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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걷다보면]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다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다 준비 작년에 이어 올해는 9월 23일에 기후정의행진이 있다는 소식이 공동체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올해 행진에는 소창조각보로 플랭카드를 만들자는 제안도 함께였다. 토요일 오전에 세미나를 하고 시청역까지 가면 본집회는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행진 2주전, 파지사유 벽면이 하얗게 칠해졌고, 푸른 빛깔로 물들인 커다란 천이 걸렸다. 그 위에 에코실험실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소창조각보에 메시지를 담아 한 장씩 붙여나갔다. 이번 행진의 슬로건인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라던가 문어, 고래, 녹아내리는 빙하도 보였다. 세미나를 하러 온 친구들을 불러다 소창조각을 내밀면 대부분 진지하게 뭔가를 그리거나 썼다. 내가 속해 있는 ‘양생프로젝트세미나’팀은 요즘 한창 읽고 있는 도나 해러.. 2023. 11. 7.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암, 두려워하지 마! 암, 두려워하지 마! 미국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어머니와 이모가 모두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투병 과정을 지켜본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유방을 미리 절제해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유방암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비단 이 배우 말고도 암에 대한 공포는 만연해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암 진단은 곧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암세포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시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유명한 드라마 작가가 암에 걸린 주인공이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를 하게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암세포를 생명으로 지칭하면서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또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처럼 묘사한 대사가 크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이렇게 암을 바라보는 상반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암이 너무 무.. 2023. 11. 6.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 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최수정(인문공간 세종) 평소 한적했던 정동길 양쪽으로 노란 천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가을을 맞아 작은 장이 섰다. 지하철역 입구부터 내가 가는 길을 따라 나란히 정렬한 노란 물결이 곧 있을 만남을 더욱 설레게 했다.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 아래 노란 천막과 인파가 어울려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흔들려 보였다. 그들 사이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과 걸음이 서로를 부추기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달렸다. 북드라망 출판사의 세 권의 책 『청년, 연암을 만나다』,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의 네 명의 청년 저자, 이윤하, 남다영, 성민호, .. 2023. 11. 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토토로 일상의 애니미즘 토토로 일상의 애니미즘 《토토로》에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 이사를 와서, 청소하고, 밥해 먹고, 빨래하고, 엄마 문병을 가고. 학교 갔다가 집 뒤 나무 구경 가고, 비 오는 날 아빠 마중 가기, 잠깐 놓친 동생 찾아 동네를 헤매기. 이 전체 사건들 중에 살면서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은 하나도 없다. 토토로에는 《나우시카》나 《라퓨타》처럼 세계를 구한다는 모티프가 들어 있지 않다. 1950년대 초반의 일본 농촌을 다룬다지만 향수를 부르짖지도 않는다. 오직 평범한 나날만 전면에 배치된다. 그런데 평화롭기만한 시골과 귀엽기만한 소녀들이 겪는 일화들은 전혀 사랑스럽지 않다. 자매들은 일상의 무게를 온몸으로 견디면서 죽음의 공포와 상실의 비통을 예감한다. 물론, 그러면서 살아갈 힘과 지혜를 얻는다. 그래서 《.. 2023.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