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증여론2

[나의 석기 시대] 고기로 태어나서 고기로 태어나서1. 채식주의자는 어디에 있는가?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을 탔다. 세계 문학의 시류를 타기 위해 『채식주의자』를 집어 들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유럽의 민담들, 그리고 우리의 옛이야기 등에서 보면 늘 먹고 먹히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풀을 먹는다’라는 테마에 관심이 갔다. 그런데 『채식주의자』는 먹고 먹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직 ‘먹는’ 문제밖에 나오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 불꽃」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두 부분은 오직 ‘누가 먹을 것인가’를 두고 다툰다. 절대적 육식 거부에서 절대적 식사 거부로까지 나아가는 중심 인물의 행보가 산업 사회의 포악한 육식 문화를 비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철저하게 ‘나는 나만 먹겠다!’를 고집.. 2024. 11. 28.
[우.세.소]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강평 3단 콤보를 시작하기까지 3년 전 인류학 책을 읽으며 원시 사회를 접했다. 치우친 것의 균형을 맞추는 ‘야생의 사고’, 거친 풍랑을 가르며 목숨을 걸고 목걸이와 팔찌로 전하는 ‘증여’, 덜 생산하고 덜 먹으면서 누리는 ‘원초적 풍요’ 개념을 통해 삶에는 ‘다른 방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다른 방향’이 왠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세계는 구석기-신석기-산업혁명-과학혁명으로 일률적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었다. 수만 년 전 고고학적 자료가 아니라 나와 동시대, 세계 곳곳에서 수렵 채집하는 구석기인의 자료를 접하고는 원시 부족이 가깝게 느껴졌다. 원시 부족을 신비화하며 영웅시하기도 했다. 내 외관은 ‘나 중심’과 ‘효율’의 세계에 붙잡혀.. 2024. 3. 11.