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스님 멘토링 - 스님, 질문 있어요!
삶이 바뀌는 실천법
1. 몸이 따라주지를 않습니다.
Q. 예전에는 몸이 좀 불편해도 내가 시작한 것을 끝내는 것에 더 중심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 질문을 하신 선생님은 지방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계신다. 선생님은 몸이 불편한 것을 참고 시작한 것을 끝내는 것에 더 중심을 두는 성격이라고 하셨다. 덕분에 지방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열심히 올라와 2년째 감성 공부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드니까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으셨다. 몸이 편한 것을 따르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마음이 불편한 것 때문에 서울을 오자니 몸이 따라주지 않아 갈등 속에서 지낸다며 괴로워하셨다.
스님 : 몸과 마음은 사물의 양면입니다. 즉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보면 몸처럼 보이고 저렇게 보면 마음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면 몸도 편해질 수 있고, 몸이 편하면 마음도 편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이 불편하면 마음도 불편해지고 마음이 불편하면 몸도 불편합니다. 몸과 마음은 절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은 그런 갈등이 갑자기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다. ‘몸이 불편해도 참고 하지’했을 때 이미 아플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기운이 있을 때는 마음을 무시하고 몸을 함부로 써도 견딜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힘이 꺾이면 이런 저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님은 이런 증상은 바로 몸이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인생을 다시 살라는. 우리는 각자 역할을 하면서 열심히 산다.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근원적인 것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근원’이라고 하면 심오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삶의 근원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스님은 삶의 근원은 마음 쓰는 것, 밥 먹는 것, 운동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질 때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다스릴 수 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부가 필요한 것이지 감이당에 오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다.
그 해결책으로 스님은 약국을 찾는 손님들과 공부 모임을 만들라고 하셨다. 그 모임에서 새로운 즐거움과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라고 하셨다.
2. 감정이 폭발하고 나니까 상대방이 더 싫어져요.
Q. 연구실 학인에게 화를 냈습니다. 폭발하고 나니까 제가 한 말이 더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니까 상대가 더 보기 싫어졌습니다.
질문자는 함께 공부하던 학인과 갈등상황에 놓였다. 화가 나기도 하고 고민이 되서 며칠씩 잠을 못자고 울컥하면서 눈물도 나왔다.
그러다가 폭발했다. 화를 퍼붓고 났더니 자신은 나름대로 평정을 되찾았다. 그런데 상대방이 보기가 싫어졌다. 자신의 이런 감정이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관계들을 어떻게 풀어야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스님 : 우선 내가 좋아하는 상대한테 너무 잘해주려고 하지 마십시오. 혹시 잘해주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신경 쓰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자연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생명을 지속시키고 있다. 나무가 땔감이 되고, 그 잔재가 거름이 되고, 거기서 또 나무가 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그렇지가 않다. 인간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에게 해주고 그 상대가 똑같이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이 개입되면 자연스럽지 않게 된다. 내가 잘해주면 상대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내가 잘 해주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상대는 나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님은 주고 싶은 만큼만 주고,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받는 훈련을 하라고 하셨다.
내 맘 같지 않은게 사람 일이다.
문제가 발생한 상대를 보기 싫은 것은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하셨다. 상대방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지금 일어난 상황을 다시 정리해서 내 욕망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첫 번째, 바둑을 복기하듯이 그 사람과의 일을 복기해 보라. 이 말은 내 느낌과 행동에 대해서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를 쭉 돌아보는 과정을 가지라는 뜻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의 탓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말했건 순전히 내가 소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그 사람을 찾아가라. 나의 마음과 상태를 솔직히 이야기해라. 단, 편안하게 할 수 있을 때 해라.
세 번째, 원망을 하지 않도록 해라. 상대가 그 문제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더라도 신경 쓰지 마라. 내가 할 말만해라.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네가 이럴 수 있느냐”는 원망은 하면 안 된다.
네 번째,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라. 상대방도 이쪽이 화를 내니까 당황했을 수 있다. 대부분 상대방의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혹시 알았다고 해도 감정이 상하면 내가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3. 나를 칭찬하려고 하면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Q. 나를 칭찬하는 말 25가지를 적어서 10분 동안 읽어보라는 숙제를 받았습니다. 7가지 밖에 못 찾았습니다. 생각하려고 하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불편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질문자는 지난달에 스님에게 분노조절을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털어놨다. 자기 존중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흥분하는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스님은
일단 스스로 존중할 수 있도록 자신을 칭찬해 보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그런데 칭찬을 한다는 게 쉽지 않고 불편한 마음부터
올라왔다고 한다.
스님 : 자기를 칭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부분 자기가 잘한 일을 떠벌리고 나면 뭔가 잘못한 것처럼 느낍니다. 평소에 칭찬하는 훈련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겸손이 미덕인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왠지 어색한 일이다. 스님은 이 숙제는 남에게 떠벌리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해주는 말이라고 하셨다. 이것은 나 스스로를 존중하는 훈련이라는 의미다.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칭찬해도 불편하기 때문에 칭찬에 인색하게 된다. 혹시 하더라도 매너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억지로 하게 된다. 칭찬을 감정노동자처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나를 존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님은 자신도 타인도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을 때까지 나를 칭찬하는 말을 계속 찾아 그것을 읽으라고 권하셨다.
스스로에게 익숙해질때까지 특급칭찬을 해주세요!
4. 습관적으로 안 들어요.
Q. 토론할 기회가 많은데 남의 말을 잘 안 듣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다음에 제가 말할 것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누가 말을 하면 입으로는 ‘네, 네, 네’ 대답만 하고 넘어갑니다.
"어어... 듣고 있어."
스님 : 산란심(생각)이 많아서 사태에 집중하지 않는 겁니다. 집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불교에서는 호흡세기를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너무 공감되는 질문이었다.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머리에서는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생각이 많으면 하는 일은 많은 것처럼 보여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마무리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벌려놓는 일만 많게 된다. 이 일 저 일 벌려놓은 것이 많으니 더욱 산만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호흡세기는 필요한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훈련법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낙심하지 말고 매일 30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고요히 앉아보자. 그리고 자기 숨을 코끝에서부터 단전까지 쉬면서 숫자를 세는 훈련을 해보자.
‘호흡세기’ 훈련은 이렇게 한다.
첫째, 숨을 한번 들이셨다가 내쉬면서 수를 센다.
둘째, 십부터 구, 팔, 칠, 육.....일로 거꾸로 세 나간다.
셋째, 도중에 잊어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센다.
이렇게 매일 30분 이상 자기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말을 집중해서 듣는 힘이 생긴다.
스님이 가르쳐주신 것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천법이다. 이것을 생활 속에서 지켜나가는 것부터 자신과의 싸움은 시작된다. 지금 부딪힌 한계를 극복해내고 몸과 마음의 조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나씩 실천해보도록 하자.
글/정리_ 박시연(감이당 대중지성)
호흡세기 훈련부터 해보자. 하나, 둘, 셋,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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