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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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문화사』, 알렉산드라 블레이어 지음, 한윤진 옮김, 재승출판
책소개
결혼의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물으면, 많은 사람이 ‘사랑’이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돈이나 성적 매력을 꼽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사랑’ 같은 개인적인 요소를 꼽았을까?
<결혼의 문화사>는 배우자 선택의 조건, 결혼생활, 결혼의 끝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결혼의 변화 과정을 좇는다. 국가와 종교 기관의 끊임없는 간섭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가지기까지 어떤 단계를 밟아왔는지 시대별로 살펴본다. 이로써 우리는 결혼이 시대의 요구와 기대에 따라 늘 진화해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결혼 문화를 한 책에 담기란 불가능하다. 이에 유럽의 역사를 중심으로 시대마다 달라진 결혼의 풍속도를 살폈다.
인간은 워낙 시야가 좁아서, 늘 자신의 시대, 그 시대의 문화를 마치 영원한 것으로 여기곤 한다. 이를테면 '사랑', '결혼' 뭐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 이상한 오류에서 벗어나는데 '~의 문화사'와 같은 책들 보다 좋은 것은 없다. 말하자면, '문화'란 대개가 발명품들이게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보자면 '문화사'들은 어떤 기술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각방 예찬』, 장클로드 카우프만 지음, 이정은 옮김, 행성B잎새
책소개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부 침대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침대는 부부관계의 핵심이면서 부부관계를 구축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징물이다. 이 모순은, 사람은 저마다 사랑을 꿈꾸고 곁에서 자신에게 신경 써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자율적인 인간으로서 자기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도 바란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각방 예찬>은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고민하는 150여 커플(부부)의 목소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화제로 좀처럼 꺼내는 않는 ‘침대’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저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30년 넘게 부부관계를 연구해 온 ‘부부관계 전문가’다. 일상에서 예리하게 포착해 낸 것들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한 사회 작동 원리를 밝혀내는 사회학자로도 유명하다. 이 책에서 그는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말한다. “같이 자는 한 침대는 사랑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한 방, 한 침대를 쓰는 것은 마치 어떤 '묵계'와도 같아서, 아니, '기본'과 같은 것이어서 그 '기본'에서 벗어나려면 누구든 아주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 사실 '각방'이든 '합방'이든 어느쪽이 언제나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본다. 차라리 진짜 중요한 것은 어느쪽이든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은 게 아닐까?
『현대 미국의 기원』1, 2, 토머스 휴즈 지음, 김명진 옮김, 나남출판
책소개
2014년 타계한 미국의 저명한 기술사가 토머스 휴즈의 책이다. 흔히 '제2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19세기 말 독일과 미국에서의 기술혁신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난 100여 년간의 미국 기술사의 흐름을 서술하였으며, 미국에서 시작된 그러한 변화들이 당대 유럽 사회(특히 소련과 독일)에 미친 영향까지도 함께 다루었다.
미국 기술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를 길게 다루었지만, 해당 시기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분야별로 나눠 다루는 교과서적 체제를 택하지는 않았다. 대신 휴즈는 몇몇 역사적 사건과 계기들(독립발명가, 산업연구소, 세계대전,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 맨해튼 프로젝트, 대항문화)을 골라 깊이 있게 다루는 서술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휴즈가 평생에 걸쳐 구축한 핵심 개념인 '기술시스템'의 진화과정을 드러내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선별, 배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휴즈는 현대 미국 사회를 형성한 주된 힘이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하였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 주고자 하였으며, 이 책의 원제인 <미국의 창세기>가 의미하는 바도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술사라는 전문분야를 공부하는 소수의 학생들뿐 아니라 미국사나 서양사 일반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형성하는 현대 기술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일반 독자들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이래로, 지구는 그야말로 '미국의 시대'를 살고 있다.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나, 옷, 먹는 것까지 사실상 '미국적'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 굳이 맥도날드나 나이키를 꼽지 않더라도 말이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가 금방 세계적인 유행이 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사실 정말 무서운 것은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그 관념마저 '미국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도대체 이 미국은 어떻게 태어난 것인가. 이 책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국 사회의 기원을 밝히는 책이다. 그러니까 '시스템'의 역사인데, 나는 이게 사실은 '현대 인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면의 정석』, 마크 추루마키·데이비드 J. 루이스·폴 루이스 지음, 남수현 옮김,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책소개
단면 유형의 종류는 무엇이고 이들은 어떻게 형태, 공간, 재료 그리고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치는가? 건축가들은 어떤 유형의 단면들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건축에서 필요한 효과를 만들어 내는가? 단면은 공간적 관계를 보여주고 생성하는 도구로서 어떻게 기능하는가?
이 책, 『단면의 정석』은 이런 질문과 그 이상을 탐구하고 있으며, 건축 프리젠테이션과 디자인의 중요한 테크닉인 단면을 이해하는 개념적이고 실용적인 체계를 규정한다. 폴 루이스, 마크 추루마키와 데이비드 J. 루이스(LTL 건축사무소 파트너)는 단면의 새로운 유형을 정의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 63개의 자세하고 섬세한 단면투시도로 이를 보여주고 있다. 각 드로잉은 방대한 자료조사 및 연구를 통해 완성되었으며 건축디자인에서 단면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함께 제시된다.
'미리보기'에 등장하는 도판들에 반해서 고른 책이다. 사실 '건축적'으로 '단면'이 어떤 의미인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책을 읽고 그걸 알게된다면 뭐, 보너스 쯤으로 여겨도 되지 않을까 ^^) 그 보다는 오히려 거대한 건축물들의 내부를 들여다 보는 즐거움이랄지, 혹은 현실세계에서는 도무지 볼 수 없는 장면에 대한 호기심이랄지 그런것들을 충족하고 싶었다. 길가다 보는 빌딩을 툭 잘라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했다면, 음… 그냥 넘어갈 수 없을 듯.
『백과전서 건축 도판』, 드니 디드로 지음, 프로파간다
책소개
18세기 프랑스에서 편찬된 <백과전서>의 도판집에서 건축에 관한 도판 249점을 엮어 복간한 책이다. ‘과학, 인문, 기술에 관한 도판집’이라는 별도의 표제가 붙은 11권의 <백과전서> 도판집은 총 17권으로 이루어진 본서의 항목들을 보충하는 그림과 해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분야의 작업 과정과 도구, 건축물 및 조형물의 구조 등을 상세히 파악해 묘사하고 관련 기술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백과전서 건축 도판>에 수록된 도판은 <백과전서> 도판집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는 당시 편집자들이 과학, 산업 등과 함께 건축을 가장 중요한 분야로 생각했음을 말해준다. 여기에는 고대와 당대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그 외관과 내부 및 도면을 통해 묘사한 도판들부터 건설과 설계에 관한 도판들, 그리고 장식물과 몰딩 등 세부 요소의 제작을 다루는 도판들까지 두루 포함된다. 이처럼 한 분야에서도 주제를 나누어 다채로운 층위를 다루는 것은 <백과전서> 전체의 구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도판 외에 <백과전서> 안에 다루어진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본서에 실린 「건축」 항목을 번역한 글과, 도판들에 대한 해제와 함께 당대의 건축과 그 역사적 맥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해설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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