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生 모색 야생 여행기14 [공생모색야생여행기] 인류학, 타인의 삶이 아니라 나의 무지를 알아가는 공부 인류학, 타인의 삶이 아니라 나의 무지를 알아가는 공부 탁실라, 되찾은 인류의 기원 레비 스트로스의 열대 우림 방문은 종결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고향으로 돌아갈 일뿐이겠지요. 그런데 『슬픈 열대』의 마지막인 제9장의 배경은 그가 출발했던 장소 파리가 아니라 아시아입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마지막 장에서 두 곳의 장소를 선택해서 자신의 여행기를 마무리하는데요, 하나는 탁실라 유적이고 다른 하나는 미얀마 챠웅의 작은 불교사원입니다. 둘 다 산업문명을 싣고 질주하는 유럽이나 석기시대의 감성의 원시부족이 살아가는 장소가 아닙니다. 더 들어가면, 사실 이 장소들은 ‘아시아’라고도 할 수 없는데요. 탁실라는 고대 문명의 유적지이고 챠웅 사원 역시 정신없는 도시생활과는 거리를 둔 한적한 수련처이기 때문입니다. 우.. 2022. 1. 10. [공생모색야생여행기] 여행의 끝, 가장 멀지만 가장 가까운 그곳 여행의 끝, 가장 멀지만 가장 가까운 그곳 가장의 근심 카프카는 「가장의 근심」이라는 작품에서 대단히 독특한 하이브리드 한 놈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과거가 없고 미래가 없는 이 녀석의 이름은 오드라데크인데요.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 즉 영원히 사는 존재입니다. 녀석은 움직이는 모든 장소에서 불쾌하다는 취급을 받지요. 누구로부터? 바로 ‘가장’입니다. 아버지죠.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존재, 내 아들의 그리고 또 그 아들의 아버지가 될 가장은 오드라데크를 보며 소름끼치니까 어서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넌 이름이 뭐니?”라고 그에게 물을 것이다. “오드라테크”하고 그가 말한다. “넌 어디서 살지?” “정해지지 않은 집” 하고 말하면서 그는 웃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웃음은 폐를 가지고는 만.. 2021. 12. 27. [공생모색야생여행기] 열대의 사회계약론 『슬픈 열대』, 29장 남자·여자·족장 열대의 사회계약론 잃어버린 세계 레비 스트로스에게 ‘남비콰라족’은 앞으로의 인류학 연구의 방향을 결정하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과밀한 인구 때문에 제도적으로밖에는 관철될 수 없는 인간관계의 여러 형식을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식민화에 따른 수탈과 부족 간 경쟁 때문에 이미 쇠락의 길을 한참 내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열대의 가장 빈한한 무리들 중 하나로 보였습니다. 29장에서 레비 스트로스는 남비콰라족의 한 족장이 ‘아몬’이라고 불리는 천둥 폭풍에 끌려갔던 일을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보면 아몬에게 족장이 빼앗긴 것들을 알 수 있는데요. ‘목걸이, 팔찌, 귀고리, 그리고 허리띠’. 아이구 참, 이것이 족장이 가진 전부이니 다른 부족민들은 어떻겠.. 2021. 12. 6. [共生모색야생여행기] 문자를 거절하는 사회 문자를 거절하는 사회 남비콰라족, 길들여지지 않은 사고의 보고 열대의 가장 깊은 곳, 남비콰라족 방문은 인류학자로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은 레비 스트로스에게 두 가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지난 화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레비 스트로스는 ‘열대인’으로서 자신을 자각합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처럼 숲이라고 하는 광대무변한 자연의 힘을 맨몸(남비콰라족의 맨몸)으로 겪어야 하는 인류의 숙명에 유럽인인 그 자신도 예외일 수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인류학자로서 이 열대를 떠난 뒤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신화학 연구입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남비콰라족 마을에서 체류하면서 인류의 야생적 사고 방식을 탐구할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때의 ‘야생’이란 문명.. 2021. 11. 1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