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루쉰 박물관과 옹화궁, 쿵푸 온더로드의 마지막 이야기

여행의 시간



쿵푸 온더로드의 마지막 여정은 루쉰 박물관과 옹화궁입니다. 먼저 루쉰은 『아Q정전』이나 『광인일기』로 잘 알려졌지요. 저도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정작 중국에서는 루쉰의 작품을 중학교 교과서에 빼서 논란이 되었다고 합니다. 루쉰이 살았을 당시 그는 유명하고 인기도 많았습니다.(안티도 많았지요; 궁금하신 분들은 루쉰의 책을 만나보세요. ㅎㅎ;)


루쉰과 원고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그는 죽기 직전 소박하게 장례를 치를 것을 당부했지만, 8천 명의 자발적인 추모객들이 모여들었다는 점~ 당시 루쉰이 미친 영향력을 살짝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루쉰 공원은 굉장히 잘 관리되고 있더라구요. 루쉰을 좋아하는 자로서, 들뜬 마음으로 박물관 안을 돌아다녔습니다. 루쉰이 거주했던 지역과 시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내용, 교류했던 이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청년 시절의 루쉰의 활동 자료를 보고 계십니다.


넓고 깔끔한 스타일!


이곳이 바로 샤오싱 마을! 루쉰의 집은 사람들 손이 모여있는 저 근처에 있었습니다.


루쉰이 살았던 마을을 미니어처로 복원한 것이 있었는데, 저는 이곳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이 어디쯤인지 볼 수 있고, 당시 루쉰이 봤던 풍경은 어땠을까 좀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여기가 어디이고, 여기가 어디이고… 이런 얘기를 꽤 오랫동안 나눈 것 같습니다. 루쉰이 베이징이나 상해에서 거주했던 집도 복원했지만, 태어난 곳인 샤오싱 마을이 제일 미니어처의 스케일이 컸습니다. 고향이라 그런가봐요. ㅎㅎ


북경에 살 때 머물렀던 이 집은 어디에 복원되었을까, 한참을 알아본 뒤 가게 되었답니다. 후후;;


전시실마다 루쉰이 썼던 책상과 의자가 항상 진열되어 있는데, 소박한 느낌의 나무 책상과 라탄 의자가 인상 깊었습니다.


루쉰의 글씨로 만나는 <아Q정전>! 루쉰의 글씨는 작고, 단정했습니다.


박물관 옆에는 루쉰이 어머니, 주안과 함께 살았던 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미니어처 보면서 어디에 복원되었나 싶었는데, 바로 옆일 줄이야...건물 안에 들어가니 그가 직접 심었다는 나무가 이름표를 달고 서 있었지요.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창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데 그쳐야 했습니다. 언젠가 고택 내부도 공개가 되면 좋겠네요.


루쉰이 1925년 4월 5일에 심었다는 그 나무입니다.


루쉰이 사용했던 의자, 박물관에 있던 그 의자랑 비슷합니다.





가까운 곳에 공자묘와 옹화궁이 있었습니다. 거리는 불교 용품을 파는 곳, 점(관상 등)을 봐주는 곳이 운집해있었구요. 공자묘 앞에는 죽간 모양의 기념품을 팔고 있었고, 손으로 V를 그리고 있는듯한 작은 상도 보았습니다. 이 손동작이 지혜를 나타낸다고 해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운명(!)의 거리에서 만난 영환도사님...?


상 밑에 지혜를 의미하는 지(智)가 써있습니다. 집중이 안 될 때 이 손동작을 하면 왠지 좋을 것 같네요. ㅋㅋ


공자묘 안으로 들어가니 널찍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어요. 게다가 키 큰 나무들이 쭉쭉 서 있더라구요. 연암이 열하에 왔을 때에도 공자묘를 들렸다는 사실~ 열하일기의 「알성퇴술」 편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하권 132쪽을 보세요) 원나라 때 짓기 시작해 1312년에 완공되었지만 관리가 소흘해 황폐해졌다가, 명조에 다시 보수를 하면서 거의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공자묘 안은 구획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제사를 올리는 곳, 공부했던 곳 등등. 명나라때 영락제가 준공한 것이 바로 태학인데요, 공사가 끝난 때가 1444년이고, 연암이 방문했던 시기는 1780년이니 336년의 시간이 흐른 후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또 233년이 지난 후 가게 되었네요! 수치로는 감이 잘 오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뜰 안에 서있는 나무들입니다. 연암이 이렇게 말한 나무, “이륜당 앞에 심은 솔과 전나무는 원의 유학자 허형이 손수 심었다고 전해진다”는 그 나무의 나이가 짐작이 가시나요? 거의 600년 동안 뽑히지도 않고 그곳에 서있었는데, 그동안 그 뜰을 거닐었을 사람들을 계속 봐 왔겠지요? 이런 나무는 어쩐지 신령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의 기운을 받고 싶은 자, 공자묘로 오라!


절로 숙연해지는 분위기~


찍고 보니 커튼(?) 한 가닥이 흘러내렸더군요;;


위패가 있는 곳에 동물 모양의 상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돈을 던져서 기원을 했나 봅니다. 양 주변에 동전과 지폐가 쌓여있더라구요. 휘장도 붉은색, 중국인들은 정말 돈과 붉은색을 좋아하나봐요. ^^; 하지만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나무!!


사람 머리가 튀어나온 것처럼 좀 으스스하지 않나요? ㄷㄷ;;


학문의 전당에서 기억 남는 것이 이 나무 뿐이라니;; 어쩐지 공자님께 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언젠가 꼭 『논어』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자묘에 와보는 걸로~


이날은 9월 19일, 중국에서도 중추절 첫날이었습니다. 휴일을 맞은 인파 덕분에 길이 북적북적했지요. 다음으로 간 곳은 옹화궁이었는데, 거리에도 건물 안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행인과 상인 등등의 인파가 가득했던 옹화궁 앞


라마 사찰인 옹화궁


 

무엇을 기원하고 있을까요?





가장 깊숙한 곳에 총카파 불상이 있었습니다. 끝이 뾰족한 이 모자 형태가 바로 티벳 불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말해주는 표식이랄까요? 총카파는 14세기에 티벳 불교의 한 종파를 만든 창시자입니다. 노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해서 황교라고도 합니다.


총카파 불상은 가장 안쪽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마 사찰 느낌!


연암이 열하에서 만난 티벳 불교가 아직도 있다는 점,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다닌다는 것이 저는 좀 놀라웠습니다. 또 총카파 불상은 한국 사찰에서 볼 수 없어서 신기했구요. 사천왕상도 약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찰은 대개 일주문을 지난 후 사천왕이 있는 곳을 지나도록 동선이 짜여있습니다. 사천왕은 불법의 수호신인데, 사찰을 지키기도 하고 악인을 혼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천왕상은 대개 무섭게 생겼습니다.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네 명이 손에 들고 있는 물건(!)들이 조금씩 다른데, 북방의 다문천왕이 들고 있는 '쥐'에 눈이 갔습니다. (다문천왕은 한국 사찰에서는 보탑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옥상샘은 쥐의 의미가 다문천왕이 밤에 쥐들이 듣고 온 이야기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는 정보요원설을, 장금샘은 북방이 水의 기운이며, 子가 음중의 음, 동물로는 쥐이기 때문이라는 음양오행설을 이야기했습니다. 후자에 약간 마음이 기울었는데, 돌아와서 왜 다문천왕이 쥐를 들고 있었는지 검색을 해 보니… 쥐로 알고 있었던 그 동물은 사실 몽구스였습니다! 몽구스는 뱀의 천적이죠. 티벳 불교에서는 뱀이 탐욕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러한 욕망으로부터 불법을 지키기 위해 다문천왕이 몽구스를 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쥐가 재물을 상징하므로,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라는 설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들이 재미있어서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붉은 원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쥐(몽구스)입니다.



*                                               *                                                   *


여행지의 시간은 좀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책 속의 시공간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낯선 음식과 낯선 시공간 속에서 몸이 적응하는 것도, 모두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데 평소보다 더 많은 감각을 동원했던 것 같습니다. 세번의 밤과 네번의 아침 동안 어디를 가서 무엇을 만날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설렜지요. 현지 적응을 너무 잘 했던 탓인지(?) 현지인으로 종종 오해를 받곤 했으니, 그런 김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함께 갔던 다른 원정대원들도 그때 듣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공유할 예정이니, 함께 보시면 쿵푸 온더로드의 여정이 좀더 풍부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쿵푸 온더로드는 계속 됩니다! 쭉~~~~~~!!!


베이징 그림일기 1화

베이징 그림일기 2화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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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박경금 2013.10.14 22:10 답글 | 수정/삭제 | ADDR

    ㅋㅋㅋ 마지막 연출사진에 빵! 이번글도 역시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현재가 아닌 과거로의 여행인 듯 착각을 하게 되네요. ^^
    루쉰의 생과 옹화궁의 역사를 알게 된 것도 이 여행기를 통한 즐거움이네요!
    나무와 깊은 사랑(?)을 하고 계시는 장금샘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ㅎㅎ
    또 다시 시작될 쿵푸 온더 로드도 기다려집니다. ^^

    • 북드라망 2013.10.15 13:57 신고 수정/삭제

      루쉰 박물관에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지만...양심상(?) 다 못 올렸습니다. 하하;;
      물론 유리창에 빛이 너무 반사가 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감성 학인들께서는 꼭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
      MVQ에서도 시작된 쿵푸 온더로드도 함께 만나보세요~
      같은듯 다른 기억의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