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눈에 띈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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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미디어, 존 더럼 피터스 , 이희은 옮김, 컬처룩
책소개
TV는 미디어다. 그렇다면 유튜브는 미디어인가? 인터넷은 미디어다. 그렇다면 클라우드는 미디어인가?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안의 달력과 시계는? 구글 검색과 문자 메시지는? 미디어 종류의 목록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개별 미디어를 포함하여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 전체를 미디어로 이해하려는 이 책이 건네는 말은 사뭇 간단하면서도 야심차다.
미디어의 어원은 ‘중간’ 혹은 ‘사이’이고, 결국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문화와 테크놀로지 등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인프라이자 미디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디어 철학자이자 미디어 역사학자인 존 더럼 피터스가 쓴 <자연과 미디어>는 미디어 철학의 관점에서, 미디어란 단지 의미를 담아내고 전달하는 물질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 조건 그 자체임을 역설한다.
우리는 미디어가 인간이 만들어 놓은 환경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그러한 상식과는 반대 방향의 접근법을 택한다. 즉 우리의 환경이 곧 미디어라는 것이다. 그 환경에는 구름과 하늘을 비롯해 고래와 나무와 흙과 불과 책과 페이스북과 구글과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저자는 그러한 환경을 어떻게 미디어로 볼 수 있고 또 보아야 하는지를 미디어 철학과 역사뿐만 아니라 생태학, 고고학, 역사, 물리학, 해부학, 천문학, 지리학, 언어학 등을 종횡무진하며 들려준다.
면화의 제국, 스벤 베커트, 김지혜 옮김, 주경철 감수, 휴머니스트
책소개
2015년 맨크로프트상 수상작.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이 책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면화라는 작물이 어떻게 제국의 상품으로 변모하여 자본주의의 기원을 이루며 성장을 뒷받침하는지 추적한다.
'면화'는 유럽의 상인과 정치인 들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제국의 확장과 노예노동, 그리고 새로운 기계와 임금노동자를 결합시켜 글로벌 자본주의를 탄생시키고 재편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이 새로운 방식의 핵심에 노예제와 원주민 약탈, 제국의 팽창, 무력을 동원한 교역이라는 '전쟁자본주의'가 있었다.
18세기 공장이 아니라 16세기 들판에서 태어나, 기계가 아니라 토지와 노동의 폭력적인 약탈에 의지했던 전쟁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는 강력한 토대였다. 이 책은 한때 유럽이 지배했던 면화 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전 지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형성과 재편 과정을 살피며, 18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자본주의가 출현했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계몽사상의 유토피아와 개혁, 프랑코 벤투리, 김민철 옮김, 글항아리
책소개
20세기의 위대한 역사가인 프랑코 벤투리는 이 짧은 책에서 역사학자로서 그가 지닌 탁월함을 입증한다. 벤투리는 18세기 유럽 전반의 계몽사상에 덧씌워져 있던 철학적.마르크스적 해석의 옷을 벗겨내고 계몽사상이 실제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밝힌다.
계몽사상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유혹, 즉 유구한 로마와 그리스의 영광을 빌려오려는 욕구에 저항하고, 역사를 수치화하려는 경향에서도 벗어나 계몽사상의 진정한 출발점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벤투리는 정치와 역사의 관점에 서서 실제 공화국들의 경험이 계몽개혁가들에게 어떤 자양분을 주었는지, 이 개혁가들이 유럽 대륙에서 교류하며 어떻게 '계몽된' 새 시대의 정신을 만들어나갔는지 보여준다.
인공생명의 탄생, 크레이그 벤터, 김명주 옮김, 이대한 감수, 바다출판사
책소개
2010년 3월 20일. 전 세계의 신문은 현대 과학에서 가장 놀라운 업적을 소개했다. 세계 최초의 합성생명 형태가 창조된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분자생물학의 발견에 힘입은 이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인류는 생물학 연구의 가장 중요하고 흥분된 국면에 다다랐다. 생명의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덕에 인류는 길어진 수 명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종을 고안할 지식마저 갖추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크레이그 벤터는 합성유전체학이 걸어온 길을 설명하고, 그 작업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망한다. 벤터는 유전학에서의 핵심적인 발견과 그 자신이 인간 유전체 서열분석에서 수행한 획기적인 연구의 역사를 따라간 후에, 스스로 복제하는 합성 미생물 세포의 창조 과정을 자세히 묘사한다.
벤터의 연구팀은 디지털화된 유전 정보와 DNA 합성 기술을 결합해 처음으로 합성유전체를 지닌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그는 생물학을 정보학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써 생명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또한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듯이 생명 역시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본능, 케네스 밀러, 김성훈 옮김, 더난출판사
책소개
왜 어떤 사람들은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진화론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기지 않고 그들의 불안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해하려 노력한다. 오늘날 진화가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이 하등동물과 같은 기원을 공유한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게다가 예술, 윤리, 사회, 의식, 자유의지 같은 인간 본성이 단순히 진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진화심리학의 주장은 일부 사람들에게 정서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저자는 진화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유구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차지한 위치가 얼마나 숭고한지 깨닫게 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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