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나의 고전분투기36 공자의 정치학② - 지도자의 인격도야 공자의 정치학② - 지도자의 인격도야 공자의 정치학은 당시의 정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어떤 정치이론이든 그 당시의 역사적 조건이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원전 1100년경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周)나라는 정복전쟁에 참여한 왕족들과 개국공신들, 그리고 힘을 합해준 여러 부족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고 제후로 봉했다. 무왕과 함께 정복전쟁에 나섰던 강태공에게는 제나라를 주었고 아우 주공단에게는 노나라를 주는 식이었다. 이처럼, 건국초기에 주나라는 결혼 동맹을 포함한 혈연관계를 통해 제후국들과 결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세대가 거듭될수록 피도 묽어지고 상호협력의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그러니 천자로서 주(周)왕의 리더쉽도 초기만큼 유지 되지 않았고, 제후국끼리의 전쟁도 빈번하게 되었다. 공자.. 2016. 12. 1. 공자의 정치학① - 군주제의 민주화 공자의 정치학① - 군주제의 민주화 유가(儒家)의 정치철학을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일 것이다. 『대학』에 나오는 이 언명은 개인의 금욕적 수양을 통해 정치적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읽힌다. “성악설”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순자는 이러한 유가의 정치철학에 대해 “품성을 도야하는 방법은 들었지만, 국가를 통치하는 방법은 들은 일이 없다”고 했다. 개인의 인격도야와 국정은 별개의 문제이니 공자에게는 정치철학이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작금의 믿을 수 없는 정치스캔들을 생각한다면, 지도자의 높은 도덕성은 확실히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최고주권자로 뽑았다고 만사형통이 될까? 아마도 단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날카롭.. 2016. 11. 17. 안분(安分) - "자신을 바르게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구하지 않으니" 안분(安分)"자신을 바르게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구하지 않으니" 군자는 현재 자신의 자리에 맞게 처신하고, 그 밖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君子군자 素其位而行소기위이행 不願乎其外 불원호기외 이것은 중용 14장의 첫 구절로 자신의 자리를 편안히 여긴다는 안분(安分)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면 안분(安分)은 시대착오적인 말이다. 신분제사회를 정당화하는 철학적 언명이 바로 안분(安分) 아니겠는가? 나는 여자로 태어난 것을 너무도 원통하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엄마는 딸을 여섯이나 낳았고 끝내 아들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자매들에게는 행운이었다.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는 특별히 여자라고 차별을 받으며 자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떤 계기였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나는.. 2016. 11. 3. 『중용』에 「귀신」이 산다고?? - 귀신과 과학 귀신② - 귀신과 과학 옛사람들은 동, 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을 믿었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는 햅쌀밥을 하시는 날에는 꼭 “고시레”라고 낮게 외치시면서 흰쌀밥 몇 알을 주변에 뿌리시곤 하셨고 해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쑨 것을 집안 곳곳에 뿌리곤 하셨다. “고시레”를 하시는 것은 귀신에게 햅쌀밥을 주신 것을 감사드리는 것이고, 팥죽을 뿌리는 것은 잡귀를 쫓는 것이라고 하셨다. 팥죽은 마당 끝에 있는 화장실 벽에도 어김없이 뿌리셨는데, 나는 오히려 잡귀를 물리친다는 팥죽 자국이 더 무서웠다. 요즘에는 영화 속에서나 귀신을 볼 수 있고, 일상의 생활에서 귀신을 떠올리는 일은 제사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제사조차도 귀신께 드리는 것이라기보다 남겨진 가족들이 고인을 추억하는 자리다. 과학의 세례를 듬뿍.. 2016. 10. 20.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