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홈’ 붕괴의 시대에 사유하는 ‘가족’
― 북튜브 가족특강 시리즈 4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지난달(이라고 하지만 사실 2주 전)에 신간 『모비딕, 삶과 운명을 탐사하는 두 개의 항해로』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9월 시작되자마자 오늘은 무려 4권의 신간을 들고 왔습니다. 저희가 인문학강의를 책으로 내는 새로운 출판브랜드 ‘북튜브’를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책들은 바로 이 북튜브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감이당 + 남산강학원>에서 열렸던 ‘가족’강의를 책으로 펴낸 가족특강 시리즈인데요, 그 가운데 고미숙 선생님의 ‘기생충과 가족’, 문탁넷 이희경 선생님의 ‘루쉰과 가족’, 남산강학원 신근영 선생님의 ‘안티 오이디푸스와 가족’, 그리고 남산강학원 대표회원이신 문성환 선생님의 ‘사기(史記)와 가족’입니다(2차분으로 ‘소세키와 가족’, ‘카프카와 가족’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회 어느 부문보다 가족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은 눈을 뜨면 집을 나가야 한다”고 늘 역설하셨던 고미숙 선생님의 통찰(?)을 새삼 확인하는 중이기도 한데요,^^ ‘가족’이 왜 이렇게 힘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시리즈를 꼭 권해 드립니다. 각 책의 한 대목씩만 보셔도, 서점을 클릭하시리라 확신합니다. ㅋ_ㅋ
어쩌다가 이렇게 됐죠? 여기에는 출구가 없습니다. 이 가족이 하는 일은 뭐냐면, 직업이 없을 땐 무력하게, 엉망으로 살아요. 그러다가 누군가 돈을 벌어오면 뭘 하죠? 바로 술과 피자 이런 음식을 진탕으로 먹는 거죠. 나중엔 네 명이 다 취업을 했으니까, 이제 돈을 잘 모아서 빨리 반지하를 탈출하고 새출발하고 이런 계획을 세울 줄 알았는데, 그런 계획 같은 건 일체 없어요. 그냥 큰 집에 대한 욕망만 있는 거죠. 그래서 박사장네가 캠핑 가니까 졸지에 거기 다 모였는데 거기서 또 뭘 해요? 한바탕 때려먹는 거죠.(고미숙, 『기생충과 가족, 핵가족의 붕괴에 대한 유쾌한 묵시록』, 74쪽)
그런데 가정-학교-회사, 이렇게 근대국가 혹은 산업사회를 지탱하는 세 축이 선순환을 하던 시기가 끝났어요. 탈산업화 시대란 임노동을 통한 가족임금을 받을 수 없는 시대라는 뜻이에요. 된장찌개 보글보글도 더 이상 불가능하고 “아빠, 힘내세요”라고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아빠는 회사에서 잘려요. 이런 상황에서는 가족주의가 낙후된 것이라는 것을, 아무리 그리워도 이미 흘러간 옛 노래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아직도 핵가족에 미련이 있다면 마치 주식투자에 막차를 탄 것처럼 백전백패하게 됩니다. 세상은 이미 바뀌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질문을 바꿔야 해요.(이희경,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 77쪽)
그런데 자본주의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에게 복종하고 있다’, 이런 느낌을 잘 못 받습니다. ‘우리 다 해방됐다.’ 이런 느낌을 가지고 살고 있죠. 그래서, 조선 시대 노비들이나 천민들은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우리는 어쨌든 자유로워’, ‘우리는 더 이상 그런 식의 예속적인 굴레를 갖고 있지 않아’라고 우리 자신이 믿고 있어요. 그런데 들뢰즈-가타리는 ‘우리는 정말 예속의 굴레에서 벗어났는가?’라고 질문을 해요. 자본주의는 그 이전에 있었던 방식으로, 즉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우리를 복종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스스로가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을 욕망하고, 우리 스스로가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재생산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거예요. 바꿔 말하면 자발적 복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신근영, 『안티 오이디푸스와 가족, 나는 아이가 아니다』, 39~40쪽)
그런데 이때 제환공이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가 하면, 애강을 압박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듭니다. 이런 점이 제양공과 다른 점입니다. 그러니까 제양공은 자기의 사사로움 때문에 사실 국제질서에서의 관계를 다 무시했지만 제환공은 사건을 공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이 질서를 잡아 가는 거예요. 이것은 제환공이 특별히 대단해서도 아니고 제양공이 특별히 모자라서도 아닙니다. 항상 어느 시대나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 겪고 있는 사건들에서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 거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주의라거나 혹은 부모인데…, 형제인데…, 엄마가 같은데…, 이런 문제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이 말씀을 지금 드리고 있는 겁니다.(문성환, 『사기(史記)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 72~73쪽)
가족 특강 시리즈의 런칭과 더불어서 주요 인터넷서점에서는 원목 핸드폰 거치대를 드리는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선착순으로 (마일리지 차감) 진행되니, 조금 더 서둘러 주시면 어떨까요?^^
책은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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