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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쓰세요, 펑펑!쓰면 사라진답니다, ‘번뇌’가요! ^^ ―신간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도서관 편』

by 북드라망 2025. 9. 19.

쓰세요, 펑펑!
쓰면 사라진답니다, ‘번뇌’가요! ^^
―신간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도서관 편』


여러분들, 돈 많이 쓰시죠?(응?) 쓰고 싶어도 없어서 못 쓰신다고요? 그건 아닐 겁니다. 돈은 없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돈을 쓰고야 맙니다. 그건 뭐랄까…, 신비의 영역이랄까요. 그렇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지요. 돈은요, 쓰면 사라집니다. 아무리 돈을 써도 돈이 줄지 않는 그런 일은 있을 리가 없죠. 돈은 쓰면 쓸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쓰면 사라지는 게 돈만은 아니더라고요. 여기, 맘껏, 힘껏, 번뇌를 실컷 쓰고 마이너스 처리한 다섯 명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 도서관 편』입니다. 

 



『누드 글쓰기』라니, 저번에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나요?…라고 묻는 분이 계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네, 지난 2022년, 사연왕 중년들의 단짠단짠+매운맛 인생스토리를 담은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의 개정판이 나왔더랬지요. 하지만 세상은 넓고, 사주와 사연은 없는 사람이 없고, 벗겨 내야 할 번뇌는 하도 할샤, ‘누드 글쓰기’는 계속되었지요. 그렇게 하여 고미숙 선생님을 통해 <감이당>과 새로운 인연이 닿은 경기도 광주 퇴촌면의 사립도서관인 베짱이도서관에서 다섯 분의 선생님이 함께 시원하게 벗은 이야기(?)를 묶어 낸 책이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도서관 편』이랍니다.(베짱이도서관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지요? 책에 좀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책으로 보면 베짱이도서관이 더 궁금해지실 텐데요. 그래서 독자님들과 베짱이도서관에서 모일(?) 계획도 세워 보고 있답니다. 조금 기다려 주셔요. 후후) 

이번 ‘누드 글쓰기’의 주인공 다섯 분은 먼저 베짱이도서관의 관장님이신 박소영 선생님, 자타공인 베짱이도서관 죽순이이신 이경화 선생님, 그리고 이 두 분께 명리학을 전수(?)하시고, 너무나 의리 있게도(응?) 누드 글쓰기의 과정까지 함께하신 <감이당>의 김주란, 김지영, 박보경 선생님이십니다. 박보경 선생님은 서면 인터뷰에서 누드 글쓰기를 “자기를 다 까발리는 글쓰기”라고 표현하신 바 있는데요, 과연 이 다섯 분이 어떻게 당신들의 인생과 번뇌를 다 ‘까발리고’ 그 속살을 드러내셨는지, 살짝만 맛을 볼까요?

“스무 살,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부모님과 작별했다. (중략) 앞으로 부모님 도움은 받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다이내믹한 20대를 보냈다. 너무 자유롭게 다닌 탓인지 20대엔 “부모님은 계시니?”라는 질문도 꽤 받았다. (중략) 1학년 때부터 학점은 계속 바닥이었다. (중략) 학업에는 흥미를 못 느꼈지만 술과 연애, 운동, 대외 활동을 열심히 했다. 수업에 들어가는 대신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고, 여행을 자주 다녔다. 대학 공부‘만’ 빼고 다 했다. 홀로 서겠다는 독립 의지는 자기 세계를 더 확장하고, 탐구하는 힘과도 연결됐다. ‘사는 게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스물한 살, 휴학 후 혼자 첫 배낭여행을 떠났다. (중략) 20대 시절 대부분은 떠돌아다니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보냈다. 삶에 대한 고민과 갈등으로 마냥 편하게 보낸 시기는 아니었지만, 가장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야를 더 넓힌 시기이기도 하다.” 


이분의 복면(?)을 벗겨 볼까요? 이분은 갑진 일주에, 20대에 갑진 대운을 맞았던 보경 샘입니다. 진토라는 비옥한 땅이 따블로(진-진) 펼쳐진 상태에서 이리 솟고 저리 솟는 갑-갑의 기운이 만들어 내는 좌충우돌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요만큼은 어디까지나 맛보기라는 점, 잊지 마세요. 

“오래전 MBTI 검사를 했을 때 감정 지수가 100점 만점 중 90이 넘게 나와서 현장에 있던 모두가 놀란 적이 있다. 이성보다 감정이 월등할 줄은 알았지만 나도 그렇게까지 수치가 높게 나올 줄은 몰랐다. 어릴 적 슬픈 내용의 동화를 읽고 몇날 며칠을 울 때가 많았다. 남의 결혼식, 졸업식 가서도 곧잘 운다. 누군가와 얘기를 나눌 때 거의 빙의 수준으로 그 사람 입장이 되곤 하며 아픈 얘기를 들으면 실제로 몸이 아파 끙끙 앓거나 밤새 잠을 자지 못하기도 한다. 
계절로 치면 봄, 여름에 해당하는 목과 화 모두 감정의 속도를 잘 제어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수용적이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수 인성은 약자에 대한 연민이 강하고 감정 이입을 잘한다. 나는 을목 아래 해수 인성을 깔고 있다. 부드럽게 연결되고 싶은 을목, 경계를 허물고 물처럼 상대에게 스며들고 싶은 해수, 병화의 빛처럼 빠른 속도가 쓰리 콤보를 이루어 감정 이입의 선수(?)가 된 것은 아닐까?”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몸을 눕히는 풀처럼, 옆 사람이 울면 같이 울고, 웃으면 같이 웃는, 을목이란 이런 존재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 박소영 선생님의 속살입니다. “수줍고 조용했던” 을목이 록 밴드 동아리에 빠지게 되고, 피아노 조율사가 되고, 광장의 집회에 참여하고, 그림을 배운 적은 없지만 관찰에 관찰을 거듭해서 풀과 꽃을 그려 내는 일이 가능했던 건 어떤 감각에든 적응할 수 있는 을목의 능력이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소영 샘이 록과 피아노에 접속한 을목이었다면, 이번엔 국악과 만난 을목입니다. 

“내 대학 시절의 절반 이상은 동아리 활동에 바쳐졌다. 내가 가입했던 동아리는 국악연구회(이하 국연). (중략) 원래 염두에 두었던 건 풍물동아리였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집회를 동띄우는 사물패가 그렇게 멋져 보였다. 한데 꽹과리 소리를 들으면 귀가 징징 울리면서 아파 왔다(금기가 과다한 나인지라 금속성 소리가 그렇게 작용했던 듯). 학생회관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데 어디선가 대금 소리가 들려왔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는 아이처럼 계단을 올라가 보니 학생회관 4층 복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연습하는 선배들이 보였다. 그 길로 가입한 동아리가 국연이었다. 금기가 많은지라 뭐든 결정할 때 보면 과단성이 있다. 대금 소리를 듣고 갔지만 결국 반한 건 거문고였다. (중략) 차츰 정간보 보는 법을 배우고, 방학 때는 합숙 훈련을 하고, 정기 연주회를 하고, 첫 알바비를 모아 거문고도 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동아리는 내 삶 자체가 되었다.” 


주란 샘 역시 을목이신데요, 이분은 원국에 식상이 없지만 식상 대운이 들어왔던 20대에 국악에 빠지시게 되었답니다. 앞서 소영 샘은 원국에도 식상을 갖고 계시지만 밴드 동아리 활동을 했던 해도 마침 식상의 기운이 세게 들어왔던 때였구요. 끼와 예술적 기질을 상징하는 두 식상이 두 을목에게 다른 장르로 발휘된 것이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그리고 시절인연이 다한 뒤에는 뒤로 물러나거나 묻혀 버렸다는 것도요. 

또 식상이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분이 이분이신데요. 식상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고, 식상이 없어서이십니다. 심지어 지장간에도 식상이 없는, 무식상 중에 무식상인 분이신데, 아이는 넷입니다. 

“다른 오행과 십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롭게 풀어 봤지만 식상은 의외였다. 주변 친구들도 내가 식상이 넘칠 거라 말했고 나 역시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심지어 지난 대운, 지장간에도 나의 식상에 해당하는 수 기운은 없었다. 이 잡듯이 뒤져 겨우 찾은 건 무신 대운의 지장간에 있는 임수다. 대운의 지장간에 숨은 임수의 기운으로 네 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뭔가 부족해 보였다. 계속 의문을 갖고 기초 명리를 공부하던 중 항해승제(亢害承制)의 개념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 


항해승제란 무엇이냐. 여기서 바로 알려 드릴 수도 있지만, 저희 독자님들의 공부를 위해 도담 샘, 그러니까 안도균 선생님의 책 『운명의 해석, 사주명리』, 302쪽을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항해승제와 함께 또 다른 실마리도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도서관 편』에서 설명이 되는데요, 이것은 꼭 책으로, 경화 샘 글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경화 샘의 글은 내 사주는 나만의 것이지만, 삶은 내 사주와 다른 사주들이 만나서 펼쳐지는 것임을 되새겨 보게 하는데요. 궁금하시지요? 궁금하시면 꼭!(뒷말은 생략해도 다들 아시겠죠?)
자, 이제 남은 분은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무토, 그리고 부러워하는 비겁 과다의 무토 지영 샘입니다. 

“성인이 된 이후 자립한 상태에서도 “황량하고 위험한 대지를 모험하려는 시도”(안도균, 『운명의 해석, 사주명리』, 162쪽)를 아무렇지 않게 하곤 했다. 9년 동안 이직을 일곱 번 했는데, 그것도 같은 업종이 아닌 매번 다른 일 방식을 배워야 하는 다른 업종의 회사로 옮겨서 처음부터 일을 다시 배워야만 했다. 영화관에서 교육업계로, 교육업계에서 동물병원으로, 동물병원에서 IT 스타트업으로, IT 스타트업에서 인문학 공부공동체로. 내가 직업을 바꿀 때마다 주변에서는 커리어가 걱정되지 않냐며 나보다 더 걱정을 많이 했다. 정작 나는 “No problem”이었다. 어떤 환경에서든 일단 적응은 잘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시도를 위험하게 보는 주변의 시선이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누군가가 다시 심사숙고하라는 조언을 해주면 웃으면서 알겠다고, 조언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지만 한 귀로 흘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을목이 사람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면 무토는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지영 샘은 무진 일주에 월지 진토, 연지 미토이니 온 세상이 자신의 무대인 것이나 다름이 없었겠지요. 또, 비겁 못지않은 재성은 커리어와 아버지와의 인연에서도 강하게 작용을 하지만 이 부분은 책으로 보시고, 마지막으로 자기 외에는 관심이 없는, 비겁 과다의 귀여운 포인트만 하나 더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제 눈에만 귀여울까요?;;). 

“나 외에는 관심도 없어서 조직에서 누가 기분이 안 좋고, 누가 누구와 싸웠고, 누가 누굴 좋아하고… 등등을 잘 알아채지 못했다. 꼭 누가 말해 줘야 “헉! 그랬구나!” 하고 뒤늦게 알았다.” 


이렇게 사주 구성도 다르고, 살아온 인생도 다르고, 안고 있던 번뇌도 달랐던 다섯 분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합니다. ‘쓰고’ 나니 가벼워졌다고요. 지나간 일들이 아무 일도 아닌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요.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고, 돈 쓰듯, 물 쓰듯, 펑펑 ‘써서’ 세상에 흘려보내고 나니 언제나 나를 걸려 넘어지게 하던 습관, 감정, 관계가 점점 줄고, 줄고, 줄어 사라져 가더라고요. 그러니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베짱이도서관 편』에서 힌트를 얻으셨다면, 다음 번 누드 글쓰기의 차례는 여러분들이어야 합니다. 책은 서점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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