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연암, 그리고 티벳 불교


피서산장, 티벳 불교 사찰들



쿵푸 온더로드, 열하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둘째날이 되었습니다. 현지인들만 다닌다는 국수집에서 만두와 국수를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고기와 삶은 달걀이 들어 있었고 양이 많아서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피서산장부터 출발!



입구는 지하철처럼 표를 대야만 통과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통과하면서 나오는 중국어를 어찌나 자주 들었던지 나중에는 다들 따라하게 되었죠. "징친↗↘", 통과하세요, 들어가도 좋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피서산장은 사람이 제법 많았는데, 여름에는 훨~씬 많다고 하네요. 여러분도 열하 가실 때, 9월 정도로 일정을 잡으시면 좀더 한산하게 다녀오실 거라는 점~~~



건물 안에는 도자기, 다양한 그릇, 당시 관리들이 입었던 옷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에 눈이 가서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게다가 당시 청나라 관리들이 입었던 관리복을 보니 강시 영화에서 봤던 그 옷이지 뭡니까! 왜 청나라 옷을 입었는지 궁금했던 건 저 뿐이 아니었던 모양인지, 인터넷을 검색을 통해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후후;; 강시가 되려면 죽은 지 100~500년이 지나야 하므로 시간적으로 청나라 시대와 적합하고, 관복이 어두운 색이라 죽은 자와 잘 어울리는 면도 있으며, 무엇보다 만드는 데에도 저렴하다고 하네요. 물론 이것 뿐만은 아니겠지만, 강시옷이 청나라 관복인 걸 알고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


요것이 바로 강시가 입은 청나라 관복입니다!



건륭제의 초상화입니다. 언뜻 말 위에 올라탄 나폴레옹의 초상화도 떠오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것을 모티브로 그려졌다고 합니다. (건륭제도 키가 작았대요;;) 이 초상화를 그린 이는 바로 주세페 카스틸리오네라는 이탈리아인 화가라고 합니다. 선교사로 청나라에 파견되었는데, 서양화 기법을 전수했다고 하네요. 몸은 약간 왼쪽이 뒤로 가 있는 모습인데, 얼굴은 너무 정면으로 그려져있어 제가 보기에는 좀 어색하던데 (마치 포토샵으로 합성한듯한;;) 여러분도 이 그림이 궁금하시면 인터넷 검색 혹은 『세계 최고의 여행기 하』115페이지를 보셔요. ^^


청나라 황제들은 티벳 불교를 좋아했는데요, 그래서 『열하일기』에서도 판첸라마를 접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장면이 나오지요? 물론 조선 수행단 입장에서는 굳이 안 해줘도 될 배려라고 여겼었지만 말입니다. 황제들도 자신들의 신심을 피서 산장에도 표현하고 있더라구요. 공간 곳곳에서 보살상, 총카파(티벳 불교의 창시자)의 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점이, 태어난 띠에 따라 모시는 보살이 다르다는 것이었는데요 건륭제의 경우 토끼띠라 문수보살을 모셨다고 합니다. 문수보살은 책, 글쓰기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건륭제가 학문 분야에서도 훈늉했던 것일까요? 그의 문서고가 괜시리 지어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문서고를 가기 위해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큰 호수들이 무척 많아 시원한 피서산장!


몽고를 견제하기 위해 여름에 피서산장으로 왔다고 하지만, 시원한 날씨도 한몫 했을 겁니다. 북경은 여름에 30도가 넘어 무척 더운데 반해 열하는 기온이 18~20도 사이라고 해요. 그리고 원래 유목민이었던 청의 황제들은 그들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열하에서 말타기, 사냥, 활쏘기 등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서고 가는 길에 고양이 가족에게 소시지를 주는 장면도 만났구요. 청년이 주는 속도가 성이 차지 않았는지 라이트 훅 한 방을 때리기도(?) 하더군요. ^^;


강희제의 상입니다.



건물에 들어갈 때 이런 기암괴석 사이를 통과한 후 입장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산길(돌 사이?)를 지난 후 마주하는 풍경이 대비가 되면서, 사람이 느끼는 풍경에 대한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택한다고 합니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지?' 하다가 멋진 건물이 쨘~! 이런 스타일이랄까요? ^^



문서고에서 기를 받기 위해 모인 원정대원들. 예전에는 이곳에서 책을 팔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잠겨있었습니다. 책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아쉽더라구요. 황제의 책은 북경에도 보관이 되었는데, 화재로 소실되어서 지금 남아있는 곳은 오직 피서 산장의 책들 뿐이라네요.


그런데 건물에 관심 있었던 건 저희 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바위 사이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자리에 서면 보이는 특별한 장면이 있었던 것! 사진으로는 어렴풋하게 보이실 지 모르겠으나...저 위치에 서면 호수 위에 초승달 모양이 보였답니다. 비밀은 바로 저 바위 틈!



문서고를 지나 결국 도착한, 피서 산장에서의 마지막 코스 열하! 예전에는 온천수였다고 해서 손을 담궈보았지만, 지금은 그냥 찬 물이던데요;;; ㅋㅋ;; 핵심 포인트에서는 관광객 모드로 돌입! "우리, 열하왔다~~!!"



피서 산장이 워낙 커서 볼 곳이 많지만, 다 돌아보지는 못해서 아쉽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닿겠지요. 홍홍~ 오후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길에 과일 노점상에서 멈춘 발길. 결국 보라색 자두와 석류를 비싸게(^^) 구입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민망할 정도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사온 과일로 후식을 먹으면서 오후 스케줄을 체크해봅니다. 후후...다음으로 간 곳은 외팔묘(보타종승지묘)였습니다. 티벳 불교의 영향을 받은 사찰입니다. 티벳에 있는 포탈라 궁을 본따 축소해서 만들었다고 하여 소포탈라궁이라고도 합니다.





긴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오니, 건물 자체가 엄청나게 높습니다. 사진은 평범하게 나왔지만 6층 높이로 고개가 아플 정도로 높습니다. 중앙에 있는 저 상들은 10년에 한번씩 만들어서, 모양이 약간씩 다른 부분도 있어요. 황금빛 지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수미복수지묘(찰십륜포)입니다. 판첸라마의 방문때 머물 수 있도록 지은 사찰이라고 합니다. 연암도 열하에 가서 판첸라마를 접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이야기는 「찰십륜포」, 「황교문답」, 「반선시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청조는 판첸라마를 황제의 스승으로 모시는 한편, 피서산장 근처에 황금기와를 얹은 전각을 마련해두고서 극진히 대접했다. 이렇게 판첸라마를 떠받든 것은 티베트의 강성한을 억누르기 위한 정치적 방편이기도 했지만, 그 못지않게 티베트 불교의 신성함을 존중하는 유목민의 유연한 태도 역시 작용했다. 그럼, 조선의 사행단은 어떠했던가? 청나라조차 오랑캐라고 보는 마당에 '황당무계한' 티베트법왕에게 머리를 숙일 리 만무했다. 열하에서의 '한마탕 소동'은 이렇게 해서 일어난 것이다. 이름하여, '판첸라마 대소동!'


─고미숙,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233쪽




왼쪽의 통은 마니통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돌리면 불경을 외우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수행도구랄까요. 경전을 넣은 통인지라, 10만 번을 돌려야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ㅎㅎ; 그리고 향을 피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대륙답게 향도 다발로!



마지막으로 간 곳은 보녕사였습니다. 라마가 거처하는 곳이며, 하나의 나무로 만든 엄청난 크기의 나무불상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천수관음이며, 높이가 약 22m에 달한다고 합니다. 건물로는 3층 높이, 목조불상으로는 세계 최대의 크기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그 앞에서면 왠지 압도되는 느낌이 듭니다. 없던 신심도 막 생겨날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천수관음보살이라 팔이 엄청 많은데, 손에 각각 다른 기물을 들고 있습니다. 좌우에 서있는 상도 키가 큰데, 요것은 황토로 만들어 채색한 것이고 중앙에 있는 보살상은 하나의 나무로 만들었다고 하여 얼마나 큰 나무였을까 상상하니 후덜덜;;



밖으로 나오니 관광품을 파는 거리가 마을처럼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약간의 민망함...을 느꼈는데, 가게 사람들이 저희를 구경하는 사태가 벌어졌었거든요. 하하;; 이 거리에는 다니는 사람이 저희밖에 없어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신기한 요술(!)을 구경했습니다. 연암은 열하에서 신기한 요술을 보고 「환희기」에 기록했다고 하는데, 저희는 두 가지 신기한 구경을 했습니다. 한 사람이 두 사람과 싸우는 것 같은 연기를 하는 장면, 다른 하나는 극장처럼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것이었죠. 오른쪽에 서 계신 분이 노래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못 알아 들었습니다만,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신기했지요.



아직 못다한 티벳 불교 이야기는 3편에서 좀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마케터 M


*영상은 한유사랑씨가 촬영/제작한 것입니다. ^^*

설정

트랙백

댓글

  • 나디아 2013.09.30 10:51 답글 | 수정/삭제 | ADDR

    중국은 두번인가 가 본후, 별로 다시 가고 싶진 않았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열하일기를 열심히 읽으면, 자연스레 가고 싶어질 것 같아요~흐흐

    • 북드라망 2013.09.30 14:22 신고 수정/삭제

      한 번 가서 크게 울어볼 만한 곳인듯 합니다! ㅎㅎ
      기회가 닿으면 꼭 댕겨오시길 바랄께요~ ^^

  • 얼음마녀 2013.10.01 00:22 답글 | 수정/삭제 | ADDR

    어쩌다 기념품 가게 사람들이 샘들을 구경하는 사태가 벌어진 건지...궁금하네요.
    기념품 가게를 지나다니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 북드라망 2013.10.01 11:59 신고 수정/삭제

      사찰의 동선이 아주 잘~ 짜여 있더라구요.
      출구를 나가면 기념품을 볼 수 밖에 없도록 말이죠. 하하;;
      본영사 기념품 골목은 구경하는 사람이 적어서 본의아니게 주목받은 것 같습니다. ^^;;

  • 무심이 2013.10.07 21:31 답글 | 수정/삭제 | ADDR

    열하일기에서 판첸라마 대소동 부분이 참 코믹했어요.
    연암이 그 덕분에 남쪽 구경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부분이 특히^^
    열하일기 내용을 떠올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들 나누며 여행하면
    재미가 배가 될 듯하여요^^

    • 북드라망 2013.10.08 09:45 신고 수정/삭제

      다시 읽어보니 정말 엄청난 여행기로구나, 하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관찰력과 유머의 조합이 정말~ 최고더라구요! +_+)b

  • 다이아 2014.03.11 04:28 답글 | 수정/삭제 | ADDR

    글 잘보았습니다 .위 보라색 도자기와 같은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습니다.도자기가 몇년쯤되었는지?어디 방물관인지? 알고 싶네요

    • 북드라망 2014.03.12 08:45 신고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말씀하신 보라색 도자기는 중국 열하에 있는 피서산장에 전시된 것 중 하나입니다.
      제작연도는 정확하게 모르겠고, 청나라 시대 황제인 건륭제가 사용했던 것이라고 써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