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만우절 특사(?), 북드라망 출간 예정 도서!

by 북드라망 2013. 4. 1.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만우절은 장난이나 거짓말을 해도 허허허~하고 웃으며 넘어가는 날로 알려져 있죠. 만우절을 딱히 챙기거나 하진 않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이런 날은 뭔가 오프닝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네요. 후후~ 그런데, 오늘이 만우절이라 오늘 포스팅이 ‘뻥’이 아닐까 생각하신다면? 그건 아니됩니다. 오늘은 상반기에 출간 예정인 책 세 권을 소개할 예정인데요, 월요일이 그냥 4월 1일인 것뿐…특별한 의도가 없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  


만우절 기념은 이 사진 한 장으로~




4월


활보 활보: 초보 장애인활동보조의 좌충우돌 분투기

‘장애인 활동보조’라는 직업을 아시는지. 줄여서 ‘활보’라고도 한다. 이 책은 ‘활보’인 저자가 활동보조를 하는 제이(j), 에쓰(s)와 활보(闊步)하며 생긴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활보라는 직업을 갖기까지 ‘문자의 세계’에서만 놀았던 저자가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못하는 일을 대신해 주는 게 아닌 두 개의 신체가 한 몸이 되어 만들어 내는 새로운 활동”을 하게 되며 발견하게 된 ‘다른’ 삶은 독자들에게도 더 크고 힘차게 걸을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드·디·어 나옵니다! 지난 해 북드라망 블로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활보 활보』가 4월 중순에 여러분과 만날 예정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것처럼 제이와 정경미 선생님의 인터뷰도 수록되었고, 내용과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펼쳐서 읽어도 좋을 이 책! 정경미 선생님의 글을 미리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고전 톡톡』도 권해드립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관한 이런 소개가 있더라구요.


당신은 얼마나 멀리 친구를 찾아갈 수 있는가. 사마천은 중국 고대 2,000년의 역사를 헤매 다니며 친구를 찾았다. 세상에 잊혀진 무수한 존재들을 지금 이곳의 생생한 삶으로 되살렸다. 당신은 얼마 동안 친구를 기다릴 수 있는가. 사마천은 이 책을 써 놓고 2,000년 동안 당신을 기다렸다. 당신이 문득 이 책을 알아봐 주기를! 그래서 비로소 당신이 고귀해질 수 있기를!


―정경미, 『고전 톡톡』, 「우리 시대에 던지는 우정의 빛」, 197쪽


눈치 채셨겠지만(하하!) “당신이 문득 이 책을 알아봐 주기를!”이라는 문장에 확 꽂혀서 인용해보았습니다. 이 인용문처럼 『활보 활보』가 여러분과 찐~하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5월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조선 후기 문체반정의 어이없는 희생양, 이옥(李鈺). ‘정’(情)의, ‘정’을 위한, ‘정’에 의한 문장을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타락한 선비로 지목되어 반성문에, 군역도 지고 벼슬길까지 막혔던 비운의 문장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고 또 씀으로써 ‘옥’같이 살아남은 그의 글을 통해 18세기 조선의 소수적 언어와 글쓰기를 만날 수 있다.


<성균관 스캔들>을 볼 때에는 정조가 탕평책 얘기하는 것만 부각되어서, ‘문체반정(文體反正)’이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또 약간 의외입니다. '성스'에서는 안경도 쓰고, 새로운 것들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문체반정은 연암의 『열하일기』와 같은 새로운 문장(소품문이라고 합니다)을 쓰지 못하게 하고, 기존 고문(古文)을 본받아야 한다는 정조의 입장을 강하게 표명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옥입니다.


이옥은 성균관 유생시절, 정조에게 문체를 지적당해 벌로 사륙문 50수를 지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또, 정조는 이옥의 문체를 문제삼아 군대에 보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고난 속에서도 이옥은 초시에 응시해서 수석을 차지하지만 이것을 본 정조, 수석을 취소시킵니다. 성균관의 일개 유생이었던 이옥은 결국 과거를 포기하지요. 정조랑 무슨 악연이길래 싶기도 하고, 운도 지지리도 없구나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글을 잘 썼기에 정조가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정조 입장에서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이옥이 괘씸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이옥은 18세기의 기라성 같은 지식인들 틈에서 이름 없이 살다가 소리 없이 세상을 떠났다. 문체반정의 희생양이었지만 뭐 그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것도 아니고, 정조에 맞서서 거창하게 영웅적으로 저항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부정하는 용기’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 그의 글은 한없이 사소한 것을 다뤘지만, 그의 글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

부정의 용기, 세계의 다양함을 꿰뚫는 민감한 눈, 그 다양함에 취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감수성. 이옥은 이 세 가지를 갖고 세상에 저항했다. 가장 조용한, 가장 정적인, 하지만 가장 강렬한 저항.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을 둘러싼 벽에 틈을 만들기! 이옥의 소품문은 세상에서 가장 끈질기고 즐거운 저항의 방식을 보여준다.


―윤세진, 『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182쪽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정조에게 핍박받은 이옥의 글이 200년이 넘는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지금 우리와 만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인연의 끈을 놓치지 마시고, 이옥의 삶과 글 속으로 빠져 보아요! ^^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전부였던 이옥! 그의 글 속으로 함께 빠져들어 봅시다!



6월


다산과 연암,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삶과 사상과 시대가 어우러진 퓨전지성사! 조선 후기 지성계의 ‘스타’라고 해도 좋을 두 사람, 바로 연암과 다산. 물처럼 유연하고 톡톡 튀는 독창성을 가졌던 연암과 불처럼 세상을 밝히고자 했던 정약용, 이들은 서울 사대문 안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대에 살며 같은 친구들과 교유하면서도 정작 둘은 만나지도 서로를 언급하지도 않은 미스터리를 남겼다. 저자와 함께 이를 풀어 가면 연암과 다산의 차이가 빚어낸 조선 후기 지식의 유형이 새롭게 드러날 것이다.


이 책과 관련된 몇 개의 예고편이 있습니다. 최근에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의 강의가 진행되었구요, 『인물 톡톡』에 나오는 부록 「라이벌 혹은 짝」에서 연암과 다산을 함께 살펴보기도 했었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과 만나게 됩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고미숙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평행선의 운명을 아는가? 두 선분은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 다만 서로 바라보며 자신의 길을 갈 뿐. 하지만 그들은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 평행선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절대 헤어질 수도 없는 기이한 운명! 아, 연암과 다산은 마치 평행선처럼 나란히 한 시대를 가로지른 것인가?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402쪽


세대 차이는 있지만 “정조시대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인 두 사람, 문체반정 때에는 양 극단에서 맞섰던 두 사람. 그리 넓지 않은 한양 땅에서 적어도 한 번은 옷깃이 스쳤을 법한 두 사람. (다산은 연암의 절친인 박제가, 이덕무, 정철조 등과 직간접으로 교류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왜 서로에 대해 침묵했을까요?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결코 몰랐을 리가 없는데도 말이죠!  이 미스터리를 고미숙 선생님과 함께 쉽고 깊고 유쾌하게 파헤쳐보아요! 언제? 6월 달에~~~ ^^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두 개의 별이 그리는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요? +_+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