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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by 북드라망 2017. 1. 9.

1월 둘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말레이 제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지음, 노승영 옮김, 지오북


책소개

진화론의 숨은 창시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말레이 제도>가 국내 초역이자 완역본으로 출간된다. 월리스는 최초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고도 진화론 창시라는 위대한 업적에서 찰스 다윈보다 한 발 물러나 있던 과학혁명가다. 


<말레이 제도>는 월리스가 1854~1862년까지 무려 8년에 걸쳐 말레이 반도 남쪽 지역에서부터 뉴기니 섬 북서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수마트라 섬, 보르네오 섬, 자와 섬, 티모르 섬, 술라웨시 섬 등 적도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군도, 말레이 제도를 샅샅이 과학탐사하고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각 섬의 화산 등 지질, 생물지리, 동식물을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이러한 탐사를 통해 월리스는 진화론을 직접 발견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자연사의 신비와 지리의 역사를 파헤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또한 인종에 대한 어떠한 편견 없이 원주민의 생활과 문화를 적나라하게 기술하고 진화론적 관점에서 민족학적 특징을 풀어내는 대목은 진보 지성인으로서의 월리스의 진면목을 알게 한다. 


그 밖에도 흥미진진하고 기이한 모험담과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낭만적인 여행담이 펼쳐진다. 1869년에 초판이 출간되고 나서 1890년에 제10판이 출간되었으며, 이후로도 여러 번 쇄를 거듭하여 인쇄되었고, 8개국 이상 언어로 번역·출간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제10판을 한국어로 번역한 이 책은 월리스의 연보와 논문, 초판 원본에 실린 월리스의 항해경로 지도와 새로 제작한 지도를 추가로 실었다.


어느 SF소설엔가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다. 고도의 문명을 이룬 외계인들이 최고로 치는 지구인은 바로 '다윈'이었다. 왜 그런가 하면, '저렇게 미개한'(소설 속 연대는 서기 2300년 정도였던 것 같다) 지구인들에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라나. 뭐 그런 농담 같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다윈'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는 주지의 사실이다. 찰스 다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라면, 심지어 『종의 기원』에서도 언급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윌리스'다. 다윈보다 일찍 '진화'를 '발견'하였지만,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살짝 비껴난 사람. 그 분의 책의 출간되었다. '진화론자'라면 당연히 한권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 현대사 산책> 세트, 안문석 지음, 출판사인물과사상사



책소개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안문석 교수가 원고지 5,500매 분량으로 북한 현대사를 전5권으로 집필했다. 국내 최초로 북한 현대사를 사건과 사실과 기록을 바탕으로 가장 객관적으로 집필한 것이다. 수많은 자료에서 사실(史實)을 찾아내서 기자의 눈과 학자의 눈으로 북한 현대사를 꿰뚫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조선통사>, <조선전사> 등과 <김일성 선집>, <김일성 저작 선집>, <인민의 지도자>, <김정일 위인상> 등 북한 자료의 진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통찰력 있게 북한 현대사를 분석했다. 또한 남한의 학자들의 논문과 단행본, 조선인민군의 수기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과 안목으로 왜곡되고 잘못된 사실들을 바로잡기도 했다.


나는 '북한 사회'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이상한 사회가, 이렇게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는지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심지어, 어떻게 하면 저 이상한 사회를 그렇게나 동경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리라.



『할배의 탄생』, 최현숙 지음, 이매진





책소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는 최현숙이 이번에는 ‘할배’들을 만났다. 남자라는 정체성을 얻고, 군대 가고, 밥벌이하고, 돈 벌고, 여자 사고, 죽음을 향해 달려온 70년 세월의 곡절마다 이야기가 그득하다. 어르신이든, 꼰대든, 할배든, 그저 한 사람의 민낯이 있을 뿐이다. 낯설기만 한 그 맨얼굴을 들여다보면, 완고한 얼굴로 절뚝이며 거리를 지나가는 나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미래의 내가 다가온다.


호탕한 상남자 김용술과 베트남전 참전 용사 이영식의 삶은 얼핏 보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르신 아니면 꼰대다. 이야기 들어주는 여자 최현숙은 마음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평생 처음 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공감하며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가난한 남자들이 가난한 남성성을 드러낼 수 있게 이끄는 최현숙은 당신의 삶은 가치 있었다고 따뜻하게 위로한다. 그 위로는 흔들리는 삶에 부대끼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당부일지도 모른다. 


나온지 조금 되었는데, 처음 나올 때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구술사'라면 사족을 못쓰는 취향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궁금했다. '할배'들이. 사실 나는 '할아버지'를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아버지는 유복자로 태어나셨고, 외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한 해 전에 돌아가셨으니, 내 머릿 속에 있는 '할배상'이란 정말로, 할배들, 길어서 마주치는 도무지 표상 불가능한 존재들이 그 '할배들' 밖에 없는 셈인데…. 이 엄청난 '세대전쟁'의 시대에 꼭 한번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 싶다. 싸우든, 화해하든 뭘 알아야지.



『유럽 대륙철학』, 사이먼 크리츨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책소개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2권. 대륙철학은 철학의 정체성 문제, 공적 관심 및 사적 생활과 철학의 연관성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논쟁적 개념이다. 이 책은 칸트 이래 니체, 후설, 하이데거와 같은 주요 철학자들의 논의를 포함하는 200년에 걸친 이야기로 “대륙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려 시도한다. 저자 크리츨리는 철학을 오늘날의 문화생활의 중심에 두고자 하며 그리하여 철학이란 삶을 살 만하게 해주는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고대의 정의를 다시금 일깨운다.


이 책은 그저 순전히 '팬심'으로 꼽은 책이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책 『죽은 철학자들의 서』의 저자 사이먼 크리츨리의 신간이니까. 안타깝게도 『죽은 철학자들의 서』는 이미 절판된 상태다. 사실 이것보다 그 책을 정말 추천하고 싶은데……. 그래도 어쨌든 팬이니까, 이 책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모던 팝 스토리』, 밥 스탠리 지음, 배순탁·엄성수 옮김, 북라이프




책소개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되어 언론과 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수많은 찬사를 받은 <모던 팝 스토리>는 음악 역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작업이라 할 만큼 방대한 자료와 스토리를 담아낸 책이다. 영국 밴드 세인트 에티엔의 멤버이자 12년 넘게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인 저자 밥 스탠리는 빌 헤일리 앤 더 코메츠의 [Rock around the Clock](1954)부터 비욘세의 첫 솔로 메가 히트곡인 [Crazy in Love](2003)까지 팝과 관련된 모든 것을 관통하며 그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모던 팝’은 로큰롤 이후의 모든 팝을 가리키며 최초로 젊은 세대의 소리를 대변한 음악들을 말한다. 시기적으로 1950년대부터 2000년까지 정리했고, 장르로는 록, 소울, R&B, 펑크, 힙합, 테크노, 레게 등을 아우르고 있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온 팝 프로덕션의 변화, 그로 인한 음악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시대에 음악이 지닌 가치에 대해서도 의미 있게 다룬다.


사더라도 당장 읽지는 않을 듯 하다. 무엇보다 이런 책들은 대개가 '정보'를 주기보다는 '추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요즘은 뭐 딱히 그런 게 필요하지는 않을 듯 하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절판된 다음에 아쉬울 것 같은 상황은 피하고 싶달까. 여하튼 가지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아 지루해'하는 어느날 오후엔가, '맞아 이런 음악이 있었지' 하며 신나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쟁여놔도 크게 손해는 없는 책이라 이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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