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우리는 『사기열전』을 읽은 중학생이다!

by 북드라망 2015. 8. 4.



중딩, 『사기열전』을 읽다

- 문탁네트워크 청소년 인문학 '정독팀' -




마을에서 만나는 인문학공간 '문탁'의 <중등고전학교 청소년 인문학 '정독팀'>에서 2013년 9월부터 6개월 동안 『사기열전』을 함께 '정독'했다고 합니다. 중학생 친구들의 솔직한 에세이의 신선함을 북드라망 독자님들과 함께 느끼고자 허락을 구해 북드라망 블로그에 싣게 되었습니다. (문탁넷에서 직접 보시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D




'사마천'은 흉노족을 정벌하기 위해 나섰다가 항복한 장수 이릉을 변호했다가 한무제의 미움을 사서 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에게는 첫째, 궁형, 둘째, 오십만 전이라는 거액의 돈을 내고 풀려나는 것, 셋째, 그냥 사형을 당하는 것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그는 중국의 역사책을 지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고 싶어 살기를 바랐으나, 많은 돈이 없었기에 결국 첫 번째 궁형을 선택했다. 그 후 그가 십 년이 넘도록 살이 썩어가는 아픔을 참으며 쓴 책이 130편에 달하는『사기』다. 그 중 우리는 『사기열전』을 읽었다.



사마천은 궁형을 선택하면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130편에 달하는 『사기』를 썼다.



열전에는 70편이 기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중국의 북쪽에 살면서 중국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흉노에 관심이 간다. 왜냐하면 흉노와 중국을 비교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흉노에 대한 소개를 약간 하면, 흉노를 칭하는 다른 말은 '순유'이며, 북쪽의 미개척지에 살며 가축을 기르고 짐승들을 사냥하며, 먹을 것이 없어지면 가축들을 따라 이 곳 저 곳으로 이동하는 유목민들이었다. 흉노는 이 곳 저 곳으로 옮겨다니기 때문에 성곽이나 일정한 주거지가 없고, 농사를 짓지 않았으며 심지어 글씨도 잘 몰랐다. 흉노는 부족 전체가 군인이었는데 어린아이들도 활을 당길 수 있는 힘만 있으면 무장기병이 되었다. 어린아이들을 전쟁에 내보내면 부족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냐는 생각이 든다. 내가 흉노의 지도자였으면 어린아이들은 군대에서 제외를 하겠다.


이제 흉노의 왕인 선우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흉노의 두만 선우에게는 ‘묵돌’이라는 태자가 있었는데, 총애하는 여자가 아들을 낳자 묵돌을 폐위시키려고 월나라에 볼모로 보냈다. 묵돌이 월에 가 있는 사이 두만 선우는 갑자기 월나라를 공격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묵돌은 명마를 훔치고 달아났다. 묵돌의 용기를 가상하게 느낀 두만 선우는 그를 불러들여 기병 1만 명을 이끄는 대장으로 삼았다. 묵돌은 소리 나는 화살인 영적을 쏘아 맞춘 후 부하들에게 쏴서 맞추라고 했다. 맞추지 못하는 자는 모두 머리를 잘라 부하들이 그의 말을 잘 듣게 했다. 그렇게 부하들에게 믿음을 얻은 후 자신의 애마를 맞추고 그 다음에는 애첩을 맞추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인 두만 선우를 쏘아 죽였다. 그러고선 스스로 선우의 자리에 올라 자신을 방해하는 대신들을 모두 처치했다. 그 뒤 묵돌 선우는 동호를 비롯해 많은 나라를 정복하고 땅을 정복해나갔다. 흉노족은 자신이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모나 어른도 죽이는 잔인한 부족인 것 같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 살면서 전쟁을 많이 하다보면 잔인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태종이나 세조도 형제와 사람들을 죽이고 왕이 되었지만 결국에는 성군이 되어 나라를 잘 다스렸다. 사람들을 죽이고 왕이 되는 것은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라를 잘 다스려야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없이는 또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묵돌의 용기기 가상하다고 본다. 결국 묵돌은 흉노족을 잘 다스렸다.



묵돌이라는 이름은 '용감한 자(바야투르)'를 한자로 음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의 사자가 흉노에는 가족 간의 예의가 없다고 하자, 흉노의 사자가 흉노의 남자는 그의 아버지 형제가 죽으면 그의 아내를 자신의 아내로 삼는 것은 대가 끊길까봐 그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근친결혼을 하면 대는 끊기지는 않지만 사람이 더 일찍 죽을 수 있다. 이러한 흉노의 태도는 지금의 북한의 ‘우리식 인권’처럼 자기들만의 독특한 풍습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이래서 흉노가 중국의 지배를 받던 동월, 남월 등의 나라보다 더 많이 살아남은 것 같다.


<사기열전>에는 여러 인물들의 가치관, 같은 시대 다른 나라의 명장, 뜨고 지는 인물들의 이야기 등이 나와 있다. 그래서 책이 더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몇 천 년이 지난 오늘까지 사람들이 찾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는 똑같은 것 같다.

글_강재현(중2, 문탁)






'정독 팀'에서 『사기열전』을 읽은 지 여섯 달이 다 되어간다. 나는 중간에 합류하여 『사기열전』의 초반부분은 거의 읽지 못하였고, 그나마 읽어가야 하는 부분도 못 읽어간 때도 많았다. 그래도 정독 팀에서 『사기열전』을 읽으며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많이 쌓고, 나 혼자 절대로 읽어보지 않을 책을 읽어 보아서 좋았다. 또 지난주에 진행하였던 『사기열전』과 함께하는 1박2일을 하면서 팀 인원들과 더욱더 친해지고 정독 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청소년인문학> 『사기열전』과 함께 한 1박2일 후기' 중 단체샷


나는 『사기열전』중에서 「사마상여열전」의「유협부」라는 글이 인상 깊었다. 사마상여는 기원전 179년에 태어난 중국 전한의 사람이었다. 그는 글을 쓰는 능력이 뛰어나서 왕에게도 인정받을 정도였다. 「유협부」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나라에서 제나라에 자허를 사신으로 보내게 된다. 그런데 자허는 제나라에서 자신 나라의 경치 자랑을 실컷 하고 다닌 뒤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자 제나라의 요유선생이 그 자랑은 교만하고 음탕했다고 말하며 초나라보다 뛰어난 제나라의 경치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제나라의 왕은 그 좋은 경치를 갖고 있는 땅을 백성들을 위해 무료로 농토로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 글이 인상이 깊었던 이유는 “백성들에게 땅을 나누어 준다”라는 예상하지 못한 결말과 검소하고 백성을 위하라는 교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또 인상 깊었던 사마상여의 글이 하나 더 있었다. 군이 당몽의 지휘에 따라 파와 촉의 수령을 베어 죽이자, 놀란 백성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쓴 격문이었다. 이 격문은 군이 움직인 것은 황상의 뜻이 아니었으니, 촉나라가 주변 여러 나라들에게 공물을 받고 있었으니 천자에게 순종하지 않던 관리를 죽인 것은 당몽으로써 마땅한 일이었다는 내용이었다. 1장 정도의 짧은 글에 한나라의 안정에 대한 홍보와 군이 움직인 것에 대한 변명, 마지막에 애국심을 강조한 것과 같이 많은 내용이 들어간 것이 정말 잘 쓴 글 같았다.


사마천은 왜 사마상여가 쓴 글의 전문을『사기열전』에 넣었을까? 첫 번째로 그의 글을 독자가 직접 평가해보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넣었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각 열전마다 그 사람들의 업적을 서술할 때 다양한 직업군에 따라 서술방법이 달랐을 것이다. 글 쓰는 사람의 업적을 서술할 때는 직접 그의 글을 써 붙이는 것이 가장 빨랐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그대로 넣은 것 같다.




글 쓰는 사람의 업적을 서술할 때는 직접 그의 글을 써 붙이는 것이 가장 빨랐을 것이리라.



게으르니 선생님은 “우리는 『사기열전』을 읽은 사람이다.”라고 하신다. 역사책을 읽으면 내가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사기열전』을 읽으면서 성장했다고는 별로 못 느꼈다. 그래도 깨달은 점은 있었던 것 같다. 고대 중국의 여러 인물들을 보면서 "아! 이렇게 살면 안 좋겠구나, 좋겠구나."처럼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간 적도 있고, 21세기에는 일어날 수 없는 역사의 사건을 보면서 옛날의 일들도 흥미 있게 되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지루한 문체를 읽는 것도 익숙해 진 것 같다.

글_최준혁(중2, 문탁)





'어떤 이'는 말한다. 무인도에 책 한 권을 가져가면 『사기』를 가지고 갈 것이라고. 2014년 어느 추운 겨울 나는 그 놈을 만났다. 『사기열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놈은 예사롭지 않은 풍채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놈과 마찬가지로 게으르니 선생님도 예사롭지 않은 풍채를 지니고 있었다.



이 예사롭지 않은 풍채


그 놈은 총 70편의 이야기를 몸속에 담고 있는 녀석이다. 왕에서부터 동네 건달의 이야기까지 사마천의 생각과 관점을 통해 우리의 머리로 전달해 준다. 그중에 나의 머리로 가장 깊숙이 들어온 것은 청렴하고 백성을 보호하는 관리들의 이야기인 「순리열전」 이다. (그 중의 하나가) 손숙오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초나라 재상이다. 그는 왕의 수레의 높이를 높이라 하자 그 마을의 문지방을 높이도록 하였다. 그러자 백성들은 수레의 높이를 자발적으로 높였다. 백성들에게 최대한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법을 바꾸는 방법이다.


몇 달 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엄마가 여행을 가자던 일이 떠올랐다. 그날 나는 아무 준비도 없이 끌려갔다. 친구들과 선약이 있었는데 지키지도 못하고. 이일은 내가 당연히 간다는 엄마의 생각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기회나 시간을 주지도 않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 손숙오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이처럼 관대한 관리가 있는 방면에 가혹한 법으로 다스리는 관리인 혹리가 있다. 혹리는 엄격한 법으로 백성을 다스렸는데 의외로 나라는 잘 돌아갔다. 그러나 백성들은 고달픈 생활을 하였다.


혹리 중에 의종은 정양군의 태수로 부임하자마자 감옥에 있는 중죄인, 죄가 가벼운 자, 면회를 온 사람들 까지 모두 죽여 버렸다. 400명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백성을 통제하기는 쉽다. 우리 학교 교칙에도 학생들을 위한 교칙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학교가 끝나면 우리 학교 교문에는 선생님들이 우리의 복장을 노려보며 체육복 검사를 한다. 체육복을 입고 나가면 안 된다는 교칙이 있기 때문인데, 체육복을 입고 나가도 아무한테도 피해가 가지 않은데 왜 그것을 통제할까? 그 교칙은 학생들의 안정과 편안한 생활을 위해서 있는 게 아니고 그저 학교의 질서와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함인 것 같다. 이처럼 여러 곳에서 법의 의미가 다른 방식으로 쓰이고 있다.





태사공은 ‘순리열전’에서 형벌은 간사하고 악한 짓을 금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법만으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는 게 좋을까? 일단 백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글_안준상(중3, 문탁)




사기 열전 1 - 10점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민음사
사기 열전 2 - 10점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민음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