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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

<근대성 3부작>과 함께 읽기 좋을 책을 소개합니다!!

by 북드라망 2014. 6. 2.


<근대성 3부작>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고미숙의 근대성 3부작근대성을 탐구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삶의 비전을 탐구하려면 무엇보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적 기반 혹은 앎의 배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 때문이다.


<고미숙의 근대성 3부작> 『연애의 시대』에서 다루어졌던 변강쇠가가 담겨 있는 『한국 판소리 전집』, 『위생의 시대』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줄 『동의보감』을 한 권에 담아낸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근대 경성의 풍경을 "명랑"을 통해 바라본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근대 조선에서부터 '상품'의 역사를 알아보는 『상품의 시대』까지!!
고미숙 선생님의 <근대성 3부작>을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1. 한국 판소리 전집


신재효 지음. 서문당. 1996

총 6개의 판소리 마당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춘향가, 심청가 그리고 토별가는 짐작하시겠지만 「별주부전」입니다. 박타령은 「흥부전」이구요, 적벽가는 약간 낯설지만, 『삼국지연의』 속 적벽대전을 주제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변강쇠가!

“예, 나는 변서방인데 궁합을 잘 보기로 삼남에 유명하니, 마누라는 무슨 생이오.” “갑자생(甲子生)이오.” “예, 나는 임술생(壬戌生)이오. 천간으로 보거드면 갑은 양목(陽木)이요, 임은 양수(陽水)이니, 수생목(水生木)이 좋고, 납음으로 의논하면 임술계해대해수(壬戌癸亥大海水) 갑자을축해중금(甲子乙丑海中金) 금생수(金生水)가 더 좋으니, 아주 천생배필이오. 오늘 마침 기유일(己酉日) 음양부장(陰陽部將) 짝배자(配字)니 당일 행례하옵시다.” (268쪽)


처음 변강쇠가 옹녀와 길에서 마주친 후, 자신이 궁합을 잘 본다며 작업을 거는 장면입니다. 태어난 연도(띠)로도 궁합을 맞춰보니 좋고, 납음으로도 맞춰보아도 더 좋다며 천생연분임을 강조하지요. 게다가 ‘음양부장’은 결혼하기 좋은 날짜를 의미하는데, 오늘이 딱 좋다며 부부의 연을 맺자는 변강쇠! 물론 옹녀도 그의 청을 수락하지요. 그 외에도 병명과 맥(脈)에 대해서도 상세히 나오므로, 의역학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더욱 재미있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연애의 시대』를 읽으셨거나, 읽으실 예정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2. 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김남일, 여인석, 신동원 지음. 들녘.1999

『동의보감』을 읽어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나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위생의 시대』를 읽었거나, 혹은 읽을 예정이신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네요. 『동의보감』 의 목차를 따라가며 설명이 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동의보감』은 소수의 한의학 종사자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것은 조선시대의 양생, 신체, 질병의 문화를 해독하는 열쇠이다. 이 책 안에 담긴 각종 신체 부위, 그곳에 생긴 질병,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과 약물들은 17세기 조선시대의 체취를 물씬 풍긴다. 이보다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문화사, 생활사 책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많은 내용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동의보감』은 단지 박제된 시대의 유물이 아니다. 의학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양생 부분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동의보감』의 양생론은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줄 수 있는 훌륭한 지침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책을 펴내며」 중)


『동의보감』 어떻게 우리와 만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 책에 수록된 『동의보감』의 서문도 꼭 읽어보시길!



3.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소래섭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11

‘명랑’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는 않지만, 기분이 밝다거나 경쾌하다라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집중적으로 사용되던 시기가 있더군요. 1930년대에도 ‘명랑화’라는 표현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명랑’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명랑’과는 조금 다릅니다.

‘명랑’(明朗)은 한자어이고 당나라때 문헌인 『진서』(晋書) 등에서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된 말로 보인다. 중국어에서 명랑은 날씨, 성격, 상태를 가리키는 세 가지 용례로 쓰였다. 그런데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1930년대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주로 날씨를 가리키는 말로만 사용되었고, 일본에서는 밝은 성격이나 감정, 또는 맑고 투명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만 사용되었다.


…… 실제로 명랑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이며, 특히 총독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이때의 명랑이란 ‘밝고 깨끗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명랑화’라는 형태로 사용되었다.  (42쪽)


총독부에서 ‘도시 명랑화’라는 목표 아래 ‘오물소제규칙’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위생의 시대』에도 ‘똥’을 눈앞에서 치워버리고자 했던 혁신운동이 있었는데요, 1930년대 경성에서도 마찬가지였네요. 이러한 ‘명랑화’ 계획을 통해 ‘모범인간’이 탄생하고, 각종 매체와 오락물에 대한 검열이 강화되었다는 점~ 낯설지 않습니다그려. ^^


1932년 잡지 『신동아』에서 창간 1주년 맞이 출세 비결 10개조를 응모한 내용도 있는데, ‘출세 비결 10개조’를 읽고 정말 빵 터졌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만나보실래요?


1. 먼저 미국 가서 3~4년 있다 오라.
2. 돈은 반드시 언론기관에 쓰라.
3. 기자와 교제를 자주 하고 간간이 술잔이나 먹이라.
4. 명사 좌담회에는 청하지 않아도 가라.
5. 회장, 위원장, 사장 운동을 맹렬히 하라.
6. 무슨 집회든지 발기인에 들라.
7. 어떤 사변이 생기는 끝에는 반드시 좇아가서 기자 앞에서 강삼담을 말하라.
8. 반드시 며칠 동안 자원해서라도 유치장에 들어가라(말할 때는 이것을 경험담으로 해야 한다).
9. 구제회 같은 데는 반드시 자기가 돈 내는 것을 세상에 알리라.
10. 남 앞에서는 반드시 사회외 민족을 논하라.


이렇게 하면 너는 벌써 출세한 자가 된다. (120쪽)



4. 상품의 시대


권창규 지음. 민음사. 2014

이 책은 ‘소비자의 탄생’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근대 한국에서 광고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볼 수 있지요.

사람들은 광고 속에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나는 굳이 버스의 뒤를 보지 않으려, 그 얄미운 버스 뒤에서 광고를 낸 어떤 상품의 이름 하나를 기억해야 할 의무를 가지지 않으려 다른 데로 눈을 피한다.” 이태준의 자전적 단편 소설 「장마」(1937)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설 속에 나타난 광고 홍수는 서울 도심부의 풍경이지만, 도시를 필두로 해서 상품과 상업주의는 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거리나 상점의 포스터를 비롯해 백화점, 박람회 구경, 영화 관람 같은 각종 볼거리의 형태로 조직된 유희와 감각의 이벤트에 노출되어 있었다.


신문과 잡지에도 볼거리들이 넘쳐났다. 인쇄 기술이 발달하고 신문사나 잡지사가 전문 인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매체에 보도 사진과 화보가 많이 실렸다. 광고도 늘어났다. “요사이 우리의 눈을 현혹케 하는 신문 잡지의 광고는 참으로 근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반갑지 않은 아들”이며, …… 신문이 “기사 절반, 광고 절반”이고, “광고가 3분의 2쯤이나 되어 보이는 조간”도 있다고 했다. (40~41쪽)


요즘 어딜 가도 광고에 둘러싸여있는데, 1930년대에도 광고가 무지막지했나봅니다. 신분사회가 무너지면서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고, 할 수 있는 시대로 변해가던 과정이었던 그때. 물건을 필요하도록 느끼게 만들고, 그것을 기억해서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던 ‘광고’가 지금 우리 삶에 뿌리내리게 된 그 현장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광고는 개인의 행복과 쾌감을 자극하고, 때로는 국가적 요구를 과감히 활용했다. 근대적 건강의 가치는 상품화되어 생활의 물질과 의식을 구성했다. 우등과 우성의 ‘은유’로서의 건강의 의미망은 확고해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광고가 지향한 몸은 따로 있는바, 바로 자본주의적인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육체이다. 이에 따라 몸 관련 산업은 다양하게 분화되어 왔다. 피부와 미용, 다이어트, 성형, 헬스, 식품 산업이 발달해 왔고 이들을 충족하느라 몸들은 끊임없이 측정되고 평가되고 관리되어 왔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육체가 통제되어 생산 체제로 편입되는 것을 대가로 치음으로써만, 인구 현상이 경제 과정에 맞추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만 보장될 수 있었을 뿐이다.” 미셸 푸코가 『성의 역사』에서 한 말이다. 몸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하는 창조물이자 성취물이 되었다. 근대 광고 속 건강인들은 취향이며 계급이자 노동력이며 전투력의 기호로서 몸이 발견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00~201쪽)


독자님들, 이 밖에도 <근대성 3부작>을 읽으며 함께 읽기 좋은 책이 더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한국 판소리 전집 - 10점
신재효 지음/서문당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 10점
신동원.김남일.여인석 지음/들녘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 10점
소래섭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상품의 시대 - 10점
권창규 지음/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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