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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발 영화이야기16

[청량리발영화이야기] 우리에게 ‘사과’가 필요할 때 우리에게 ‘사과’가 필요할 때 시 Poetry(2010) | 감독 이창동 | 주연 윤정희 | 135분 | 15세 이상 영화는 개천에서 떠내려 오는 주검을 한 아이가 우연히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우리는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럴 때 스토리는 ‘누가, 왜 죽였는지’ 밝혀나가는 방식으로 대부분 전개된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관심 역시 대부분 그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어떻게, 어디서, 왜!!! 그러나 이 영화의 질문은 애초부터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서 중학생 손자와 함께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66세 미자(윤정희). 그녀가 '시'를 배우기 시작한 건 자신이 알츠하이머 초기임을 의심한 이후였다. 스스.. 2022. 12. 13.
[청량리발영화이야기]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 | 알랭 레네 감독 | 1959 시간이라는 공통분모와 ‘현재성’ 2차 세계대전, 일본이 항복하지 않자 미국은 1945년 8월 두 개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다. 역사상 최초로 일반시민 학살에 원자폭탄이 사용됐다. 그로부터 14년 후 1959년, 프랑스 여배우인 그녀는 세계평화 메시지를 위한 영화 촬영차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일본인 남자를 만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처음 와 본 히로시마에서 보낸 낯선 남자와 하룻밤. 그러나 그녀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잊고 있었던 ‘느베르’에서의 첫사랑 혹은 그의 죽음을 다시 떠올린다. 영화의 소재는 공교롭게 ‘사랑과 전쟁’ 속에 이뤄진 불륜이지만, 이건 제목처럼 부부클리닉 재현드라마가 아니다. 영화에 등.. 2022. 11. 16.
[청량리발영화이야기] #살아있다 #살아있다 |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감독 | 2019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시리아는 1946년 독립한다. 하지만 이집트와 연합국가 형태를 띠고 있다가, 1960년대 초 연합을 탈퇴하면서 여러 번의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고 결국 정권을 잡은 ‘알아사드’정부가 40년 넘게 부자세습과 독재정치로 시리아를 지배한다. 영화에서도 잠깐 나왔는데, 2011년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시민들의 무장투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독재 알아사드 정부를 타도하려는 군 출신들이 반군을 형성하여 대립하고, 주변의 아랍 국가들이 개입하면서 종파갈등으로까지 이어진다. 무슬림의 대부분은 수니파이고, 시아파는 10~15% 정도다. 그런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부는 대부분 시아파 출신들이다. .. 2022. 11. 8.
[청량리발영화이야기]영화를 '듣는다'는 것 영화를 '듣는다'는 것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 | 2016 M본부의 은 1993년에 시작됐으니, 그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영화소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요즘엔 ‘비디오’로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건 옛날 사람들이다. 반면 라디오는 매체의 특성상 영화에서 흘러 나왔던 음악을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1998년에 시작된 CBS의 은 영화음악 방송의 초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대세인 요즘 영화를 영상이 아닌 음악으로 소개하는 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이 20년 이상, 지금도 여전히 애청된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이 시간이 방송을 듣는 사람.. 2022.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