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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좋다

[정화스님 멘토링] 각자의 삶을 살아가자

by 북드라망 2017. 1. 4.

각자의 삶을 살아가자

 


 

질문 1. 남편과 아이들이 주말이거나 방학이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하루 종일 집안 일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나를 위한 시간, 즉 공부할 시간이 없다보니 가족들과 같이 있는 것이 부담스럽고 싫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할 도리를 다 하지 않는 것 같아 자책 하는 마음이 반복됩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들에게도 할 도리를 하고 내 공부를 하는 것과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스님: 대부분의 어머니나 아내들이 정확히 무엇이 ‘현모양처’인지 모르면서 현모양처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때의 현모양처라는 것은 답습된 지식입니다. 답습된 지식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원숭이 실험으로 그것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원숭이 2마리를 우리 안에 가두어 두고 이틀을 굶깁니다. 이틀 뒤에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줍니다. 그러면 원숭이는 그것을 먹으려고 나무위에 올라갑니다. 원숭이가 나무위에 올라갈 때 원숭이가 제일 싫어하는 물 공격을 합니다. 원숭이는 물 공격을 받고 나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바나나를 먹지 않습니다. 그런 다음 다른 원숭이 2마리를 더 우리 안에 들여보냅니다. 새로 들어온 원숭이, 즉 물을 맞지 않은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으려고 하며 물을 맞은 원숭이가 강력하게 저지하여 바나나를 먹지 못하게 합니다. 그 다음 물을 맞은 경험을 한 원숭이를 우리에서 꺼내고 새로운 원숭이를 2마리 더 우리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이제 물을 맞은 경험이 없는 4마리의 원숭이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때 나중에 들어간 2마리의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으려고 하면 앞서 물을 맞은 원숭이들로부터 저지를 당했던 원숭이들이 이제는 다른 원숭이를 저지하는 입장이 됩니다. 그래서 결국 모든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먹지 못합니다. 이것을 답습된 지식이라고 합니다. 우리 안에는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면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알고 있는 답습된 지식이 많습니다. 답습된 지식으로 인한 어머니상 아내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내 자신이 한 가정의 엄마나 아내로서 할 수 있는 일의 선을 정하여 그것까지만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알립니다. 그렇게 한 후 부터는 마음을 단디 먹고 가족들이 어떻게 하여도 그 선을 지켜야 합니다. 일체의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조금만 여지를 보이면 다시 답습된 지식의 권력에 넘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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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고 3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예전에 비해 아이에 대해서 걱정하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방학이나 휴일에 늦잠을 자는 아이를 보면 ‘고3의 행동으로 저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고 그러다보니 또 아이와 언쟁을 하게 됩니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이나 잘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이론적으로는 정리가 되지만 항상 현장에서는 벽에 부딪히고 이제까지의 습이 있어서인지 잘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 사람은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려는 사람과, 경쟁하여 성공하려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경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소수의 사람만이 경쟁을 통해서 성공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경쟁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보다 오히려 행복지수는 낮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우리아이가 어떤 성향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경쟁하지 않고 잠자고 싶을 때 자고, 친구하고 놀고 싶을 때 놀면서 살아가기를 원하는 성향인 아이에게 경쟁하라고 부추기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경쟁을 좋아하는 아이는 그대로 두어도 경쟁을 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그대로 두면 자기가 타고난 성향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부모들은 그대로 지켜보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식이 공부를 잘 하여야 한다고 그래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의 기저에는 사회에 대한 억울함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돈, 권력이 있어야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자식만은 그런 억울함을 겪지 않기를 원하지만 부모의 선택에 의하여 강제되므로 아이들은 도리어 억울함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너무 지나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식에게 자신을 인생을 살아가고  책임질 수 있는 자율성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공부 잘해서 돈 버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인구의 1%가 미국 돈 전체의 절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구조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롤모델로 정하고 그대로 하기 때문에 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구조는 갈수록 더욱 심화되면 심화되지, 개선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삶을 창안해서 지금의 사회 구조 속에 될 수 있는 한 발을 적게 담고 살아가는 방법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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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게 되고 대부분은 결과물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는 한 가지만 집중하라는 충고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여러 가지 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님: 어떤 일을 하여 결과물을 냈을 때, 그 결과물이 자기가 아니라 그것을 하는 과정이 자기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를 좋아하면 그 여러 가지 행위를 하는 것이 자신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열심히 해서 결과물로 인정받으려고 하지만 그것으로 인정받기는 힘듭니다. 설사 세상이 인정해주어도 내가 그 과정을 즐기지 못했다면 그것은 나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합니다. 내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결과물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결과물에 대한 집착을 기대하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이것만해도 되겠다 싶은 것을 만나 매진하게 되면 그것이 본인의 천직이 되는 것입니다. 젊었을 때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에 관심이 생기고 경험해 보는 것이 내 천직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탐색기이므로 그것을 시도해보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살아가면서 인드라망처럼 얽혀서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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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각자에게는 각자의 살아가야 할 몫이 있고 그 몫을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일들이 주어진다. 그렇게 경험하는 것들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기회이다. 그 기회를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몀명하에  가로채지 말아야 한다.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오롯이 감당하고 경험하여 삶의 현장을 차례차례 밟아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정리_이복순(목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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