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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장자』, 마이너리티의 향연14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4- 자유로운 삶이란?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4- 자유로운 삶이란?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 장자는 『소요유』 편에서 사물의 ‘쓸모’를 질문하는 혜시를 등장시킨다. 『장자』에 등장하는 혜시는 장자의 가까운 친구이지만, 늘 장자에게 한 수 배우는 캐릭터이다. 실제로 혜시는 언어와 이름의 본질을 파헤치는 명가(名家)이다. 한 언어 혹은 이름의 명목과 실질을 따지는데 에너지를 온통 소모하지만, 정작 이런 노력이 인식의 전환이나 해석의 전복으로 이어지지 않아 자칫 궤변론자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래서 장자에게 늘 한 소리를 듣는다. 물론 혜시는 우리가 넘보기 어려운 대학자이다. 저서가 수레 다섯 대에 가득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대학자 혜시조차 세상 사람들이 규정하는, 쓸모 있음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쓸모를.. 2017. 5. 18.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3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3- 두 번째 수칙, 벗어나는 자만이 존재를 바꾼다 대붕이 구만리까지 날아간 까닭은? 대붕은 왜 힘겹게 9만 리까지 날아올라 남녘 바다로 가려하는가? 남녘 바다에 무엇이 있기에 무릅쓰고 가는가? 매미와 비둘기가 그를 비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있는 힘껏 날아올라 느릅나무나 다목나무 [가지]에 머무르지만 때론 거기에도 이르지 못해서 땅바닥에 동댕이쳐진다. [그런데] 어째서 9만리나 올라가 남쪽으로 가려고 하는가?"교외의 들판에 나가는 사람은 세 끼니의 식사만으로 돌아와도 아직 배가 부르고,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하룻밤 걸려 곡식을 찧어야 하고,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 달 동안 식량을 모아야 한다. 그러니 이 조그만 날짐승들이 또한 어찌 알겠는가? 구만리까지 날아.. 2017. 5. 4.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2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두 번째 수칙, 벗어나는 자만이 존재를 바꾼다 무-질서한 말하기! 장자가 다스림이라는 제도, 인의라는 규범을 버리는 이유는 자신의 본성을 해치지 않으며, 온전히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 문제는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지만, 내편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와 에서는 느닷없이 하나의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를 흔들고 멈칫하게 하고 멍하게 만든다. 여기서 제시된 하나의 세계와 그 세계 내적 존재는 이 세상과는 사뭇 다르며,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그런 것이다. 그 세계는 유토피아(없는 공간)가 아니라 차라리 헤테로토피아(다른, 이질 공간)라 명명할 만한 세상이다. 우리의 질서를 교란하는 무-질서! 우리에겐 황당한 모습이요, 허튼소리로 느껴지지만, 장자에겐 그.. 2017. 4. 20.
장자,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첫 번째 수칙, 회의하는 자만이 존재를 바꾼다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가? 정치란 말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 정치가 정말 인간사회에 필요한가를 질문한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채 살았지만, 정치 자체가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본 적이 없다. 물론 진리니 도덕이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주입하는 모든 가치에 대해 그 기원을 의심하고 파헤치는 일을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내게 주어진 많은 가치를 거추장스럽고 답답하게 느끼며 살면서도 정작 그 가치들의 기원을 의심해보지 않았다. 원래부터 혹은 옛날부터 있었던 거니까, 세상이 당연하다고 하니까, 기꺼이 따를 따름이다. 어찌 보면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던 가치들이 내 삶에 필요한지, 정말 .. 2017.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