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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

'오늘'을 살아가기 '오늘'을 살아가기 나의 의식은 결국 '기억'에 근거해 있게 마련이다. 모든 기억을 남김없이 지울 수 있다면, 의식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그건 매순간 살아가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현재 일어나는 일과 기억은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두 항과 같은 것이다. 문제는 지금, 여기를 살지 않고 '기억'에 따라 그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버리는 것이다. 해석하고는 곧장 기억장 안에 저장해 버린다. 지금, 여기, 오늘이 그렇게 사라지고 만다. 차라리 지금 여기의 사건을 토대로 기억를 재구성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라는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건 바로 그 매커니즘 속에서다. 오늘 겪은 그 일을 통해 거듭나는 매커니즘 말이다.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 2020. 3. 9.
Blur, [Modern life is rubbish] - 내 인생의 밴드 Top20 쯤 들어가는 밴드 블러 [Modern life is rubbish] - 내 인생의 밴드 Top20 오아시스의 오래된 팬으로서, 블러에 관해 말하자면, 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그 느낌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냥 지표상으로는 앨범 판매량에서도 밀리고, 챠트 순위들도 밀리는 감이 있고, 발매한 앨범의 종수에서도 밀리며, (거의 확신하는 바이지만) 팬 수에서도 아마 밀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건 말 그대로 지표, 결국엔 숫자에 관한 것이다. 내가 받은 그 '느낌'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니까 그 옛날(20년 전)부터 이쪽(블러)보다는 저쪽(오아시스)을 더 좋아한 것일 테지……. 다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어째서 이 밴드는 '죽이는데, 저 밴드는 '그다.. 2020. 3. 6.
[연암을만나다] 당신의 치열한 삶에 찬사를! 당신의 치열한 삶에 찬사를! 연암이 함양군 안의현에서 수령으로 일할 때였다. 어느 날 밤, 한 아전의 조카딸(이하 박녀朴女:박씨의 딸이라는 뜻 정도 된다)이 약을 먹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원인은 남편의 죽음이었다. 박녀는 남편이 죽자 곧바로 따라 죽을 결심을 했고, 남편의 삼년상을 다 치르고는 목숨을 끊었다. 나이 열아홉에 결혼했고, 남편은 반년도 못되어 죽었다. 그러니 그녀의 나이 겨우 스물 둘. 당시 조선에서는 사대부의 아내(마찬가지로 사대부 집안의 딸)는 재혼을 하지 못하는 풍습이 있었다. 재혼을 하더라도 두 번째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관직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니 연암의 말에 따르면, 그 ‘절개 풍습’은 일반 백성들에게 굳이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조선의.. 2020. 3. 5.
한무제, 제국의 여름을 보여주마! (1) 한무제, 제국의 여름을 보여주마!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무제(효무황제)다. 본명은 유철. 16세에 즉위하여 54년간 재위한 군주로 역사의 ‘역’자를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중국 한나라의 유명한 황제다. 그는 무엇으로 유명해진 것일까? 한나라의 차서는 문경지치의 태평성대라 불리는 봄을 딛고 여름으로 향한다. 무제가 유명해진 것은 그가 한나라의 여름, 이른바 전성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중국대륙에서 명멸했던 수많은 왕조의 전성기를 뒤로 하고, 유독 무제의 전성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제가 한나라의 여름을 이끌면서 보여준 강력한 황권중심의 리더십 때문이다. ‘황제라면 누구나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는 절대지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 2020.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