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귀울림에 좋은 혈자리, 액문혈

액문, 원기충전 팍팍!! 


이모, 우리 차 교통사고 났어요! 


위험천만한 자동차사고;;; 다치지 않아서 천만다행입니다.


지난 달 말, 동생에게 교통사고가 났다. 중부고속도로를 100km로 달리고 있는데 차선 변경을 하려던 뒤차가 그대로 동생차를 들이박았다. 차는 충격으로 360도 회전, 중앙분리대를 들이박고 갓길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차는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앞뒤 범퍼는 모두 찌그러지거나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운전석 앞 유리창이 깨지고 조수석 유리창도 박살이 난 상태였다. 결국 차는 보험사의 결정에 따라 폐차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차가 이 지경인데 사람은? 동생은 멀쩡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4살 먹은 조카의 왼쪽 이마가 살짝 찢어진 것 외에는. 조카의 이마에서 처음에는 피가 꽤 났던지 입고 있던 외투에 피가 좀 묻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상처는 이미 아물고 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외상은 없어도 상태를 속단할 수 없어서 일단 입원을 했다. 조카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이모, 우리 차 교통사고 났어요. 차가 전복됐어요. 엄마가 울면서 전화했어요. 삐용삐용 차가 왔어요. 어떤 아저씨가 와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교통사고에 대한 어떤 분별심도 없는 조카는 사고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같았다. 그냥 차가 빙글빙글 돌다가 섰고, 자기는 거기에 있었을 뿐. ‘교통사고’와 ‘전복’이라는 말에 따라붙는 어떤 의미망도 없이 자기가 본 것을 말할 수 있는 단어로 그 말을 쓰는 것 같았다. 물론 엄마가 쓴 말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제부와 동생은 애가 멀쩡해 보여도 많이 놀랐을 거라고 하면서 걱정을 했다.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했다.

 

“어른들이 놀라는 것에 애들은 안 놀랄 수 있어요. 오히려 어른들은 안 놀라는데 애들은 놀라는 경우가 더 많죠.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조카는 몸과 마음이 한결같이 멀쩡하다는 것. 이에 비해 동생은 달랐다. 입원 다음 날부터 등과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그 다음날은 점점 더 아파서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했다. 등과 어깨는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니까, 교통사고가 나면서 인대가 과하게 긴장하면서 아픈 것 같았다. 우리 몸은 갑작스럽게 외부 충격을 받아서 과격하게 움직이게 되면 반사적으로 근육이 수축되면서 근육과 인대가 과하게 긴장된다고 한다.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그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동생은 뜻밖에도 부인과 진료와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기위해 담당의사에게 외출증을 끊었다. 


“언니, 어제 아랫도리가 찝찝해서 뒷물을 했는데 거기가 부었어. 요실금도 생기고…. 결정적으로 귀가 윙윙거려.” 


엥? 웬 요실금에 부인병이람, 거기다 귀울림까지? 몸의 아래쪽과 위쪽이라는 거리만큼 증상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소위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모토아래 의역학을 공부하는 사람 아닌가? 의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병인(病因) 두 가지는 칠정(七情)과 외사(外邪)다. 곧 불안, 근심, 걱정, 두려움 같은 감정과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외부 기운에 감기(感氣)되면 병이 된다. 동생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급작스럽게 충격을 받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극렬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동의보감』에 “신(腎)은 지(志)에 있어서는 무서움이 된다.”고 하였다. 신과 무서움의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사람이 공포에 휩싸이면 신장의 기운을 쓰게 된다. 동생은 사고로 신장의 기운을 순식간에 써버렸으니 그것과 연결된 장부와 기관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신장은 생식기와 방광, 귀와 통한다. 아주 멀어보였던 증상들이 의역학의 눈으로 보니 단번에 꿰어졌다. 공부한 보람이 있다. 오늘은 이 중에서 귀에 대해서 알아보자.



귀가 울면, 정도 울어~흐흑


동생의 귀는 왜 윙윙 소리가 난 걸까? 앞서 말했듯 의역학에서 귀는 신장과 통한다. 『동의보감』에 귀는 “신기(腎氣)가 통하므로 신의 기능이 정상적이면 오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하였다. 곧 신의 기운 때문에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 


무릇 신(腎)은 족소음경(足少陰經)인데, 정(精)을 저장하고 그 기는 귀로 통한다. 귀는 여러 경맥이 모이는 곳이다. 만약 정기(精氣)가 조화롭다면 신기가 강성해져서 귀가 오음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과로로 기혈(氣血)을 손상시키고 겸하여 풍사(風邪)까지 받아서 신을 손상시키고 정기가 허탈해지면 귀가 어두워져서 들을 수 없게 된다.

─『동의보감』, 「외형편」, ‘귀’(耳), 법인문화사, 654쪽 


귀가 밝으냐 그렇지 않느냐는 정기(精氣)가 귀에까지 이르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달려 있다. 정기는 음식[地氣]과 호흡[天氣]이 흉중에서 만나면 만들어지는데 일부는 혈로, 일부는 피부로, 또 오장육부로 배급된다. 이때 오장육부의 정은 신이 받아서 저장한다. 그런데 음식과 호흡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정이 부족해진다. 그러면 정기가 위로 공급되지 못해 귀의 경맥으로 들어가야 할 기혈이 고갈되면서 소리가 난다. 동생에게 귀울림이 생긴 것도 교통사고로 신장의 기운을 과도하게 쓴 것이 원인일 수 있지만, 평소에 정기를 기르지 않았던 탓도 있다. 정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면 설사 사고가 났더라도 정이 고갈되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하긴 그랬다면 공포의 감정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터. 말해봐야 무엇할까?


이명은 장차 귀가 멀게 될 조짐이라니!!!


귀울림은 전문용어로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대체로 신의 정이 부족하면 음이 허해져 화가 동해서 생긴다. 또한 허명(虛鳴)이라고 하여 귀에 풍사(風邪)가 침범하면 그것이 기와 부딪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풍사로 인해 열이 나는 풍열(風熱), 술을 마셔 생긴 주열(酒熱)로도 이명이 생긴다. 기가 울체되어 담화가 치밀면 매미 우는 소리도 들린다. 성생활을 과도하게 하거나, 과로하거나, 중년이 지나서 중병을 앓을 때도 이명이 생긴다. 


이명은 장차 귀가 멀게 될 조짐이다. 정이 부족한 상태가 오래되면 화가 망동해서 몸의 물기를 죄다 말린다. 귀가 먹는 것을 이롱(耳聾)이라고 하는데 모두 열증(熱證)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귀가 먹는 것은 다 담화(痰火)가 몰리고 뭉치기 때문인데, (…) 갓 생긴 이롱은 흔히 열(熱)로 인한 것이고, 오래된 이롱은 허(虛)로 인한 것이다.


─ 『동의보감』, 「외형편」, ‘귀’(耳) 법인문화사, 657쪽 


귀가 안 들리는 것을 치료할 때는 먼저 기를 조화시켜야 한다. 울체된 기를 풀고 풍사를 흩어주며 습을 없애야 한다. 허한 정기를 보하고 막힌 구멍을 틔워 주어야 한다. 귀가 먹는 것은 원인에 따라 풍농, 습농, 허농, 노농, 궐농, 졸농 등으로 나뉜다. 풍농(風聾)은 풍 때문에 귀가 먹는 것인데 귓속이 가렵거나 머리가 아프다.


습농(濕聾)은 습 때문에 생기는데 귀에 빗물이나 물이 들어가서 생기며, 귓속이 질척하고 부으면서 아프다. 허농(虛聾)은 몸이 허해서 귀가 먹는 것으로 설사병이 오래되거나 중병을 앓은 뒤 허약해진 틈을 타서 풍사가 귀에 침범해서 생긴다. 노농(勞聾)은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거나 성생활이 잦으면 정기가 허약해져서 생긴다. 뺨의 광대뼈 부위가 검게 되고 귓바퀴가 마르며 때가 끼는 증상을 보인다. 궐농(厥聾)은 갑자기 기가 치밀어 올라 귀와 통하는 경맥에 부딪칠 때 생긴다. 오장의 기가 치밀어 귀에 들어가면 귀가 꽉 막히면서 어지럼증을 수반한다. 졸농(卒聾)은 갑자기 귀가 먹는 것인데 신의 기운이 허할 때 풍사가 경락에 침범했다가 귀 안으로 들어와 정기와 부딪쳐 생긴다.


『동의보감』에는 이농에 대한 여러 처방법과 함께 손쉽게 응용할 수 있는 예방법이 실려 있다. 손으로 귓바퀴를 몇 번이고 비벼주면 신기가 충실해져서 귀먹는 것이 방지된다고 한다. 또한 청력을 기르려는 사람은 늘 배부르게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신기가 허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했는데도 귓병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오늘의 혈자리를 이용해 보자.  



액문, 내 몸의 인삼혈


오늘의 혈자리 액문은 수소양삼초경의 맥이 머무는 곳이며 형혈(임상에서는 발열(發熱) 등의 증세에 사용되는 오수혈(五輸穴)의 일종)이다. 오행상 수(水)에 해당한다. 삼초는 기(氣)가 오르내리는 통로이자 기화(氣化)가 진행되는 장소다. 이는 기가 삼초의 통로를 통해 각 장부로 운행된다는 말이다. 『난경』에 “삼초는 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원기(原氣)의 별사(別使)로서 모든 기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원기는 인체의 근본이 되는 기다. 원기는 신에서 근원하며 삼초를 통해 십이경맥으로 들어가 오장육부에 이른다. ‘원기운행’이라는 특별한 사명을 띤 사신, 삼초. 따라서 삼초가 통하면 내외, 상하, 좌우가 모두 소통된다. 온몸으로 흘러 들어가 내외를 조화롭게 하고 좌우를 영양하며 상하를 인도한다. 삼초는 그야말로 소통의 길이다. 


그렇다면 그 길에 무엇을 흘려보낼까? 그렇다. 인체의 수액이다. 인체의 수액대사는 여러 장부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지는데, 반드시 삼초의 기화작용에 의존하고 삼초를 통로로 삼아야만 수액의 승강출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까닭에 이 대사작용을 “삼초기화(三焦氣化)”라고도 한다. 


수 기운을 가진 액문은 삼초의 기화작용에 도움을 준다. 왜냐하면 기의 생성 역시 수곡정미의 원천인 정(精)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정이 뭔가? 진액이지 않는가. 그래서 액문은 진액이 상하여 건조해지는 증상에 쓴다. 이 혈을 찌르면 진액이 즉시 생긴다 하여 ‘액문’이라 이름하였다. 


액문(液門)의 ‘액(液)’은 빛을 받지 못해 어두침침한 데서 나오는 진액을 말한다. 축축하다, 적신다는 뜻이 있고 ‘문(門)’은 출입구를 말한다. 글자 그대로 수 기운이 담뿍 담겼다. 가슴이 답답한 번열(煩熱)을 제거하고 진액을 보존하며 물길을 조절한다. 그래서 액문은 수액으로 생긴 병을 치료하는 문호가 된다. 이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지갈생진(止渴生津)이다. 근데 이 말 어디서 많이 봤다. 인삼미감보원기(人蔘味甘補元氣). 지갈생진조영위(止渴生津調榮衛). 그렇다. 인삼의 약성(藥性)이다. 인삼은 미감하다. 원기를 보하고 갈증을 멎게 하고, 영기와 위기를 조절한다. 그렇다면 액문은 내 몸의 인삼? 햐~아, 그 비싼 인삼을 내 몸에서 구할 수 있다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손가락 사이에 숨어 있는 액문혈

내 몸의 인삼혈은 어디에 있을까? 액문은 새끼손가락과 넷째손가락의 사이 오목한 곳에 있다. 손가락 사이에 숨어있는 액문은 고목과 고목사이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산삼과 꼭 닮았다. 원기가 허탈해 있을 때 이젠 인삼 대신 액문을 애용하자. 고갈된 원기는 충전시키고 기운은 팍팍! 살아날 테니. 


동생은 지금도 병원에 입원중이다. 조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잘 먹고 잘 논다. 조카는 교통사고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에 비해 동생은 극렬한 공포를 느꼈다. 그 감정은 고스란히 몸에 새겨져 통증을 일으켰다. 똑같은 사고를 겪었는데도 둘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마음이 일으키는 몸의 파노라마가 어떠한지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그래서 사건에 감정을 연계시키지 않고 담담할 수 있다면? 그 이는 아마 깨달은 사람일 게다. 마음에 머물러 있는 것이 없어 어떤 것이든 도도하게 흘러갈 뿐이다. 진정코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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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얼음마녀 2013.11.21 21:55 답글 | 수정/삭제 | ADDR

    인삼이 몸에 기와 진액을 한꺼번에 만들어주는 좋은 약재라는 걸 배웠지만 잔 뿌리라도 먹을라치면 불을 뿜을 것 같이 뜨거워서 그만 삼키지 못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완전 필요한 혈자리군요. 액문혈. 자꾸 자꾸 만져주고 눌러주면 더욱 좋겠지요? 하하

    • 북드라망 2013.11.22 10:06 신고 수정/삭제

      살짝 눌러보니 뻐근~하네요.
      (하지만 열심히 지압을 하게 됩니다. ㅋㅋ)
      날이 많이 추우니 건강 조심하세요. ^^

  • 2013.11.27 17:03 답글 | 수정/삭제 | ADDR

    비밀댓글입니다

    • 북드라망 2013.11.27 17:22 신고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말씀 감사합니다! 글쓴이들에게도 꼭 응원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자주 뵈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