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럽지 않은 반전과 스릴, 『비밀』과 『몬스터』
뇌로 하는 과학수사의 진맛?!
시미즈 레이코는 수려한 그림체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제가 중고딩 시절에 만화방에서 주로 읽었던 만화 중 하나가 『월광천녀』와 『달의 아이』였지요. 용돈으로 사기에는 책의 권수가 많아서 주로 빌려보거나 만화방에서 읽고 가거나 했었습니다. 장르로 치자면 SF 판타지 로맨스 스릴러물 정도가 될까요. '달'에 관련된 신화와 SF가 잘 버무려졌습니다. (지금은 절판이라 구하기 어렵지만, 명작입니다.ㅠㅠb) 특히 『월광천녀』는 장기 이식을 하기 위해 유명인들이 자신의 유전자 복제인간을 만들었는데, 이 복제인간과 본체 중 어떤 쪽을 진짜라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철학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지요. 그 이후 영화 <아일랜드>를 보며, 『월광천녀』를 떠올렸었답니다.
여튼 이렇듯 유명한 시미즈 레이코의 신작인 『비밀』은 죽은 사람의 뇌를 통해 수사를 하는, 독특한 수사집단 제 9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드로 예를 들자면 <크리미널 마인드>나 <CSI>처럼 주로 범죄에 대한 조사를 하는 내용인 셈이지요. 하지만 범인이 죽기 직전의 상황을 비디오를 보듯 볼 수 있다는 점, 영상만 있고 소리는 없다는 점이 다른 수사와는 다른 방식입니다. 또한 뇌는 사람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저장되기 때문에, 왜곡되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사진과 뇌에서 다르게 보이는 것이지요. 우리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 아니 완전한 기억이란 '상상'일 뿐이라는 점을 오히려 드러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9과의 수사는 늘 위험합니다. 다른 사람의 뇌를 본다는 것이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거든요. 오히려 극도의 분노상태 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9과에서 근무를 하다 종종 정신을 놓아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넘겨버리게 되면요. 흠흠;; 『비밀』에서 가장 중요한 비밀을 쥐고 있는 인물이자 주인공인 마키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비밀, 죽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비밀이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볼 수 있는 이 작품은, 13년의 연재를 마치고 최근에 완결되었습니다. 영화화된다는 풍문도 있더라구요. 평범하지 않은 수사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작품, 권해드립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괴물이란 무엇인가
『20세기 소년』의 작가인 우라사와 나오키! 이 작가의 작품을 저도 꽤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20세기 소년』을 비롯하여 『플루토』, 『마스터 키튼』, 『Happy!』를 본 것 같네요. 물론 최근작인 『빌리 배트』는 초반 몇 권만 읽었습니다만...『빌리 배트』는 만화를 그리면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소재가 독특했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공포영화 역시 만화를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되는 내용이라는 광고를 보았는데, 그때 『빌리 배트』가 떠올랐지요. 오늘 소개하고 싶은 『몬스터』는 한 외과의사가 살린 아이가 알고보니 엄청난 '몬스터'였다는 내용입니다.
의사(닥터 텐마)는 자신이 살린 아이(요한)가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알고, 자신이 그 아이를 직접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은폐되었던 거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흔히 "인간이라면 마땅히 살인해서는 안 된다"라는 덕목(?)을 몸에 익히게 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떨까요? 인간을 죽이는 데 죄책감이 없다고 해서 그는 인간이 아닌 것일까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긴장감을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몬스터』를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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