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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이야기13

[스톡홀름 이야기] 베를린, “옆에 옆에” 놓인 시간들 베를린, “옆에 옆에” 놓인 시간들Yeonju(인문공간 세종)베를린은 금·토·일, 짧은 주말 여행이었다. 온도는 영상 1도였는데 매서운 바람 때문에 감히 사진을 찍을 엄두가 잘 나지 않았다. 손을 꺼내는 순간부터 손끝이 먼저 굳는 느낌. 도시를 걷는 내내 “춥다”가 제일 앞에 있었고, 이상하게도 그 추위가 베를린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베를린에서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꽂힌 건, 장소가 아니라 숫자였다. “30%.” 나치는 1932년 선거에서 겨우 30%대 지지를 받았고, 다수당이 아니었는데도 1933년 1월 히틀러는 총리로 임명되며 권력으로 들어갔다. 그 숫자가 무서웠던 건, ‘충분히 큰 지지’가 아니라 ‘충분히 작아 보이는 지지’로도 시대가 기울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울어짐이,.. 2026. 8. 20.
[스톡홀름 이야기] 시속 500m로 이동한 교회 시속 500m로 이동한 교회Yeonju(인문공간 세종) 특파원 글감도 찾고 스웨덴어 공부도 할 겸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년에 두 번 들어가면, 내가 몰아서 볼 수 있도록.엄마가 6개월치 신문 중 흥미로운 기사들만 따로 모아두신다. 신문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걸 내가 참 좋아했구나—요즘 스웨덴에서도 신문을 읽으며 그걸 새삼 느낀다. 사람 사는 게 어디서나 비슷하구나 싶다가도, 가끔 ‘헉’ 하는 기사를 만나기도 한다. 10월 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기사 하나를 읽었다. 교회가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등장한 도시는 북극권에서 약 145km 떨어진 스웨덴의 북부 도시, 키루나(Kiruna)였다. 광산 채굴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시 전체가 조금씩 북쪽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했다. 집과 학.. 2026. 7. 28.
[스톡홀름 이야기] 무지개 무한대가 가르쳐준 것 무지개 무한대가 가르쳐준 것 Yeonju(인문공간 세종) 회사에 어느 날부터 무지개 빛깔의 무한대(∞) 사인이 여기저기 붙기 시작했다. 아일랜드 연구소 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지개 색은 늘 다양성을 상징하니, 처음에는 ‘아, 다양성과 관련된 거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테리아에서 사람들이 그 사인 앞에 모여 작은 설명회를 여는 것을 우연히 들을 수 있었다. 이후 아웃룩 메일함을 확인해보니 관련 이메일도 여러 통 와 있었다. 무지개 무한대 사인은 내가 예상한 대로 ‘다양성’을 의미했지만, 정확히는 신경다양성(Neurodivergence) 을 뜻했다. 사람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하고, 사고하고, 행동하고, 감각에 반응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자폐 스펙트럼, AD.. 2026. 7. 2.
[스톡홀름 이야기] 스웨덴에서 집 구하기 스웨덴에서 집 구하기 Yeonju(인문공간 세종)스웨덴에 산다고 하면 꼭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집에 관한 것이다. 보통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하기엔 다소 사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스웨덴은 대부분 잠깐 방문하는 나라이다 보니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는 자연스레 생기는 호기심일 수 있다. 가족을 꾸리게 되면 고려하게 되는 주거 형태인 ‘주택’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고, 아파트만 기준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월세’와 ‘자가’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월세는 공공주택 대기 시스템(Förstahandskontrakt)에 이름을 올려 순서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월세가 저렴한 대신, 작은 도시에서는 대기 시간이 8년에서 15년에 달하기도 한다. 또 다른 방식은 민간 임대 시장으로, 이는 아파트 주민 조합의 동.. 2026.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