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33 [연암을만나다] 한 번도 멈추지 않은 글 읽기 한 번도 멈추지 않은 글 읽기 매주 수요일이면 마음이 급해진다. 씨앗문장을 쓰고 다음날 세미나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쓰지 못하고, 미리미리 다 읽지 못한 것이 한탄스럽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다. 다만 모든 일정이 끝난 저녁이후의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생각뿐이다. 그래서 이 시간대에 친구가 나에게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하면 ‘어? 안 되는데ㅠㅠ’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하지만 이내 ‘후딱 끝내고 공부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공부와 친구 둘 다 잡고 싶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딱 끝내자’라는 데에 너무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마음이 콩밭에 가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관계도 공부도 둘 다 잡으려 했던 내 마음과 반대로 어디 한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2020. 8. 27. [생생동의보감] 무서운 상한병(傷寒病) 무서운 상한병(傷寒病) 고자헌(顧子獻)이 상한병을 앓다가 막 나을 무렵 화타(華佗)가 맥을 보고 말하기를, “아직 허약하고 회복되지 않아서 양기가 부족하니 힘든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힘든 일은 그래도 괜찮으나 여자와 관계하면 즉사할 것인데, 죽을 때는 혀를 몇 치 빼물고 죽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의 아내가 병이 나았다는 말을 듣고 백여 리 밖에서 달려와 살펴보고 며칠 밤 있는 동안에 방사를 치르고 나서 그는 과연 혀를 몇 치 빼물고 죽었다. 어떤 부인이 상한병을 앓을 때 도적떼가 쳐들어왔는데 미처 달아나질 못했다. 그 도적들 6~7명이 그녀를 겁탈하고 나서 그들은 모두 그 부인의 병을 얻고 죽었다. 이것이 음양역(陰陽易)이다. (「잡병편」 寒(下) 1122쪽) 20년도 전의 일이다. 겨울.. 2020. 8. 26. 쿠바 귀환 24시간 - 물탱크와 인간다운 삶 쿠바 귀환 24시간 귀환 8월 29일 새벽. 비행기에서 내려서 숨을 들이쉬니, 내가 쿠바에 정말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내 몸이 기억하는 쿠바의 첫 번째 흔적은 공기의 냄새다. 쿠바를 떠나면 잊어버리고 쿠바에 살면 익숙해지고 마는 이 섬나라의 짙은 체취는, ‘귀환자’가 되는 순간 콧속을 사방에서 사정없이 찌르고 들어온다. 덩달아 내가 얼마나 동떨어진 세상의 구석으로 되돌아왔는지도 실감난다. 끈적거리는 공기를 가르며 공항 택시를 타고 아바나 시가지를 달리는데, 작년 이 즈음에 했던 개고생이 영화의 장면처럼 머릿속을 휙휙 지나갔다. (작년 ‘아디오스, 엘람’ 편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 다르다. 이제는 쿠바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 2020. 8. 25. 『모비딕』과 함백, 그리고 『천 개의 고원』 *지난 주 세상에 나온 의 저자 오찬영 선생님의 또다른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책에 실린 버전과는 다른, 과의 인연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책과 더불어 함께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모비딕』과 함백, 그리고 『천 개의 고원』 때는 2018년 12월 31일. 바야흐로 2019년 새해를 맞이하는 2018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모비딕』과의 만남을 되돌아봤을 때, 이 하루치의 시간은 결코 빠질 수가 없다. 2019년에 금요 대중지성과 장자스쿨을 시작하게 된 사람들이 강원도 함백에 모여 예비 OT를 가진 날이었던 것이다. 일성 2년을 거쳐 막 장자스쿨로 입학 신고는 했지만 그 전환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전혀 감이 없는 상태였다. 예비 OT를 그저 대학교 MT와 회사 워크숍 정도로 생각했던.. 2020. 8. 24. 이전 1 ··· 303 304 305 306 307 308 309 ··· 8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