 활력을! - 광명혈 눈에도 활력이 필요해 태양을 피하고 싶은 마음 내게 가장 낯선 액세서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글라스였다. 멋으로 많이들 쓴다고 하지만 밝은 세상을 놔두고 왜 시야를 어둡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선글라스가 유행을 할 때도, 외국에 나가거나 바닷가에 놀러갈 때도 구매 충동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고 보면 어릴 적부터 어두운 방 안에 있는 것보다 빛을 쬐는 것이 좋았다. 아무리 얼굴이 시커멓게 타도 햇빛이 부담스러운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열광했던 그 빛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몸의 감각이 예전과는 좀 달라졌다. 이를 테면, 아침에 일어날 때 빛에 바로 적응되지 않아 한참동안 화장실 벽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또 .. 2013. 12. 4. 속이 뒤집히는 고통! 멀미에는 중저혈을 눌러주세요 멀미의 명약, 중저(中渚) 멀미와 땜통 11살. 머리에 땜통이 생겼다. 반질반질한 속살이 조금씩 드러나더니 500원짜리 동전크기만큼 빠지기 시작했다. 한 개, 두 개, 세 개…. 2000원이 조금 넘게 될 무렵, 엄마가 나섰다. 최신의학의 기술을 찾아 시내로 향한 것이다. 시골에서 시내까진 버스로 2시간. 학교는 땡땡이. 나는 신이 났다. 흥부가에 나오는 운봉을 지나 큰 고개를 두서너 개나 넘어야 도착하는 시내. 하지만 이 위대한(?) 세계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몸져누웠다. 멀미였다. 시내에 있는 외갓집에 들어서자 엄마는 방에 이불을 덮고 한참을 누워있어야 했다. 하늘이 노랗고 천지가 빙빙 돌면서 헛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엄마가 방에 쓰러져 있는 사이, 나는 호랑이 같은 외할아버지의 눈을 피해 오락실로 .. 2013. 11. 28. 이전 1 2 3 4 5 6 7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