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시간이란 무엇인가?

어린 시절 <시간탐험대>라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돈데크만이라는 주전자처럼 생긴 타임머신을 통해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는 설정과 엉뚱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해서인지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남는다. 역사책에서 만나는 인물과 당시의 사건을 주인공들이 겪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영화나 이야기는 적지 않으며, 계속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과학이 더 발전하면(!) 정말로 타임머신이 개발될 줄 알았다. ^^


타임머신은 과거와 미래로 누군가를 이동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과거나 미래가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만약 과거의 어떤 사건에 현재 인물이 개입해, 죽었어야 할 사람이 살아 남으면 미래(과거의 사건으로부터 발생하게 되는 새로운 미래)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탐험대>의 주인공들도 절대로 미래를 바꾸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타임머신이 말을 하고, 주문을 외우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_+


그런데,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는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현재가 '지금'이라면 오늘 하루가 '현재'일수도 있고 '한 해'를 현재로 볼 수도 있지만, 키보드를 클릭하는 그 '순간'만을 현재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의외로 '현재'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물론 지금은 그레고리력이라는 공통의 달력과 그리니치 천문대 기준의 공통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기준으로 '현재'를 말할 수 있다. 타임머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어쩌면 시간을 공통적으로 감각하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시간'이라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이면서도 동시에 깊이 파고들면 한없이 깊어지는 밑 모를 우물 같은 개념이다. 게다가 시간은 대단히 다의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처럼 한 사람의 내면적인, 때로는 무의식적인 진실을 뜻하는가 하면, "지금 몇 시야?"라는 표현에서처럼 일상생활에서의 한 단위를 뜻하기도 한다. … 이렇듯 시간은 일상성과 추상성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에 관해서 말하려면 다층적 차원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 옮긴이의 글 중


그래서 어떻게 시간이 발견되고, 만들어졌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던 중에 만난 책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은 시간을 측정하고, 달력을 만들고, 시계를 만들고, 또한 시간에 관해 사유했던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다.


역사는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다. 하지만 역사에 나오는 사건들을 변경시킬 수 있을까? 사건에 관한 한 변경은 불가능하다. 시간의 일방향성을 감안하면 우리는 나중의 사건에 영향을 미칠 뿐 이전의 사건에 대해서는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여행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의 과정을 변경시킬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내가 미국의 남북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1850년대로 거슬러가서 그 전쟁을 유발한 사건들의 경로에 개입할 수는 없을까? 나는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성공한다면 남북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테고, 따라서 그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갈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위의 책, 342쪽)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러한 초능력에 끌리는 이유는 뭘까.


시간은 계속 흐른다. 이것은 확실하다. "보르헤스의 말처럼, 나를 떠나 있는 시간이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곧 나이며, 내가 곧 시간이다. 따라서 시간에 대한 고민은 바로 나의 존재를 고민하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절기서당』, 8쪽) 마침 겨울이고, 연말이 다가 온다. 이때쯤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로 딱 좋다. 새해 계획도 세우면서 시간에 대해, 시간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로 만들면 어떨른지. ^^


 
마케터 M

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 - 10점
스튜어트 매크리디 엮음, 남경태 옮김/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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