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690 진정한 '세계문명화'를 위한 노력 : 뉴욕과 에드워드 사이드 (2)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문화를 위하여 (2): 뉴욕과 에드워드 사이드 “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허약한 미숙아이다. 모든 곳을 고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이미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타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 재인용, 에드워드 사이드, 박홍규 역, 『오리엔탈리즘』, 교보문고, 2012년, 445쪽 이 아포리즘을 읽으면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아쉬움 없이 고향을 등지는 방랑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노라고 선언하는 결연한 표정. 이 사람은 고향과 무슨 척이라도 지은 걸까? 아니다. 그는 지금 고향 땅이 아니라 고향이라는 표상이 제공하는 “감미로움”을 거절한다. 현재가 살기 팍팍하고 이해하기 힘들수록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고향은 익숙한 과거를 붙.. 2016. 5. 27. 우리시대의 인문학자, 고미숙 선생님의 신간 인터뷰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간 출간 기념 고미숙 선생님 인터뷰]"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몰락'의 기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북드라망 출판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고미숙 선생님의 신간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이 출간 되었습니다! 어제 사진을 통해서 책을 살짝 보여드렸지요. 오늘은 인터뷰를 통해 책을 사알짝~쿵 더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실제 인터뷰는 30여분 가량 진행되었는데요, 오늘은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을 뽑아 추린 8분짜리 버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인터뷰를 보겠다~! 하시는 분은 스크롤을 조금만 더 내려주세요~ 요~ 아래에 인터뷰 영상이 있습니다:D) 질문은 크게 세 가지를 드렸습니다. 하나는 '문외한'이라고 밝히신 정치와 경제를 갖고 책을 쓰시게 된.. 2016. 5. 26. 김부식에게 한민족은 없었다! - 1 〈‘한민족’이 아니라 ‘삼국’이 있었네!〉 1탄 삼국, 다른 기원/다른 천하 『삼국사기』라는 역사책으로 진입해보자. 『삼국사기』는 중국의 역사책인 『사기』의 양식을 모방한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는 황제의 일과 행위를 다룬 본기(本紀), 제후의 일과 행위를 다룬 세가(世家), 기억할 만한 개인들의 행위를 기술한 열전(列傳), 왕력을 연표로 정리한 표(表), 문물·제도·법령을 논술한 서(序)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독창적 역사 양식이 창조된 이래, 동아시아 역사책들은 기전체라 불리게 된 이 양식을 전범으로 삼게 된다. 김부식도 『사기』의 양식에 의거하여 본기·열전·연표·잡지(雜志)의 체제로 역사를 구성한다. 중요한 것은 김부식이 신라·고구려·백제 삼국을 각각 천자의 나라, 즉 독립된 제국으로 보았다는 점이.. 2016. 5. 24. 나의 고전분투기,『중용』을 시작하며 『중용(中庸)』은 어떤 책인가? '중용'이라는 말의 일상적인 용법은 '치우치지 않음'의 의미로 쓰인다. 이 용법의 근거는 12세기 북송시대의 정자의 “중(中)이라는 것은 치우치지 않음[不偏 불편]을 말한다.”라는 주석이다.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대개는 중간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곤 한다. 이때 중간이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어정쩡함이나, 중립을 가장한 책임회피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용법은 『중용(中庸)』이라는 텍스트가 의미하는 중용의 의미를 심히 오해하는 것이다. 정자(程子)가 말하는 '치우치지 않음[不偏]'은 중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자(朱子)는 '치우침이 없고, 과함이 없고, 모자람이 없는 것[不偏不依 無過不及 불편불의 무과물급]'이라고 보다 상세한 주석을 덧붙이는.. 2016. 5. 19. 이전 1 ··· 3 4 5 6 7 8 9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