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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왕초보 사주명리

[왕초보 사주명리] 현실에 펼쳐지는 세계 12간지

by 북드라망 2011. 12. 6.
지지를 알아보자!! Gee Gee Gee Gee baby baby;;;

편집부 몌미

저는 어려서부터 참 무던한 아이였습니다. 직접적으로 (감정적이든 신체적이든 간에) 저를 다치지만 않게 한다면 저에게 그 일은 아무 일도 아니었습니다. 지구가 똑바로 서 있는 게 아니고 약간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랬구나……, 그런 것이었구나 하고 말았지요. 자전축이 똑바로 서 있었다면 위도에 따라서 춥거나 더운 날씨만 계속됐을 것이라고 해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태어날 때 기후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자전축이 안 기울어져 있어 추운 데서 태어나든, 더운 데서 나든 태어난 대로 어떻게든 살았겠거니 싶어서요. 그땐 자전축의 기울기가 저한테 무슨 의미랴 싶었으나 이제 보니 제 팔자가 이리 된 것이 모두 자전축 때문이었더라구요. 뭔 말인고 하니, 잠시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천간과 다르게 지지는 12개다. 이것은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자전축이 똑바로 서 있지 않기 때문에 태양에너지는 균등하게 오지 않는다. … 또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공전하면서 지구와 태양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거리가 멀어질 때는 지구에 겨울이 찾아오고 가까워지면 여름이 된다. 하지만 가까워졌다고 지구가 곧바로 뜨거워지는 것이 아니다.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지구가 축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즉, 천간과 지지 사이에는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 천간과 지지 사이의 엇갈림은 인간사에서도 드러난다. 천간은 정신세계를 지지는 현실세계를 의미한다. 천간이 무형의 세계라면 지지는 유형의 세계다. 하지만 이 무형과 유형의 세계 사이에는 늘 시간차가 존재한다. 마음먹은 일이 곧장 현실이 되지 못하는 이치다.”

─류시성·손영달 지음,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 166~167쪽

오늘 설명드릴 지지(地支)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이렇게 열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간이 열 글자로 되어 있었던 것 기억하시지요(기억 안 나시면 이리로☞)? 12와 10, 딱 봐도 짝이 안 맞습니다. 이 불균형으로 인해 지구도 기울어지고, 천간과 지지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팔자도 고르지 못하고 굴곡이 있게 되기 마련입니다(사주팔자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다음 글을 참고해 주셔요☞). 몸에서는 병으로 드러나고, 삶에서는 사건&사고로 나타나지요. 그럼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지지]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한번 천천히 확인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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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간지 중 최고 간지 소간지!'라는 포인트에서 재미를 느끼려면, 우리는 12간지에 관해 알고 있어야겠죠잉~? ^^*

 자(子)  

저는 쥐를 정말 싫어합니다. 웬만한 털짐승은 마다하지 않는 저지만 정말 쥐만큼은……. 그런 저이나 알고 보니 제 일지(日支)가 바로 쥐, 그러니까 ‘자’였더군요, 흑. ‘자’는 방향으로는 정북방(正北方)에 해당하는데요, 정방에 위치한 만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때문에 도화살에도 해당한다고 합니다. 아마 제 생각에 쥐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잡으려고 시선을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만(죄..죄송합니다. 쥐한테는 좋은 마음이 안 들어서;;;).
 
자시(子時)는 밤 11시 30분부터 오전 1시 30분, 자월(子月)은 음력 11월. 각각 하루와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간이자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자는 새로운 시작이나 생명을 간직하고 있는 씨앗에 비유되기도 하고,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쥐의 생명력(이라고 쓰고 번식력이라고 읽습니다)은 어마어마하지요(아악~!!). 물의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예민하고, 음적인 기운을 타서 은밀하고 감추는 것이 많으며,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노력하는 것 역시 ‘자’의 성향이라고 『갑자서당』 169쪽에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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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의 달인, (다람)쥐…. 쥐 사진 찾기가 고통스러워서 대신 다람쥐를;;; 먹을 것을 ‘비밀스럽게도’ 입안에 잘 숨깁니다.^^

 축(丑) 

‘축의 일생’을 보여 준 영화, 「워낭소리」. 다들 보셨나 모르겠네요. 소의 평균 수명 15년을 훌쩍 넘긴 마흔 살 소가 결국 죽었을 때 어찌나 펑펑 울었던지…흑. 축은 오행으로는 토에 해당하는데요, 평생 흙[土]에서 일을 하는 소를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듯하네요(일단 부지런함은 먹고 들어갑니다~!). 혹시 그런 장면 보셨을랑가 모르겠네요. 시골길에서 소달구지 뒤를 속 터져 하며 따라가는 자동차를요. 앞질러 갈 수도 없고 아무리 경적을 울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속도에만 맞춰 고집스럽게 걸어가는 소. 네, 그래서 ‘축’을 가진 사람은 우직하고 또 고집스럽습니다.

하지만 소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데요, 아마 중화나 포용을 뜻하는 토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어렸을 적에 저는 틈만 나면 뒷집으로 소를 보러 다녔습니다. 그럴 때면 저희 할머니가 절대 소 우리 안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는데요, 소를 자극해서 자칫 소뿔에 받히면 그냥…. 그래서 미친소는 무서운 거랍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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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하트 무늬를 박고 태어난 송아지. 미치지 말고 잘 커주렴!!

  (寅) 

호랑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저에게는) 시베리아(물론 벵골호랑이도 있습니다만;;;), 하얀 설원에 찍힌 대문짝만 한 호랑이 발자국……인데, 사주명리에서의 호랑이는 봄을 뜻합니다. 이제 막 시작되는 봄, 그래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춘(立春)이 인월(寅月)에 들어 있습니다.
 
호랑이는 오행상 목에 속합니다. 민간신앙에서 호랑이를 산신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우리 민화에 보면 호랑이 옆에는 꼭 까치가 함께 있지 않습니까? 까치가 바로 산신의 메신저라고 합니다. 온 마을을 돌면서 산신한테 와서 ‘삼돌이는 마음씨 착한 효자니까 잘 좀 봐주고, 뒷집 사는 칠성이는 성질이 개차반이니까 담에 산에 오면 콱 물어 버려욧’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나무가 많은 산의 신령인 호랑이, 그래서 호랑이는 나무입니다(막 갖다붙이고 있습니다, 죄...죄송합니다;;;).

호랑이는 아시다시피 용맹스럽고 신출귀몰함이 특징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호피를 위해 대대적인 호랑이 사냥이 시작되고, 또 한국전쟁으로 휴전선이 생기기 전에는 태백산맥을 따라 호랑이들이 한반도와 만주벌판을 오갔을 만큼 활동성이 큰 동물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사주에서 ‘인’은 역마살에 배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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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spring)처럼 꼬리로 팡팡 뛰어다니는 호랑이, 티거. 호랑이가 봄의 기운이라는 걸 디즈니도 알았던 것일까요?;;

 묘(卯)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물 토끼!!! ‘묘’가 토끼인 것은 다들 아시지요? 정동쪽에 해당하는 ‘묘’ 역시 ‘자’처럼 도화살에 해당하는데요. 토끼는 정말 한 떨기 꽃처럼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정말정말 예쁩니다. 인월이 시작되는 봄이라면 묘월(卯月)은 봄의 절정입니다. 그래서 사방이 봄의 경지에 이르렀기에 사람들을 홀리게 되는 진정한 도화의 계절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 하지 아니 하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토끼지만 예민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먹이사슬 구조상 가장 하위에 속한 동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기심을 보입니다. 경계심도 강하구요. 사주에 묘를 가진 사람도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번 친해지면 모든 것을 줄 정도로 마음을 풀어” 버리는 것도 ‘묘’의 특징이라고 합니다(『갑자서당』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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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풀어 버리고 무방비 상태로 쉬고 자는 저희 집 장묘(長,卯) 봉식입니다;;;. 

  (辰) 

자-축-인-묘를 지나 ‘진’의 차례가 왔습니다. 잠깐 복습도 하고 살짝 예습도 하고 그럴게요. 자는 수, 축은 토, 인과 묘는 목, 진은 토인데요, 그럼 진 뒤에 오는 ‘사’(巳)는 목․화․토․금․수 오행 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정답은 화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고 하니 수 기운에서 목 기운으로 전환될 때 그리고 목 기운에서 화 기운으로 넘어갈 때 그 사이에서 기운들이 잘 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운이 토 기운들입니다. 토는 중재의 귀재거든요. 이런 식으로라면 사 뒤의 ‘오’(午)도 화에 속하게 되겠죠? 그리고 사, 오 이렇게 화의 기운이 다 했으니 이젠 토의 기운 ‘미’(未)가 올 차례이고, 다음은 금의 기운인 ‘신’(申)과 ‘유’(酉), 다시 토인 ‘술’(戌)이 다음에는 물의 기운인 해(亥), 그리고 다시 자-축-인-묘…가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오행에서 화(火)는 화려함을 상징하는데, ‘진’은 다가올 불의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청명과 곡우가 들어 있는 진월(辰月)에는 촉촉한 봄비가 내려서 곡식을 자라게 하고, 아침 7시 반에서 9시 반에 해당하는 진시(辰時)에 대개의 사람들은 자고 일어난 부수수한 모습을 버리고 환골탈태하여 직장으로 향하지요. 모두 ‘진’의 힘이구요. ‘진’은 축과 함께 명예살에 해당합니다. 용처럼 자존심이 강하고 원리원칙을 중시한다고 하네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간혹 ‘호랑이 머리를 한강에 담그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는데요. 이는 비를 주관하는 용왕을 달래서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비와 관련되어 있지만 ‘진’은 수가 아니라 ‘토’라는 거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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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내리게 하는 용왕(?)님. 세종 때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부른 노래가 「용비어천가」입니다(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巳) 

뱀을 뜻하는 ‘사’는 양기의 상징입니다. 이 넘치는 양기가 화(禍)가 되어 뱀은 보양탕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흑.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조를 보면 경기관찰사 윤금손이 전교(왕의 명령)에 따라 뱀 한 상자를 바친 기록이 있는데요. 무시무시하게도 그 다음에는 “날마다 바치라”는 전교가 떨어집니다. 그 이후의 일은 알 수 없지만 왕이 왕이다 보니 엉뚱한 데 쓰지 않았을까 염려되네요, 흑. 양기가 넘치다 보니 발이 없어도 잘 다닙니다. 잘 돌아다니다 보니 역마살에 배속되었고, 자유분방하며 남의 간섭을 받는 걸 싫어한다고 합니다.
 
오전 9시 반부터 11시 반까지가 사시(巳時)에 해당하는데요, 저희 할머니는 새벽 같이 일어나 아침을 알려야 하는 닭(저 닭띠거든요)이 이 시간에 태어났으니 뭐 얻어먹을 것이 있겠냐면서 혀를 차셨었더랬지만 제가 의역학 공부를 하기 전 간혹 뵈었던 인사동 사주아저씨는 이 시간 덕으로 제가 먹고 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어쨌든 이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일을 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우리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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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합성이겠죠? 진짜 꽃뱀이네요.;;; 火 기운, 花 기운, 禍 기운을 모두 갖춘 것이 ‘사’인 것 같습니다.;;

※ 지지의 나머지 여섯글자는 다음 시간에 포스팅될 예정입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 - 10점
류시성.손영달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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