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3 [읽지 못한 소설 읽기] 유능과 무능에 관하여 유능과 무능에 관하여 - 엘리자베스 문, 『잔류 인구』, 강선재 옮김, 푸른숲, 2021대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서, 또는 자신에게서 참을 수 없는 것 한 두가지 쯤은 있게 마련이다. 나의 경우엔 내가 무능하게 느껴지거나, 무능하게 여겨지는 것을 참기가 어렵다. 지금은 그렇게 ‘참기 어려운 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무능’이라고 여기게 되어서 나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지거나 여겨지는 것에 대해 예전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그 ‘참기 어려운 것’ 때문에, 그러니까 그런 감각 자체 때문에 괴로웠고 그걸 이겨내려고 애쓰느라 힘들었다. 사실 이 문제는 내 인생의 주요한 몇가지 테마 중에 하나일 정도로 현재의 나의 인격이나 반응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그 점에 있어서 만큼은 꽤 유용.. 2024. 8. 1. [임신톡톡] 난산을 순산으로 만드는 약 난산을 순산으로 만드는 약달생산과 불수산이 만드는 마법의 세계! 난산의 원인영화 『판의 미로(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 2006)』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영화이다. 독재의 삼엄한 분위기를 대변하는 대령과 어린 소녀 오필리아의 대칭성의 세계가 대비를 이루면서 영화는 전개된다. 매우 공포스럽고 참혹한 군사 독재 세계는 철통 같아서 도저히 출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소녀는 판이라는 정령과 접속하면서 분필로 직접 문을 그리면서 출구를 발견한다. 대령은 체제에 불복종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고 살육을 일삼지만, 신기하게도 대령은 아이에 집착한다. 여자에게는 전남편의 딸이 있었는데 그 딸이 바로 영화 속 주인공 오필리아다. 이런 공포와 삼엄한 감시 속에서.. 2015. 8. 20. 매혹적인 너무나 매혹적인 추상의 언어 -『과학과 근대세계』를 읽다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과학과 근대세계』, A. N. 화이트헤드, 오영환 옮김, 2008, 서광사 #1 물론 나는 여기서 각 시대의 수학적 관념들에 대한 깊은 연구 없이 사상사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 마치 『햄릿』(Hamlet)이라는 제목의 연극에서 주인공 햄릿을 빠뜨리는 것과 같다고 하는 정도까지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히 “오필리아” 역을 빼어 버린 것과 비슷하다. 이 비유는 특히 잘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오필리아”는 이 연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일 뿐만 아니라 아주 매력적인데다 약간의 실성기마저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연구는 인간 정신의 광기이며, 우연적인 사건들의 온갖 요구에 즉시즉시 응해야 하는 고통스런 상황으로부터의 도.. 2013. 1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