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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자본주의의 거울 앞에서 다시 생각하는 성장과 타자―나카자와 신이치의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

by 북드라망 2025. 7. 31.

자본주의의 거울 앞에서 다시 생각하는 성장과 타자

―나카자와 신이치의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 속에서 ‘기후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요즘입니다. 이 위기는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한번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때인데요, 이 고민에 하나의 길을 보여 주는 책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녹색 자본론』의 저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우리에게 『대칭성 인류학』으로 유명한 일본의 인류학자입니다. 『녹색 자본론』에는 총 4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이 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늘날 자본주의가 무엇을 억압하고 배제해 왔는지를 드러냅니다. 신이치는 21세기의 벽두에 일어나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2001년 9/11 테러를 보고, 단숨에 표제작인 「녹색 자본론」을 써내려 갔습니다. “9월 11일 밤, 나는 고층빌딩이 모래성처럼 붕괴되는 동시에 그 자리에 투명하고 거대한 거울이 서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 거울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을 무자비할 정도로 정확하게 비추었다.”
 

이 책은, 물론 경제학책은 아니지만, 타우히드 이론을 따라 다시 쓰는 가치형태론이라는 의미로 『자본론』의 ‘녹색’판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면 다시 쓰기 작업을 더욱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실험을 거의 완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9/11 직후 번뜩였던 직감(사실은 ‘하늘의 계시’라고 쓰고 싶지만)의 생생함을 보존하고 있는 이 텍스트들에 지금도 깊은 애착을 품고 있으며, 더 이상 손을 대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
이 책을 쓰면서 나는 글로벌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서구형 자본주의의 보편성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뿐인가. 『자본론』 전체가 기대고 있는 가치형태론을 상대화하다 보니, 현대세계에서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경제학적 사고 전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작은 책이므로 생각만큼 야심 찬 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이 책이 나의 탐구 방향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녹색 자본론』 서문 중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세계의 거울을 보았던 그는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글들을 통해 우리에게 풍요, 관계, 화폐, 예술, 영성에 대해 질문합니다.


먼저 가장 먼저 실린 「압도적 비대칭」에서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파괴되면서, 자연이 더 이상 ‘타자’로 머무르지 않고 ‘테러’로 응답하는 시대를 성찰합니다. 인간은 더 많은 풍요를 위해 비인간동물을 ‘상품’으로 만들었고, 이제 그 비대칭의 결과로 생태계 전체가 붕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두 번째 글 「녹색 자본론」에서는 이슬람 경제학을 통해 이자와 축적 중심의 자본주의적 세계관을 비판합니다. 자본의 증식이 ‘신의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라는 이슬람의 관점은, ‘돈이 돈을 낳는 것이 당연하다’는 우리의 상식을 뿌리째 흔듭니다.


세 번째 글인 「슈토크하우젠 사건」은 9/11 이후 ‘예술’이라는 공간조차 어떻게 이분법적 사고와 안전지상주의에 잠식되었는지를 고발합니다. 작곡가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 씨가 9/11에 대해 한 발언이 문자 그대로 ‘테러를 미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음악제에서 사실상 그가 쫓겨난 사건을 보며 나카자와 신이치는 오늘날의 예술이 철저히 소비 가능한 것, 무해한 것, 즐거운 것으로 전유되며, 예술의 전복적 가능성은 억압된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부록 「모노와의 동맹」은 일본어 ‘모노(物)’라는 단어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통해 서구 존재론과 전혀 다른 ‘관계적 존재론’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철학적, 인류학적 시선을 통해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책, 『녹색 자본론』은 지금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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