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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고미숙 선생님과의 티타임,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그리고 <욘&무>

by 북드라망 2013. 8. 19.


북드라망 식구들, 주말에 뭐했지?



편집자 k '우리' 안의 구봉서와 배삼룡



이번주 토요일은 교보문고와 함께 진행했던 '인문학 에스프레소' 이벤트로 고미숙 선생님(이하 곰샘)과 독자님들의 티타임이 있었던 날. 운을 시험해보고자 이벤트에 응모해 보았으나 (당연히) 꽝;; 그냥 주최측으로 참가. 초대 독자님은 열 분, 어찌어찌하더니 당일 오시기로 하신 분은 일곱 분, 진짜 오신 분은 다섯 분! 연락두절이셨던 독자님, 주말 잘 보내셨지요? 독자처럼 슬쩍 껴서 (진짜 독자님께) 과도한 리액션을 지적받으며 알찬 한 시간 반을 보냈으나 언제나 중요한 이야기들, 선생님의 주옥같은 말씀은 한귀로 흘려버리고 제일 웃기고 쇼킹한 이야기만 기억하는 저란 여자.


베어하우스에서 진행된 독자와의 티타임은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진행되었습니다. ^^


오늘 머릿속에 남은 이야기는 선생님의 흑역사(?) 같지만 반전과 웃음으로 승화된 곰샘의 여고생(여중생이었나? 그..그럼 그냥 학생) 시절. 이후부터는 선생님의 증언. "나는 그때도 지금처럼 인상이 좋지 않았다. 특히 선생님들 앞에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쳐다볼 때도 눈을 이렇게(가늘게 째려보는 듯한) 뜨고 봤고... 공부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좋은 소리만 적어주는) 행동발달사항에는 '성적은 우수하나 사회성이 떨어지며...'라고 적히기 일쑤였고 단적으로 삼년 내내 사회성 항목은 '다'(가나다 순의 그)였다. 그러니 선생님들 눈에 난 항상 친구도 없이 공부만 잘하는 애였는데 반장선거를 했는데 완전 몰표가 나온 것. 내가 날 찍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그때 후보가 나와 내가 추천한 애 둘이었는데 나만 그 애를 찍고 나머진 전부 나를 찍은 것. 이 일로 선생님들은 모두 멘붕. 사실 난 반 애들 전체와 다 친했다. 당시 최고의 개그맨 콤비는 구봉서&배삼룡이었는데 난 그들의 만담을 녹음한 걸 몇번이고 들으며 반 아이들한테 가서 그대로 흉내를 내며 들려주곤 했고..."



아, 구봉서, 배삼룡 선생님,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곰샘께 일찌감치 유머의 은총을 내려주셔서요. 이번 주말은 제 맘속의 '구배' 콤비가 샘의 맘속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므흣한 시간. 아, 곰샘 지난번엔 저를 하지정맥류로 보내버리시더니... 무...물론 이날 티타임에선 글쓰기와 지성, 대학의 죽음과 청년들의 역할, 삶과 앎의 간극... 이런 이야기가 메인이었음을 늦었지만 알려드립니다. 흠흠.



살림꾼 Y가 본 영화 <더 테러 라이브>




8월의 극장가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하정우의 <더 테러 라이브>가 영화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세상흐름에 맞게 저도 이 두 영화를 다 관람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편이라도 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 <더 테러 라이브>를 관람했습니다.(물론 하정우를 조아라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선택이긴 하지만요...)


이 영화는 하정우의 전작 <베를린>보다 훨씬 시나리오가 짜임새가 있어서 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베를린>을 어찌나 재미없게 봤는지 이 영화 이후 하정우를 한동안 놓았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하정우’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영화라서(기사에서들 보셨겠지만 하정우 혼자 이야기의 대부분을 이끌어 간다고 볼 수 있거든요) 좋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정우를 좋아하신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영화입니다^^)



하지만 별 5개 중, 별 4개를 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영화의 중반부를 지나면서부터는 이야기가 조금 루즈하게 이어져서 지루함을 느꼈어요. 영화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범인에 대한 정체도 그렇고, 엔딩도 너무 뻔한 스토리로 끝내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전 개인적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해피엔딩을 선호하기 때문에 요렇게 말씀드린 거니 오해는 마시길..ㅎ)


살림꾼 Y의 별점은요? ★★★★☆



마케터 M 더울때 읽는 이토 준지의 <욘&무>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는 대개 고양이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지기 마련. 물론 사람들이 고양이들의 시중(!)을 드는 고생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고양이 만화를 읽는 사람들은 이러한 기대를 갖고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오른쪽 컷 먼저 보시고, 왼쪽 컷을 보셔요. (물론 왼쪽 먼저 보셨겠지만 ㅠㅠ)


이토 준지는 <소용돌이>, <토미에> 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만화가이다. 그런 작가가 고양이 만화를 그린다니! 이토 준지 스타일의 눈동자 없는 표정이며, 공포감을 조성하는 긴장감이 의외로 고양이들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유머러스하기까지! ^^ 이토 준지의 만화가 너무 무서워서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분들도 의외로 덜 무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위의 장면에서 묘사한 뒷모습을 자세히 비교해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테이블 위까지 굉장히 디테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양이들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공포 만화의 한 컷 못지 않은 포스를 내뿜는다. 어쩐지 <욘&무>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런 무서운 표정과 상황을 잘 살려내는 작가만의 센스때문일지도.



마케터 M의 별점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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